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숲은 옆집 친구 이사에도 마음을 짠하게 한다
2020.03.12 14:58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3월 20일에 출시되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대한 관심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본래는 한정판이 아니었지만 스위치 물량 부족으로 한정판처럼 되어버린 동물의 숲 에디션 예약 구매에 나서는 팬들의 마음가짐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고 말겠다는 비장함이 느껴졌을 정도다. 동물의 숲에 20년 가까이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동물의 숲 에디션 국내 예약 판매가 시작된 이 시점, 동물의 숲이 가진 매력을 4가지로 정리해봤다.
1, 집 위치 하나까지도 신경 쓰이는 마을 꾸미기
기본적으로 동물의 숲은 동물 친구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가꾸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는 휑했던 마을에 나무와 꽃을 심고,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와 벤치도 만들고 마을에 있는 상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마을을 꾸미다 보면 동물 친구들이 하나 둘씩 마을로 이사를 오고, 이 중 마음에 드는 친구와 우정을 쌓아나갈 수 있다.
실제로 동물의 숲을 깊이 파고드는 유저들은 집 위치 하나까지도 허투루 두지 않는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을 예로 들면 새로운 이웃이 마을에 이사오면 집 위치가 무작위로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원하지 않는 곳에 집이 들어올 경우 저장을 하지 않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일명 ‘리셋 노가다’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픽셀 단위로 정밀하게 운영하는 유저도 있을 정도다.
이 외에도 원하지 않는 곳에 집이 생기지 않게 미리 막는 패턴 방어는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공략법이 공유될 정도로 정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아울러 게임을 시작할 때 원하는 마을 지형이 나올 때까지 계속 게임을 다시 시작하는 수고로움도 감수할 정도다. 다행히 이번에 출시되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지형도 고칠 수 있고, 집도 원하는 장소에 지정할 수 있어 수고로움이 한층 덜해질 전망이다.
2. 현실에서 어려운 내 집 마련, 게임에서라도 해보자
동물의 숲에서 집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처음에는 작고 허름한 텐트에서 시작해 아담한 집을 짓고, 집을 넓히고, 2층과 지하실까지 개방하는 묘미를 맛볼 수 있다. 물론 그 전에 너굴에게 돈을 갚아야 하지만 이자가 없는데다가 갚을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금액도 아니다. 현실에서는 사회 초년생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루기 어려운 내 집 마련을 동물의 숲에서는 이룰 수 있다.
여기에 집이 넓어지는 만큼 다양한 가구를 들여서 원하는 스타일로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침대나 옷장, 테이블 같은 기본적인 가구는 물론 싱크대, 쓰레기통, 욕조, 악기 등 현실에 버금갈 정도로 종류별 가구가 각기 다른 테마로 갖춰져 있어 취향에 맞는 분위기로 지하실과 2층까지 더하면 무려 3층 규모의 집을 인테리어하는 맛이 쏠쏠했다. 특히 집이 넓어질수록 침실, 서재, 식당, 악기실 등으로 나눠서 구역별로 꾸밀 수 있어 부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에 출시되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가구도 원하는 디자인으로 고쳐 쓰는 리폼 선택권이 훨씬 넓어진다. 여기에 집 밖에도 가구를 둘 수 있기에 마당을 꾸미는 마음으로 야외 테이블을 놓거나 나무 그늘 밑에 누워서 쉴 의자 등을 놓을 수 있다. 여기에 집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캐릭터에 입히는 의상인데 이 역시 기존보다 종류가 크게 증가해 계절에 맞춰 여러 옷을 입히는 재미도 늘어나리라 예상된다.
3. 도감과 박물관을 가득 채우자, 수집 요소
수집욕을 불태우는 팬도 상당히 많다. 동물의 숲은 현실과 시간이 동일하게 흐르고, 시간에 맞춰 계절도 바뀐다. 사계절을 게임 안에서 보내는 셈이다. 여기에 계절마다 등장하는 곤충과 물고기도 모두 다르다. 동물의 숲의 또 다른 묘미는 채집인데 잠자리채, 낚싯대, 삽 등을 들고 다니며 주변에 등장한 곤충, 물고기 등을 잡을 수 있다.
특히 새로운 곤충이나 물고기를 잡으면 도감에 등록되는데 바로 이 지점이 수집욕을 굉장히 자극한다. 포켓몬스터에서 모든 포켓몬을 모조리 잡아야 직성이 풀리는 트레이너처럼 물고기와 곤충 도감을 빈 곳이 없이 가득 채워야 할 일을 다했다는 후련한 마음이 든다. 계절별로 등장하는 곤충, 물고기 목록을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목표로 한 대상이 등장하는 시기에 잊지 않고 마을에 들어가서 이를 잡는 것을 반복할 정도다.
게임을 즐기며 모은 거의 모든 것을 전시해둘 수 있는 박물관은 수집의 성지라 할 수 있다. 박물관 안에는 곤충이 살 수 있는 풀숲도 마련되어 있고, 물고기를 풀어놓고 구경하는 수족관도 있다. 여기에 마을 곳곳에 있는 수상한 구멍을 파면 발견할 수 있는 화석을 완성된 형태로 구경할 수 있는 전시공간도 있다. 처음에는 비어 있던 박물관에 물고기가 하나 둘씩 들어오고, 곤충이 뛰어 노는 것을 지켜보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4. 이사 보내기 싫을 정도로 마음이 가는 캐릭터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만만치 않은 팬덤을 보유한 캐릭터다. 의도치 않게 사채업자 이미지가 덧씌워진 너굴부터 덜렁대는 모습마저 귀여운 비서 여울, 20년 간 인기 뮤지션으로 활동해온 T.K, 스킵으로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노래를 들려주던 뱃사공 갑돌까지 추억을 자극하는 캐릭터 다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저장을 깜빡 하고 게임을 껐다가 다시 켜면 대차게 화를 내며 등장하는 두더지 캐릭터 ‘도루묵씨’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기존작과 달리 자동 저장이 지원되는데 이를 두고 팬들이 ‘직업을 잃은 도루묵씨에게 새로운 일을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등장 자체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마을에 같이 사는 이웃에까지 발을 뻗는다. 마을에는 다양한 주민이 오는데 그 중에도 쿵짝이 잘 맞고, 오래 곁에 두고 보고 싶은 이웃이 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매일 집에 놀러 가고, 선물도 주고, 편지도 보내고, 부탁도 들어줬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마을로 이사가고 싶다고 말하면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사가지 말라고 말려보기도 하지만 새로운 터전을 계속 그리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결국 승낙해버리고 만다. 떠나 보내기 싫은 마음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다는 것이 동물의 숲의 묘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