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판매에 수천 명 몰렸다, 동물의 숲 에디션 대란
2020.03.20 16:06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은 12일 진행된 예약 판매 당시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구매 대란이 일어났을 정도로 사고 싶은 사람은 많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열기는 기기가 출시되는 20일이 되자 더 뜨겁게 끓어올랐다. 현장 판매 물량이 70대에 불과했던 용산에만 3,000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추산되고 신도림 테크노마트, 국제전자센터에 있는 주요 게임매장에도 준비한 물량이 모두 나갔거나, 출시 당일 판매할 물량 자체를 확보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3월 20일에 출시된 ‘동물의 숲 에디션’은 기기와 동시 발매된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테마로 디자인된 닌텐도 스위치 기기다. 한정판이 아닌 상시 판매 제품이지만, 기기 자체에 대한 인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동물의 숲 에디션을 비롯한 스위치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 겹치며, 12일에 진행된 예약 판매 당시에도 구매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러한 열기는 기기가 발매되는 20일에 더 커졌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용산 아이파크몰이다. 이곳에는 70대를 추첨제로 판매하는 대원샵이 있고 2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현장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당첨된 사람들에게 기기를 팔겠다고 밝혀둔 상황이었다. 기자가 현장에 방문한 시점은 20일 오전 8시 40분 정도였는데 번호표 배부 2시간 전임에도 약 350명 정도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기자 중에는 간이의자를 가져오거나 바닥에 펴고 앉을 돗자리를 준비한 사람들도 있었고, 출시 전날인 19일 밤부터 기다리던 사람도 상당히 많았다. 비록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큰 소동 없이 모두 마스크를 낀 상태로 조용히 번호표 배부를 기다리고 있었고, 지인에게 전화로 현장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질서정연하게 대기열이 형성되어 있어 크게 혼잡하지는 않았다. 다만 현재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밀집한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이미 2시간 전에 350명 이상이 모였고, 그 뒤로도 계속 방문자가 이어지며 줄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원샵 측은 공지한 시간보다 1시간 30분을 당겨, 오전 9시부터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계자가 앞에 서서 번호표를 나눠주는 펜스 설치 지역에는 제한된 인원만 들어가도록 했다. 그 뒤에 사람은 대기하고 있다가 펜스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번호표를 받고 나오면 입장하는 식이었다. 아울러 이미 번호표를 받은 사람이 중복으로 또 표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원샵 매장 관계자가 번호표를 받은 사람 손등에 네임펜으로 표시했다.
번호표를 배부한 용산 아이파크몰 3층 입구에 몰린 사람은 약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원샵이 준비한 물량은 70대에 불과한데 이를 구매하기 위해 수천 명이 현장에 방문한 셈이다. 당첨자를 발표한 대원샵 공식 페이스북에는 19일에 일찍 갔음에도 당첨되지 않아 기기를 받지 못하게 된 유저들이 불만을 털어놨다. 특히 대원샵은 공지를 통해 대기라인 안에 들어온 사람에게만 번호표를 주겠다고 밝혔으나 20일 현장에서는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번호표를 나눠줬다. 물량이 70대로 한정된 상황에서 경쟁률이 더 치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게임매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한우리몰 관계자는 ”20일에 현장 판매되는 기기 물량은 없고, 현장에서 기기 예약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이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기 판매에 대한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비록 기기 현장 판매는 없었으나 대기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테크노마트 오픈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인데, 열기 전부터 입구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다수 있었고, 12일에 예약 구매한 동물의 숲 에디션 기기 및 게임 패키지를 수령하는 사람들이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서서 순서대로 물건을 받아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동물의 숲 게임 패키지는 예약 없이도 현장 구매가 가능했다.
게임매장 다수가 모여 있는 국제전자센터에도 남아 있는 물량은 없었다. 국제전자센터에 방문한 시간은 11시 10분 정도였으며 대기열은 없었으나 게임 매장이 몰려 있는 9층은 한산했던 다른 층과 비교하면 방문자가 비교적 많았다. 이 곳에 방문한 사람이 모두 동물의 숲 에디션을 위해 온 것은 아니겠으나 외출을 자제하는 시점에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다만 이곳에서도 동물의 숲 에디션은 동이 난 상황이었다. 동물의 숲 게임 패키지나 둥물의 숲 테마로 제작된 스위치 파우치 등은 있었으나, 기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20일에 들어온 물건이 모두 팔렸거나 당일에 들어온 물량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여러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아울러 20일에 들어온 물량 자체도 소량이었다고 덧붙였다. 한 게임매장 관계자는 “현장 판매 물량이 소량 있었으나 새벽같이 방문한 분들이 모두 사 갔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 매장 관계자는 언제 기기가 들어올지를 예상할 수 없고, 현재로서는 기기 예약을 받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매장 관계자는 동물의 숲 에디션은 물론 일반 스위치도 중고와 신형 모두 없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
동물의 숲 에디션은 한정판이 아닌 상시 판매 제품이기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면 언젠가는 손에 넣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현재로서는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가라앉아 생산 및 유통이 회복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