로스트아크 e스포츠 보니, 게임에 복귀하고 싶어졌다
2019.12.28 20:49 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로스트아크는 지난 11월 열렸던 이벤트 대회 ‘로스트아크 인비테이셔널(이하 인비테이셔널)’로 보는 재미가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공식 e스포츠 대회 개최에 대해선 기대와 함께 의문 부호도 존재했다. 로스트아크 유저가 아닌 사람에게도 이 보는 재미가 통할런지에 대한 걱정, 그리고 수 차례에 걸친 업데이트를 통해 많은 개선을 이뤘음에도 캐릭터간 밸런스 불균형에 대한 지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이 그것이었다.
28일, 서울 상암동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로스트아크 첫 공식 e스포츠 대회 ‘로스트아크 로열로더스(이하 로열로더스)’ 개막전은 이 같은 우려를 종식시켰다. 전체적으로 로스트아크를 플레이 해 보지 않은 사람이 봐도 흥미진진함이 느껴질 정도였으며, 3인이 1팀을 꾸리는 3 대 3 섬멸전 규칙은 캐릭터 밸런스보다는 팀 조합과 그에 맞는 전략 구상이 승리의 열쇠가 됐다. 올해 초까지 로스트아크를 즐겼던 기자가 이 경기를 보며 게임에 복귀하고 싶어졌을 정도다.
사실 1 대 1 승부인 대장전의 경우 선수들의 컨트롤을 보다 더 세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전략과 경기에 재미를 더하는 변수 창출이 어렵다. 대장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전략은 출전 순서 정하기 정도로, 이후에는 순수 컨트롤 싸움이다. 반면, 이번에 로열로더스가 보여준 섬멸전은 양 팀 6명이 한 번에 맞붙는 터라 각 선수들의 컨트롤은 상대적으로 덜 집중되지만, 팀 간의 조합과 경기 진행 양상에 따라 시합 중에도 다른 전략을 꺼내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개막전에서 조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가장 먼저 도착한 ‘플라잉더치맨’은 이러한 3 대 3 섬멸전의 묘미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팀이었다. 다른 3팀과 달리 메인 서포터 바드 없이 아르카나, 호크아이, 워로드로 한 팀을 이뤘는데, 각 클래스가 가진 강력한 CC기를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비교적 비주류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펼쳐 무패 행진을 이어 나갔다.
부활 타이밍 활용도 섬멸전의 묘미다. 게임 중에는 사망 시 다시 부활해 전투에 돌아올 수 있는데, 체력이 줄어들 경우 킬 수가 크게 불리하지 않는 이상 적절한 타이밍에 죽어 부활한 후 체력을 가득 채워 다시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울러 상대방의 부활 타이밍을 교란시켜 수적 우세를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잘먹고갑니다’는 최종전에서 ‘루메초행임니다’를 상대로 부활 타이밍을 교란하며 승리하는 데 성공했다.
개막전 MVP로 뽑힌 ‘플라잉더치맨’의 ‘아메리카no’ 송준의는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캐릭터 간 밸런스는 다소 아쉽지만, 이번 같은 정규 리그가 열려 매우 만족스럽다고 언급했다. 현장을 찾은 관중들도 최상위 랭커들이 보여주는 치열한 두뇌싸움과 화려한 전투에 환호했다. 로스트아크의 e스포츠로서 첫 단추는 상당히 잘 뀄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