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17년 전에 뮤 모바일이 있었다
2020.04.13 17:56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웹젠 대표작 뮤 시리즈는 PC 온라인을 필두로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을 뻗으며 서비스되고 있는 IP입니다. 특히 모바일 MMORPG 뮤 오리진 시리즈는 2014년 중국에 처음 출시된 후 2편까지 이어가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죠. 그런데, 의외로 뮤 모바일의 시작은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때는 2003년. 컬러 피처폰 보급이 완료되고 기기 성능이 점차 좋아지면서 이전에는 많이 찾아볼 수 없었거나 꽤나 간략화 돼 있었던 RPG들이 차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다운받고 끝인 패키지 형태 게임이 아니라 데이터 연동을 통해 랭킹이나 거래 등 다양한 상호작용을 하는 초기형 멀티플레이 게임들도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뮤 모바일 역시 이런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위 광고는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3년 5월호에 실린 뮤 온라인 광고입니다. 당시 높은 인기를 누리던 PC MMORPG로, 이 광고는 유료 전환 후 약 1년 반 가량 지난 시기에 실렸습니다. 3D RPG 리더라는 표현대로, 2003년 말 리니지 2가 출시되기 전까진 그래픽만으로도 타 국산 MMORPG들을 압도했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뮤 온라인 광고 뒤에, 오늘의 주인공인 뮤 모바일이 등장합니다. “3D 온라인게임 뮤, 이제 모바일로 즐긴다” 라는 표현만 봐서는 마치 PC와 크로스플레이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2020년에도 구현하기 힘든 것을 당시에 가능케 했을 리가 없죠. 자세히 보면 어떤 방식인지 나옵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정통 RPG ‘흑기사외전’과 부루마불식 RPG ‘로랜시아 에피소드’ 두 개의 모바일게임이 나왔습니다. 위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PC MMORPG인 뮤 온라인과 전혀 별개의 게임입니다. 흑기사외전은 턴제 RPG로, 지형 특성이 잘 살아나 있는 각각의 사냥터에서 몬스터를 사냥하고, 레벨업과 퀘스트 수행을 하는 게임입니다. 로랜시아 에피소드는 뮤 초기 배경 중 한 곳인 로랜시아에서 주사위를 던져 가며 진행하는 퍼즐식 RPG입니다.
그렇다면 광고에서 내세우는 유무선 연동 시스템은 대체 뭘까요? 정답은 경험치 연동입니다. 위 두 모바일게임에서 경험치를 쌓으면, 그 중 일정 부분이 1주일마다 뮤 온라인 속 자신의 캐릭터에 반영되는 방식입니다. 같은 게임은 아니지만, 모바일 플레이 성과가 온라인게임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꽤나 독특했고 많은 유저들의 환호를 받았습니다. 출시와 동시에 011, 017 네이트 다운로드 순위 5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었죠.
참고로 뮤 모바일의 이러한 시도는 다른 온라인게임에도 영향을 미쳐, 리니지 모바일게임 ‘몬퀘스트’, ‘포켓캡슐’, ‘공성영웅전’ 등에도 적용됐습니다. 지금은 모바일게임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면서 온라인-모바일 간 경험치나 아이템을 연동시키는 게임이 거의 사라졌지만, 문득 당시 피처폰 게임들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