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숲 선거운동, 美 바이든 되고 日 이시바 안 되는 이유
2020.09.08 11:2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이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최근에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한 조 바이든이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선거운동을 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본토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동물의 숲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중단됐다.
일본 자민당 총재 경선에 나선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지난 6일 공식 유튜브를 통해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진행한다고 예고하고,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시바 후보 모습을 본뜬 동물의 숲 캐릭터 ‘이시바짱(いしばちゃん)’이 등장했으며, 짧은 게임 플레이 모습도 담겼다.
유튜브 영상 설명에 따르면 선거운동 계획은 이랬다. 게임에 ‘자민 섬’이라는 가상의 섬을 만들고, 이시바짱이 이 섬에서 생활한다. 이와 함께 공식 트위터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 마이디자인(그림을 그려 다른 사람에게 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해 ‘이사바짱 포스터’를 배포하고, 플레이어가 이 포스터를 받아서 본인 섬에 전시하면 이시바짱이 섬에 방문한다는 설정이었다.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캠프 측이 동물의 숲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준비한 이유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후보와 게임에서 직접 소통하며 관심을 두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선거운동이 돌연 중단됐다. 그 이유는 닌텐도 이용 약관에 있다. 닌텐도는 지역별로 약관이 다른데 일본 닌텐도 네트워크 이용 약관에 ‘정치적 주장이 포함된 유저 제작 콘텐츠는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미국 이용 약관에는 이러한 콘텐츠를 금지하는 내용이 없고, 국내 약관도 마찬가지다.
이에 이시바 캠프 측은 7일 약관 등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선거 특별 사이트와 공식 유튜브에서 영상을 모두 내렸다. 이와 함께 캠프 홍보를 맡은 타이라 마사아키 중의원은 현지 매체 닛칸스포츠(nikkansports)를 통해 “일본과 미국 간 이용 약관이 달라서 닌텐도와 협상 중이다”라고 전했다.
미국 대선 후보는 동물의 숲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본토인 일본에서는 약관에 막혀 중단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닌텐도의 반응은 어떨까? 일본 매체 IT미디어(itmedia)에 따르면 닌텐도는 “내부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며,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