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 순대국과 비뇨기과 한국어 간판이 보인다
2020.07.28 10:27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사이버펑크 2077의 주무대인 나이트 시티는 미국 서부, 정확히는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인지 한참 미래 세계임에도 미 서부 특유의 다문화적 요소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동양 문화도 예외는 아닌데, 실제로 게임에서 주축을 이루는 것 중 하나가 일본 문화다.
제우미디어가 28일 국내 출간한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에 따르면, 나이트 시티에는 리틀 차이나, 재팬타운, 가부키 등 중국과 일본 문화가 깊게 반영된 구역이 존재한다. 이 구역들은 단순히 특정 국가 출신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이 섞여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계 기업 아라사카 그룹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 세력 중 하나며, 리틀 차이나의 경우 2040년대 후반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몰려든 구역으로 전체적으로는 중국풍이지만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 내 게임 내 지역명이나 기업 등에서 중국이나 일본 문화를 대놓고 드러내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나라 문화들이 묘사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국 문화의 흔적 역시 약간이지만 확인할 수 있다.
'월드 오브 사이버펑크 2077' 설정집에서는 다양한 지역 원화가 실려 있는데, 이 중 '병천 토종 순대국'이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그 위에는 '배달전문, 순대국 포장됩니다' 라는 문구가 좌우 반전되어 쓰여 있으며, 도시 한편에 있는 건설탑 같은 곳에는 'ㅈㄴ재' 라는 한글이 보인다. 오랫동안 방치돼 일부 페인팅이 벗겨져 원래 어떤 단어였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말이다.
설정집에 따르면, 한국어 간판이 있는 곳은 헤이우드의 '글렌'이라는 구역이다. 헤이우드는 나이트 시티 최대 베드타운으로, 고급 주거지부터 하층민 주거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거주자는 주로 멕시코계 라틴 인종인데, LA 한인타운 분위기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타당한 설정이다. 글렌은 당국에서 관리하던 구획으로 나이트 시티 청사가 위치해 있지만, 시청에서 몇 블록만 가도 보기 흉하고 변변찮은 건물이 늘어선 슬럼가가 공존한다. 병천순대국 건물 역시 바로 옆의 커다랗고 멋진 건물과 비교되는 낡은 외형이며, 아래쪽에는 다소 번잡한 시장이 위치해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게임 속 한국 문화는 이 뿐만이 아니다. CDPR이 지난 6월 공개한 사이버펑크 2077 콘셉트 아트 중에는 거리에서 사는 하층민들의 모습을 그린 이미지가 상당수 존재한다. 'Street Life'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아래 사진에도 왼쪽 구석에 '앤파워 비뇨기과'와 '그레이스 리 뷰티라인'이라는 한국어 간판이 보이는데, 주변 환경을 보면 갱들이 장악한 전형적인 슬럼가 모습이다.
참고로 위 간판은 한국 길거리 사진자료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맵 거리뷰에서 확인한 결과, 서울 중구 회현동 3가에 위치한 한 빌딩의 모습과 겹친다. CDPR 제작진이 해당 간판의 뜻을 알고 넣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력과 미용에 힘을 쏟는 해당 거리의 콘셉트와도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위의 한국어 간판들은 인게임 화면이 아닌 콘셉트 아트로, 실제 게임 내에서는 저대로 만나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CDPR 제작자들이 굳이 한국어 간판을 찾아 넣은 의도를 보면, 헤이우드 글렌 지역이나 슬럼가 등에서는 한국어로 된 간판이나 관련 시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조금 더 기대를 걸자면, 그에 관계된 한국인 NPC도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 V에게 순대국을 서빙해 주는 이모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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