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내 세뱃돈을 가져가! 대작 행렬에 북적거린 1월
2020.02.01 14:48 게임메카 안민균 기자
2020년 1월, 게임 매장으로 향하는 청소년 게이머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예년보다 다소 이른 설을 지내고 세뱃돈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덕에 경제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1월엔 라이자의 아틀리에, 삼국지 14, 용과 같이 7, 드래곤볼 Z: 카카로트 등 기대작이 대거 출시돼 게임매장의 기대가 큰 상황이었다.
확인결과 실제로 1월은 빳빳한 세뱃돈을 품에 안고 매장을 찾은 게이머로 시끌벅적했다. 신작뿐만 아니라 그간 마음 속 찜목록에 추가해 뒀던 게임을 한꺼번에 구매하고자 하는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게임메카는 용산 게임몰, 대원샵, 국제전자센터 등을 찾아 그 분위기를 살펴봤다.
이름값 한 용과 같이 7과 드래곤볼 Z
앞서 언급했듯 1월 게임매장에는 오랫동안 게이머에게 사랑 받아온 인기 게임 시리즈 신작이 대거 출시됐다. 특히 실시간 액션에서 턴제 전투로 시스템을 탈바꿈한 용과 같이 7과 오랜만에 대전게임이 아닌 RPG로 출시되는 드래곤볼 Z: 카카로트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용과 같이 7의 경우 시리즈 최초 턴제 전투를 도입했는데, 그간 ‘용과 같이’ 특유의 박력 넘치는 야쿠자 액션에 익숙한 게이머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만 보면 우려와는 달리 이번 작품은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평가 받았다. 1월 게임매장을 견인한 최고의 타이틀로 손꼽혔기 때문이다.
다수 매장 관계자는 “걱정과 달리 잘 팔렸다”라며 “기존작과 달리 턴제 RPG 시스템으로 출시됐는데, 게임 자체가 잘나와서 거부감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미니게임’에 대한 호평이 많았다고.
드래곤볼 Z: 카카로트는 2~30대 게이머라면 익숙한 전설의 만화·애니메이션 드래곤볼 Z를 소재로 만든 액션 RPG다. 원작 스토리와 캐릭터는 물론 게임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이런 감수성과 새로움을 자극하는 어필이 팬들의 마음을 움직여 용과 같이 7을 뒤잇는 인기 타이틀로 등극했다.
종합 게임 매장 CD마을 관계자는 “추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한 게임, 잘 팔렸다”라며 “다만 쉽게 질린다며 다시 되팔러 오는 분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어렸을 적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게 봤던 드래곤볼 Z가 게임으로 나온다는 소문에 기쁜 마음으로 구매한 게이머가 많긴 했으나, 익숙한 스토리와 RPG 특유의 반복전투가 오히려 화가 돼 오래 붙잡진 못한다는 것이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도 선전했다. 어느 매장을 가도 재고가 없다는 말뿐이었는데, 사실 그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기 보다는 흥행을 예측할 수 없어 재고 자체가 적었던 탓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 타이틀은 캐릭터가 잘나와서 인기가 높긴 했지만 애초에 매장에 풀린 물건 수가 적었다”며 “아틀리에 시리즈는 매번 성적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어 조금씩 푸는 편이다. 물량 부족 문제는 곧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국지 14는 기대 이하였다. 오랜 시리즈인 만큼 팬층이 두터워 판매 자체는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높은 가격에 비해 색다른 무언가가 없어 매력 어필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한 매장 관계자는 “삼국지가 인기 타이틀이라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그나마도 PC 버전이 있어 구매를 위해 직접 매장까지 방문하는 게이머도 적었다”고 전했다.
들어오는 족족 팔려나간다, 숨은 갓겜들
1월 기대작 용과 같이 7과 드래곤볼 Z가 잘 팔리긴 했으나 구하기 어렵진 않다. 없어서 못구하는 게임은 따로 있다. 바로 ‘버블보블 4 프렌즈’와 ‘링 피트 어드벤처’,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스위치 버전’이다.
버블보블 4 프렌즈는 작년 12월 출시됐을 당시 “애매한 시장 반응, 화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1월에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는 것이 아닌가, 그 뒷배경엔 설 특수를 노리고 진행된 현장 이벤트가 있었다.
닌텐도 공식 매장 대원샵은 지난 18일, 19일 양일간 버블보블 4 프렌즈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직접 게임을 체험해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행사다. 심심치 않게 진행되는 체험 행사지만 버블보블 만의 특별한 매력 포인트가 있었다면 바로 BGM이다. 레트로 게이머라면 익숙한 버블보블 시리즈 특유의 BGM을 이벤트 기간 매장에 틀어놨는데, 지나가던 손님들 소리를 듣고 반가워 하는 기색으로 매장을 찾아 게임 체험에 참가했고, 그것이 구매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대원샵 관계자는 “익숙한 BGM이 게이머의 감성을 되살리는 역할을 톡톡히 한 것 같다”라며 “체험 이벤트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높아지더니 보는 것과 같이 품절돼 재고가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출시 당시에도 볼 수 없었던 품절 딱지가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링 피트 어드벤처는 작년 10월 출시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전용 액세서리가 있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특수성 때문에 재고가 소량 입고되는데, 매번 입고 당일 동난다는 관계자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마인크래프트 스위치 버전은 이름 그대로 마인크래프트를 스위치로 이식한 게임이다. 원작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샌드박스 게임이지만, 아무래도 단순 이식작이라 적당한 선에서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 예상을 뛰어 넘었다. 설 이후 아이들에게 선물할 게임을 찾는 가족 단위 손님들의 레이더 망에 딱 걸린 것이다.
2월은 편식쟁이, 마니아 게임 다수 출시된다
1월 말 설날이 가져다 준 화끈한 분위기는 2월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과연 바통을 이어갈 신작은 뭐가 있을까? 2월에는 마치 단합이라도 한 듯 마니아 게임 다수가 출시된다.
우선 그랑블루 판타지 버서스가 있다. 수집형 모바일 RPG가 원작인 게임으로, 매력 있는 미소녀 캐릭터가 다수 등장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유쾌한 스토리와 액션으로 국내외 막론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만화 ‘원펀맨’을 소재로 한 게임 ‘어 히어로 노바디 노우즈’도 출시된다. 보컬로이드로 유명한 ‘하츠네 미쿠’의 게임 신작 ‘프로젝트 디바 MEGA39’s’도 있다. 과거 높은 인기로 매장을 견인했던 페르소나 시리즈 신작 페르소나 5 더 로열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매장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마니아 게임에 대한 호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2월은 설 이후 활발해진 청소년 게이머의 주머니 경제에 기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