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 호평에 힘입어 LOR 공개테스트 앞당겼다
2020.01.24 04:00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은 라이엇게임즈 두 번째 게임이자,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이하 LOR)가 24일 오전 4시(국내시간 기준)부터 공개테스트에 들어갔다. 그 동안 두 번의 프리뷰 테스트를 진행한 LOR은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개테스트를 거쳐, 향후 PC-모바일 크로스플레이가 가능한 정식서비스로의 여정을 시작한다.
사실, 이번 공개테스트 일정을 보면 예상보다 다소 빠른 시점에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10월 LOR 첫 공개 당시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공개테스트는 2020년 1분기 예정이었다. 이에 많은 이들이 빠르면 2~3월, 혹은 연기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작년 10월 첫 공개 후 불과 3달 만에 공개테스트에 들어가는 LOR의 행보를 보고 있자니, 지난해 가진 두 차례 테스트에서 어떤 피드백을 얻었기에 이러할 수 있었던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에 게임메카는 공개테스트를 40여 시간 앞둔 22일, 지구 반대편에서 한창 마무리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 LOR 제작 총괄 제프 쥬(Jeff Jew)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연 그 동안 LOR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될까?
앞서 두 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많은 것을 느꼈을 듯 하다. 일단, LOR은 깊이가 있는 대신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인데 이에 대한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또한, 테스트에 참여한 게이머들은 어려운 카드 게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집단이지만, 일반 게이머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더 높게 느껴질 것이다. 이들도 게임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까?
제프 쥬: 앞서 두 차례 테스트 피드백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이는 우리가 공개테스트를 원래 일정보다 앞당길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더 많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예정보다 빠른 시점에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카드 게임 장르 가운데서도 LOR은 배우기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공개테스트의 목표 중 하나는 이러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적용했다. 첫 번째는 상대방과 내 덱에 어떤 챔피언이 있는지 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물론 어떤 챔피언이 있는지만 알 수 있으며, 챔피언이 몇 개가 있는지는 모른다. 두 번째는 자기 덱에 포함된 챔피언 레벨 업 진척상황을 나타내는 UI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레벨 업 요건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LOR을 새로 시작하는 분들은 이전 테스트 때보다 훨씬 쉽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피드백으로 접근성과 편의사항을 개선했고, 테스트 때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코어 유저들이 게임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남들에게 알려주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런 분들의 자료나 영상을 참고하면 게임을 더 빨리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 도중 제작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 한 기발한 덱 조합도 나온 적 있는가?
제프 쥬: 덱 아키타입 중 엘루크 덱이 있다. 엘루크 중 하나를 소환하면 덱에 있는 다른 엘루크를 소환하는데, 자체 스탯이 워낙 좋아서 챔피언 없어도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탐험 모드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투기장의 경우 키 카드 수가 적으니 스탯으로 밀어붙이기도 하더라. 그런 모습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재미있었다.
작년 10월, 신규 지역과 챔피언이 추가되는 대형 업데이트를 3개월 단위로 진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 방향에는 변화가 없는가? 업데이트 시 추가되는 콘텐츠 볼륨도 궁금하다.
제프 쥬: 처음 말한 3개월 업데이트 주기는 큰 변화가 없다. 그 사이에 밸런스 등 소규모 패치는 진행될 수 있지만, 큰 업데이트는 기존 계획대로 3개월 마다 이루어진다. 업데이트에서는 신규 콘텐츠 뿐 아니라 기존 콘텐츠에도 대폭 변화와 추가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지역의 경우 신규 지역 뿐 아니라 이전에 존재하던 지역에서도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도록 콘텐츠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캐릭터의 경우 기존 롤 세계관에 존재하는 이 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도 등장할 수 있다.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라면 LOR 오리지널 캐릭터인 듯 한데, 위상이 신규 챔피언 급인가? 혹시 현재 추가 예정인 캐릭터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는가?
제프 쥬: 큰 맥락으로 설명하자면, 새 챔피언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풀어나가는 등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나 챔피언을 예로 들면 LOL에서는 챔피언이지만 LOR에서는 챔피언이 아니다. LOL의 변화를 LOR에 적용하는 것 등은 내부에서 고려 중이다. 신규 캐릭터 상세 정보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조금 이르다. 조금 더 나중에 새로운 정보들을 공개할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테스트에서 느낀 것인데, 패치 적용 이후 성능이 변화한 캐릭터가 많다. 이에 덱을 미리 만들어 놨는데 메타 변화로 손해를 봤다고 느끼는 유저들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는가?
제프 쥬: 사실 테스트 때는 기간이 워낙 짧아서 많은 덱을 갖출 여건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공개테스트 이후에는 보통 수준 유저라고 해도 한 달 정도면 다음 세트 나오기 전까지 전체 카드의 75% 정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정도 카드가 있으면 메타가 변해도 덱을 바꿔 쓸 수 있을 정도의 유연성을 갖출 것이다. 만약 이러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언제든 개선할 준비가 돼 있다.
