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팀이 가장 강할까? LCK 2021 로스터 한 눈에 보자
2020.12.22 18:23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2020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는 심기일전 끝에 롤드컵 왕좌를 차지했다. 무려 3년 만의 쾌거였다. 롤드컵 우승 덕분인지, 프랜차이즈 제도 도입 때문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는 모르겠지만, 2021년 시즌을 앞둔 LCK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요란했다. 로스터가 완전히 확정된 지금 어느 팀이 다음 시즌을 가장 잘 대비했는지 살펴보자.
꽤 성공적인 로스터 방어, DWG KIA
롤드컵 우승 멤버 5인 중에 4인을 지켜내며 선방했다. 물론 핵심 멤버였던 양대인 코치와 이재민 감독, '너구리' 장하권을 떠내보낸 것은 다소 아쉬운 일이지만,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충분히 세계 최강이기 때문에 여전히 담원의 전력은 여전할 것임이 틀림없다. 새로 영입된 탑 라이너 '칸' 김동하와 김정균 감독도 경력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충분히 훌륭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코치진 '푸만두' 이정현과 '아레스' 김민권 커리어 측면에서 증명된 것이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분명 내년에도 롤드컵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팀인 것은 확실하다.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에서 최약체로? DRX
담원과는 정반대로 롤드컵 8강, 서머시즌 준우승이라는 준수한 주전 선수를 대부분 상실하고 말았다. '표식' 홍창현을 제외하고 모든 인원이 교체됐으며, 심지어는 탑 라이너 '킹겐' 황성훈과 '디스트로이' 윤정민을 제외하면 모두 큰 대회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내부 아카데미 콜업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하게 됐다. 심지어는 3년 계약이 되어 있던 김대호 감독이 5개월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게 되면서 순식간에 감독까지 잃었다. 다행히도 A급 매물이라 평가받았던 '쏭' 김상수 감독을 곧바로 영입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재로썬 내년 참가 팀들 중에선 최약체라고 평가받는 ‘K/DA’ 중 D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체 없이 보강만 성공적으로 해냈다, 젠지
유일하게 2020년 주전 멤버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한 팀이다. 여기에는 시즌 후반과 롤드컵에서 종종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정글러 '클리드' 김태민과 미드 '비디디' 곽보성을 대체할 인력인 '플로리스' 성연준과 '카리스' 김홍조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더불어 2020년 LPL을 휩쓴 탑 e스포츠의 '꿍' 유병준 코치도 합류하면서 선수와 코치진을 모두 강화했다. 작년 롤드컵 8강 선수들이 그대로니, 올해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저것 많이 바뀌긴 했는데... 아프리카 프릭스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확실한 이득을 볼 필요가 있었으나, 현재 결과만 보면 실패에 가깝다. 나름 괜찮은 활약을 보여준 바텀 라이너 '미스틱' 진성준을 떠내보내고 영입한 선수가 북미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이후 무려 2년 가까이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뱅' 배준식이라는 점은 분명한 마이너스다. 그나마 서포터로 '리헨즈' 손시우라는 최고의 매물을 들여오면서 전력 누수를 막았지만, 당초에 세웠던 계획에 비하면 초라한 스토브리그 성적이다. 결국 이번 스토브리그 최약체 3인방 ‘K/DA’ 중 A로 불리는 굴욕을 당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화위복, T1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고, 동시에 팬들로부터 많은 질타도 받았던 T1. 결과만 놓고 보자면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해 볼 만한 로스터를 완성했다. 롤드컵 우승 감독과 코치를 그대로 데려온 데다가 최상급 서포터인 '케리아' 류민석도 영입하면서 그야말로 알짜배기만 쏙쏙 골라 먹은 셈이다. 걱정거리가 있다면 각 포지션의 서브 선수들의 기량이 너무 높다 보니 지난 서머 시즌처럼 선수 교체를 남발하다가 합을 망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T1이 양대인 감독과 이재민 코치의 지도하에 세계 최강의 팀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약체가 된 KT 롤스터, 반전 서사 써 내려갈 수 있을까?
최약체 삼인방인 ‘K/DA’의 K로 불릴 만큼 스토브리그 성적이 매우 좋지 않다. 부진에 빠져있는 '유칼' 손우현을 제외하고 모두 방출한 상황에서 S급 매물은 단 한 명도 골라내지 못했다. 여차저차 10인 로스터는 채웠지만, FA로 풀렸던 '도란' 최현준과 뒤늦게 영입한 원딜러 '하이브리드' 이우진을 제외하면 대부분 챌린저스와 아카데미 팀에서 콜업한 선수들이다 보니 기대치가 낮다. 팀의 중심축이 되어줄 선수가 전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지금으로선 강동훈 감독이 놀라운 지도력을 발휘하거나 부진에 빠진 '유칼' 손우현이 폼을 전성기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조용하지만 실속은 잘 챙긴 리브 샌드박스
프랜차이즈 합류조차 힘들 것 같았지만, 현재로선 나름 무난한 스토브리그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고로 스프링 1라운드를 출전하지 못하게 된 '온플릭' 김장겸을 대신할 신예 '크로코' 김동범을 영입했으며, 그동안 약점으로 평가받던 오더를 담당해줄 서포터인 '에포트' 이상호까지 팀에 합류하며 적은 자본으로 실속있는 로스터를 꾸렸다. 여기에 현 담원의 체계를 일찌감치 만들어 낸 명장 김목경 감독까지 더해져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남은 건 선수들이 경기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것이다.
팬들을 안심시키는 프런트, 농심 레드포스
프랜차이즈 시점부터 농심이라는 대형 네이밍 스폰서를 확보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농심 레드포스는 스토브리그에서도 굉장히 선방했다.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매물 중 하나였던 '피넛' 한왕호를 영입했으며, '켈린' 김형규라는 주요 서포터 자원도 획득해 괜찮은 로스터를 완성했다. 또한 미드 '베이' 박준병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선수가 과거에 저질렀던 고의 트롤링 행위를 발 빠르게 공지하고 사과와 함께 추후 발생할 문제에 대한 대응책까지 발표하며 LCK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지만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팀이다.
대기업의 투자 규모란 이런 것이다, 한화생명 e스포츠
한화생명 e스포츠는 스토브리그 초기부터 공격적인 영입 전략을 펼쳤다. 항간에 따르면 안 만나본 선수가 없을 정도라고. 덕분에 한화는 '쵸비' 정지훈과 '데프트' 김혁규라는 어마어마한 대어를 단숨에 낚아 올렸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로스터는 두 대어를 중심으로 세 명의 유망주가 주전으로 나서며, 이 밖에도 중국에서 활약했던 '모건' 박기태 등 주전 경쟁을 위한 선수까지 알차게 마련했다. 포스트시즌은 물론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로스터가 구성된 만큼 한화의 성적은 이제 손대영 감독의 손에 달렸다.
의외의 다크호스 될 수 있을까? 프레딧 브리온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모기업이 구설수에 오르며 늦게까지 선수를 제대로 영입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5인 로스터를 구성하지 못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그 힘든 상황 속에서 신예 위주로 팀을 꾸렸다. 솔로 랭크 4위와 5위에 모두 이름을 올린 탑 라이너 '호야' 윤용호와 T1 아카데미 출신 서포터 '크레센트' 유환중, 2020년에 한화에서 데뷔한 미드 '라바' 김태훈 등 전반적으로 큰 무대 경험치는 적지만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구성했다. 여기에 베테랑 정글러 '엄티' 엄성현을 더해 팀의 중심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말하면 하위권 전력이긴 하다. 과연 이런 예상을 뒤엎고 의외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