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차린 이윤열, 어몽 어스 같은 마피아 게임 만든다
2020.09.14 10:0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이윤열은 임요환, 최연성과 함께 스타크래프트 1대 본좌(최강자)로 손꼽힌다. 여기에 그는 프로게이머 출신 중에도 남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난 5월에 스팀 앞서 해보기에 돌입한 프로젝트 랜타디를 통해 게임 개발자가 됐고, 지금은 스타트업 게임사를 창업한 대표다. 회사 이름은 ‘나다디지탈’, 선수 시절에 사용했던 아이디(Nada)에서 땄다.
그가 대표가 된 후 만든 첫 게임이 곧 나온다. 오는 9월 22일 출시되는 모바일 마피아 게임 ‘마피아 3D’다. 첫 게임으로 마피아 게임을 고른 이유는 3가지다. 하나는 본인이 평소에 즐겨 하는 장르고, 두 번째는 마피아 게임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세 번째는 전 직원이 14명인 스타트업이기에 빨리 만들어 출시할 수 있는 게임이 적합하다고 판단해서다.
마피아 게임이라 하면 최근 가장 핫한 어몽 어스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윤열 대표가 마피아 게임 개발을 시작한 시점은 어몽 어스가 인기를 끌기 전인 4월이다. 그는 “마피아 게임 장르 자체가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하며 4월부터 만들었는데, 어몽 어스가 갑자기 올라와서 놀랐다”라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경쟁작이 등장한 셈이지만, 오히려 어몽 어스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많은 유저가 마피아 게임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윤열의 마피아 3D가 가진 3가지 특징
그렇다면 이윤열이 선보이는 마피아 게임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마피아 게임에 대한 수요는 시장을 통해 검증됐으나 ‘마피아 3D’만의 특징이 없다면 살아남기 어렵다. 그가 앞세운 특징은 세 가지다. 하나는 기존 모바일 마피아 게임에 없었던 3D 그래픽, 오프라인처럼 ‘대화’에 집중한 플레이 방식, 여러 유저가 함께 모여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인 ‘광장’이다.
우선 3D 그래픽에 대해 이 대표는 “모바일 마피아 게임 중 3D 게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이 부분을 선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라며 “3D는 몰입감이나 긴장감이 2D와는 차별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마피아 게임의 경우 누군가를 아웃시키면 이미지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레이저가 발사되는 등의 연출을 넣어서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대화 중심 진행에 대해 그는 “어몽 어스는 마피아 장르와 비슷한 게임이지 오리지널 마피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어몽 어스의 경우 대화를 통해 누가 마피아인지 찾아내는 것 외에도 우주선을 돌아다니며 임무를 수행하거나, 반대로 임무를 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선원을 찾아내는 부분이 있다. 이와 달리 마피아 3D의 경우 누가 마피아인지 대화를 통해 찾아내는 추리에 집중했다. 밖에서 친구들과 만나면 같이 하는 마피아 게임에 더 가까운 셈이다.
기본적인 진행은 이렇다. 일단 한 판당 플레이 타임은 10분 내외이며, 출시 기준으로 8명에서 최대 10명까지 매칭된다. 매칭된 유저는 마피아 팀과 시민 팀에 무작위로 배정된다. 낮에는 채팅을 통해 의견을 나누며 누가 마피아인지 추리하고, 밤에 되면 마피아가 시민을 아웃시킨다. 이를 반복하며 마피아는 정체를 숨기며 시민을 쳐내고, 시민은 마피아가 누구인지 추리해나간다. 직업은 총 10종인데 마피아, 시민, 의사, 경찰을 제외한 6종은 무작위로 등장한다. 그리고 시민을 제외한 모든 직업은 플레이 중 활용할 수 있는 고유 스킬을 가지고 있다. 제공되는 모드는 방을 파서 즐기는 일반 게임과 승패에 따라 순위가 달라지는 랭크 게임으로 나뉘며, 이후 유저 동향을 보며 신규 모드를 추가할 계획이다.
플레이 자체가 채팅으로 진행되기에 폰으로도 타자치기 편하게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윤열 대표는 “채팅을 편하게 하기 위해 세로로 게임을 만들었고, 체감은 카카오톡과 비슷하다”라며 “아울러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과 ‘이 사람이 마피아다’라고 저격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이모트도 출시 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광장으로 대표되는 커뮤니티 요소다. 기존 마피아 게임에는 플레이 공간 외에는 불특정 다수의 유저가 모여서 소통하는 장소가 없다. 마피아 3D에는 최대 50명이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있고, 뜻이 맞는 유저와 같은 소속으로 활동하는 클랜도 있다. 이 대표는 “광장에서 클랜원을 모집하거나 잘 꾸민 캐릭터를 보면서 비대면으로 친해질 수도 있다”라며 “클랜에도 전용 공간이 있으며, 공간을 확장하거나 꾸미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원하는 머리 모양이나 옷을 입혀 캐릭터를 꾸미는 커스터마이징도 다른 유저에게 본인을 과시할 수 있는 요소다.
이윤열이 게임사를 차린 이유는?
마피아 3D는 16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가며 22일 구글과 애플에 출시된다. 이후 11월에는 펫 시스템과 길드 시스템 등을 추가하고, 내년 3월에는 모바일 버전 대만 출시와 함께 마피아 3D PC 버전 개발에 나선다. 이후에도 AR 게임, 디펜스 등 신작 개발 계획도 잡고 있다. 창업 초기에 여기저기에 도전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창업한다고 했을 때 저는 괜찮았는데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말렸다. 그런데 사실 선수 때도 다른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더 불타오르는 편이었고 지금도 그렇다”라며 “프로게이머 활동 자체가 두근거렸고, 그런 두근거림을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다. 더 재미있는 것, 하고 싶은 것, 도전하는 것에 흥미를 느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