원하는 카드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유저에겐 긍정적이지만, 게임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줄어들 것 같기도 하다. 테스트 기간 중 유료 아이템을 결제한 유저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제프 쥬: 정확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생각보다 많은 유저들이 유료 아이템을 결제했다. 심지어 테스트 기간 중에는 원하는 카드를 뽑을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많이 지급했는데도 구매 니즈가 있었기에 굉장히 좋은 신호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유료 상품을 내놓기보다는, 플레이어들이 구매하고 싶을 만한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현재 아이템 구성은 원하는 카드를 사기 위한 와일드카드, 각종 유용한 아이템으로 꾸며진 초보자용 번들, 커스터마이징 스킨 등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이에 대한 유저 피드백은 앞으로도 꾸준히 정식서비스에 반영할 것이다.
카드게임 장르는 오래 서비스 될수록 카드가 쌓이고, 이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고질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스스톤의 경우 기간제로 카드 사용을 끊어내거나 금지 카드를 만드는 등의 정책이 있는데, LOR은 이에 대해 어떤 해결 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제프 쥬: 일단 해당 사항은 당장 해결해야 하기 보다는 한 2년 후쯤 이슈가 될 문제들이기 때문에 아직은 생각 단계다. 현재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정책은 두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로테이션이다. 지난 카드들을 폐기하거나 못 쓰게 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신규/복귀 게이머들이 게임을 할 때 보다 빠르게 기존 카드나 덱을 따라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게임 디자인 차원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해결방안 중 하나이기에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금지 캐릭터 로테이션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방식을 기획 중인가?
제프 쥬: 앞서 말했듯 2년 뒤에나 적용될 것이기에 아직 세부 정책이 정해지진 않았다. 다만, 로테이션이나 야생이 생긴다고 가정했을 때 챔피언들이 그 곳에 들어왔다 나오면서 특성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드레이븐의 경우 현재는 도끼를 주고 받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데,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돌아왔을 땐 궁극기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다던가 하는 것이다. 다만 아키타입들을 로테이션으로 인해 플레이 할 수 없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공개테스트에서는 랭크 게임이 추가된다. 다양한 덱이 시험될 수 있도록 강등 없는 랭크제가 시행된다고 했는데, 상위권 유저들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혹시 랭크 게임에 대한 별도의 동기 부여 장치가 있는가? 랭크 초기화 주기도 궁금하다.
제프 쥬: 초기 랭크 게임에 강등을 없앤 것은 다양한 덱을 시험하는 데 소극적이 될까봐 취한 조치다. 랭크 초기화 주기는 정식서비스 후에는 약 2개월 정도로 잡고 있으며, 공개테스트 기간에는 약 1~2개 시즌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마 이는 정식서비스 시기에 따라 변동이 있을 듯하다. 동기 부여는 랭크 리워드가 있다. 공개테스트 리워드 보상은 흥미 위주로 주어지며, 정식서비스 이후 보상은 좀 더 실용적이 될 것이다.
정식서비스와 동시에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모바일 버전도 출시된다고 했는데, PC와 모바일 버전의 차이는 무엇인가?
제프 쥬: 아무래도 모바일이 더 많은 플레이어들과 접점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개테스트에 모바일 버전이 포함돼 있지 않은 이유도 그러한 준비 때문이다. 특징이라면, PC의 경우 게임 덱 카드가 6개 정도 있으면 한 번에 공격할 수 없어 하나하나 조작해야 했다. 그러나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다 보니 이 동작이 너무 번거로워 한 번 슥 문지르면 일시에 공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반응이 너무 좋길래 PC 버전에도 적용했다. 또한, 모바일 화면은 비교적 작기 때문에 내 카드가 크게 보인다던지 하는 편의성을 부여했다.
e스포츠화도 서서히 고민하고 있을 듯하다. 게임 룰을 잘 몰라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제프 쥬: e스포츠화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민해야 할 것이 많다. 경기 방식이나 룰도 정해야 하고, 무엇보다 플레이어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보는 재미와 관련해서 LOR은 서로 상대의 패를 보면서 반응할 수 있다. 이 때 긴장감이 올라가는데, 그런 순간들이 가장 재미있는 부분 같다. 개인적으로는 e스포츠로 토너먼트 등이 진행될 때, 모든 경기를 전부 보여줄 것인지 한 경기만 집중해 중계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제프 쥬: 한국은 세계적인 게임 메카 중 하나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수 년 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며, LOR 역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는 것을 영광스럽게 여기고 있다. 게임은 항상 시작할 때 쯤이 가장 재밌다. 즐겁게 해 주시길 바란다. 더불어, PC방에 가기 쉬운 명절 시즌에 공개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