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같이 7, 턴제 전투로 바뀐 이유는 새 주인공 때문
2020.01.10 22:32 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용과 같이 시리즈의 매력 중 하나는 주인공 키류 카즈마의 카리스마를 한껏 과시하는 호쾌한 액션이었다. 그런데 이번 ‘용과 같이 7: 빛과 어둠의 행방(이하 용과 같이 7)’은 새로운 주인공과 함께 턴제 전투라는 큰 변화를 꾀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VSG아레나에서 열린 용과 같이 7 국내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사카모토 히로유키 PD(이하 사카모토 PD)는 “주인공 교체와 전투 시스템 변화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했다. 대체 새 주인공 카스가 이치반은 어떤 인물이기에 실시간 액션이 아닌 턴제 전투가 어울린다는 것일까?
사카모토 PD는 “카스가 이치반은 어린 나이부터 외로움이 가득했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같은 고아지만 죽마고우와 함께 서로 의지하며 자랐던 키류 카즈마와는 다른 캐릭터다. 카스가 이치반은 성장하면서 ‘드래곤 퀘스트’와 같은 RPG로 외로움을 달랬고, 동료와 함께 모험하며 강해지는 게임 속 ‘용사’의 삶을 동경하게 됐다.
용과 같이 7이 턴제 RPG로 바뀐 것은 이러한 주인공의 설정을 십분 반영한 결과다. 전작의 경우 ‘도지마의 용’이라는 별명을 증명하듯 강함을 과시하는 주인공 키류 카즈마를 표현하기 위해 무쌍 액션을 택했다. 사카모토 PD는 “카스가 이치반을 새 주인공으로 결정한 이후, 키류 카즈마와 같은 액션은 어렵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결국 일본 고전 RPG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용사’처럼, 처음에는 약하지만 동료와 모험하며 함께 강해지는 턴제 RPG가 더 적절하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투 돌입 시 평범한 동네 건달이던 적들의 모습이 거대해지거나, 일상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복장을 입은 기괴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부분도 카스가 이치반의 설정을 반영한 것이다. 게임 속 용사를 동경해 그와 같은 삶을 걷고 싶은 카스가 이치반의 시각에는 자신을 가로막는 적들이 게임 속 몬스터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과 전투 시스템의 깊은 연관성으로 인해, 체험판을 플레이한 유저들은 바뀐 게임성에 생각보다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여기에 전작의 호쾌함 역시 잃지 않았다는 반응도 다수 나왔다. 이는 일반적인 턴제 RPG와 달리 ‘저스트 가드’라는 실시간 액션 요소가 접목됐기 때문이다.
저스트 가드 시스템은 공격 또는 방어 시 타이밍에 맞게 화면에 뜨는 커맨드를 입력해 공격력을 극대화하거나, 받는 대미지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사카모토 PD는 개발 초부터 유저들이 전투를 보기만 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저스트 가드를 구상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자주 등장하는 시스템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2019 도쿄게임쇼에서 관람객들을 상대로 시연했을 때, 플레이어들이 컨트롤러 버튼을 별다른 이유 없이 연타하는 모습을 보고 저스트 가드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사카모토 PD는 호쾌한 액션 외에도 ‘어른들을 위한 드라마’라는 정체성에서 오는 감동과 다양한 미니게임이 선사하는 유쾌함이 용과 같이 7에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작에서 활약했던 마지마 고로, 키류 카즈마, 사에지마 타이가 등 주인공급 인물이 다수 등장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한준기, 쵸우 티안유 등 한국과 중국 국적의 캐릭터가 나오는 만큼 일본 외 지역 팬들도 반갑게 여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