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게임광고] 고래밥과 에그몽이 게임으로도 나왔네
2020.08.10 15:55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요즘은 조금 덜하지만, 2000년을 전후해 국내 산업계에는 캐릭터화 바람이 불었습니다. 당시 국산 캐릭터였던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해외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너도나도 캐릭터를 만들고자 한 결과인데요, 성공적인 캐릭터화를 위한 수단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캐릭터 홍보 겸 IP 확대를 위한 게임들이 연이어 나왔는데요, 그 중에는 오리온 과자 캐릭터를 위시한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아래에 소개할 광고들이 대표적인데요, 일단 먼저 보시겠습니다.
첫 번째 광고는 에그몽입니다. 에그몽은 2000년대 슈퍼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초콜렛인데요, 주로 계산대 앞에 놓여있고, 초콜릿 구 내부에 장난감이 들어있는 점이 특징이었죠. 나름 인기를 끌며 캐릭터화까지 하려 했던 이 제품은 2006년부터 초콜릿 내부에서 애벌레가 발견되는 사건이 수 차례 전파를 타 판매량이 급감한 후 결국 2010년대 들어 단종됐습니다.
뭐, 일단 이 광고가 나온 2002년 당시에는 에그몽에 대한 이미지가 결코 나쁘진 않았습니다. 당시 국내에 흔치 않던 장난감이 들어 있는 초콜릿이라는 콘셉트 자체도 큰 인기를 끌었고, 장난감 품질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죠. 이런 인기에 힘을 싣고자 추진한 것이 바로 캐릭터 사업인데, 계란모앙을 본뜬 에그몽 캐릭터를 내세워 만든 게임 역시 한 몫을 보탰습니다.
광고 2면을 보면 에그몽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게임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저도 에그몽 속 장난감 종류가 112가지나 되는 줄은 몰랐네요. 전체적인 게임은 횡스크롤 액션으로, 이집트, 네덜란드, 남극, 우주 등을 탐험하며 에그킹의 보물을 찾는 것이 주가 되는 게임 같습니다. 장난감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아이템으로 변신해 가며 진행하는 게임으로 보이네요.
다음 게임은 바로 고래밥입니다. 3D 첨단 시대에 맞춰 당시 고래밥도 3D로의 변신을 꾀했는데요, 초기 고래밥 캐릭터는 일본 모리나가사 '옷똣또' 과자 캐릭터와 거의 똑같이 생겼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0년대에 들어서며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것이 바로 저 노란 3D 고래입니다. 고래 이름이 '라두'인 것은 지금 처음 알았네요.
어쨌든, 이 고래밥 IP로 만들어진 게임에는 당시 고래밥 캐릭터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지금에야 알았지만, 불가사리 '스타피', 문어 '대모리', 거북이 '부기', 게 '크랩시스', 복어 '보고', 오징어 '징어징가', 물고기떼 '피시파', 그리고 상어 '샤크진' 등의 서브 캐릭터들도 있었네요. 그러고 보니 과자 뒷면에 이런 설정들이 써있었던 것 같긴 한데, 신경 안 쓰고 먹기에만 바빴군요.
역시 광고 2면에는 구체적인 게임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앞서 에그몽 광고와 연달아 실려서 그런지 구성이 똑같네요. 에그몽 게임 역시 에그킹의 보물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고래밥 게임도 전설의 황금고래밥을 찾아 떠나는 모험입니다. 설마 복붙은 아니겠죠? 스크린샷을 보면 라두 외에도 분홍색 고래인 '라미'도 등장하는데, 2인 동시 플레이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바다가 주무대다 보니 둥둥 떠가는데요, 마치 횡스크롤 비행슈팅게임을 보는 듯 하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위와 같은 캐릭터화는 어느 정도 성과를 봤을 지는 몰라도 현재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에그몽은 캐릭터와는 별개의 사건으로 10년 후 단종됐고, 고래밥은 패키지 리뉴얼을 진행해 동글동글한 모습으로 재탄생했으니까요. 요즘은 캐릭터를 내세우는 과자가 거의 없는데, 문득 이당시 활발했던 캐릭터화 및 게임화 바람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