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잘생기고 예쁜 산타는 가짜다, ‘찐’산타 TOP 5
2020.12.24 17:53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대다수 게임에 산타 복장이 등장한다. 비현실적으로 잘생기고 늘씬한 캐릭터들이 빨간색 산타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은 연례 행사처럼 자리잡았다. 그러나, 그 광경을 가만 보고 있자면 산타라기 보다는 인싸들의 산타놀이에 가깝다. 하하호호 웃으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그들에게서, 진짜 산타에 대한 리스펙트는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 산타를 철저히 분석한 이들이 있다. 후덕한 외모는 물론 크리스마스 하루 동안 전세계 어린이들을 만나기 위해 초속 2,200km 속도로 달리는 초인적인 능력, 우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감시 능력, 선물 제조 능력,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집에 들어갔다 나오는 잠입 능력까지. 그야말로 ‘찐’산타라 불러도 될 만한 게임 속 산타 코스튬맨들이다.
TOP 5. 선물꾸러미 챙겼어? 그라가스 산타
많은 산타 코스튬들을 보면 빨간 모자, 빨간 셔츠, 까만 장화 정도만 구현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조금 더해 봤자 수염 정도다. 그런데, 잊은 것 없는가? 그렇다. 바로 선물꾸러미다. 사실 우리가 산타를 반기는 이유는 낯선 할아버지의 방문 그 자체가 좋아서는 아니잖은가. 선물 없는 산타는 홍철 없는 홍철팀이다.
그런 의미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그라가스 산타는 굉장히 모범적이다. 몸통 만한 선물 꾸러미를 옆구리에 끼고 뒤뚱거리며 오시는 모습이, 버선은 없지만 버선발로 달려가서 맞이하고 싶을 정도다. 심지어 그 안에서 선물을 꺼내 던져주시기까지 하니 어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어? 그 꾸러미 술통 아니냐고? 음… 추운 날씨를 뚫고 선물을 배달하시는 분이니 그 정도는 눈감아 드리자.
TOP 4. 선물 직접 만들어 왔단다, 토르비욘 산타
산타의 필수 조건은 선물 장만이다. 아이들이 원하는 물건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배달 능력이 뛰어나 봐야 무슨 소용이랴! 그런 의미에서 오버워치의 토르비욘 산타는 아무 걱정 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최고급 장난감인 루돌프 포탑이 뚝딱 만들어지니까. 자동 조준장치에 업그레이드 기능까지 달려 있는 포탑 정도면 성별이나 취향에 관계없이 누구나 마음에 들어 할 것이다.
토르비욘 산타의 친절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포탑을 가지고 놀다 망가질 경우를 대비해 수리용 망치까지 항시 휴대하시는 데다, 혹시라도 추운 겨울날 문틈으로 들어온 바람에 감기라도 걸릴까봐 뜨끈~한 용광로까지 이고 다니신다. 뭐, 초고열 용광로보다 따뜻한 것은 토르비욘 산타의 마음씀씀이가 아닐까?
TOP 3. 많은 집을 돌기 위해서는 날렵해야 하지, 밥 산타
산타 하면 푸근한 외모가 떠오른다. 그러나,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하루(지구 자전을 생각하면 약 42시간) 동안 선물을 배달해 주려면 0.0003초마다 한 집씩 방문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산타는 외모와는 달리 엄청난 민첩성을 갖춰야 한다. 그야말로 물 찬 제비처럼 말이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한 산타는 바로 철권 7의 밥 산타다. 철권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산타다운 몸매와 빠른 움직임을 선보이는 밥이라면, 0.0003초에 한 집씩 방문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캐릭터 자체도 슈퍼 히어로가 되는 엔딩까지 존재할 만큼 모범적인 성향이기에, 산타로서 적격이다.
TOP 2. 남몰래 너희집에 들어가겠어, 히트맨 산타
산타는 아이들의 집에 들어가 선물을 주고 나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들키면 절대 안 된다. 이동 과정에서 불필요한 소음을 내거나, 잠깐 눈을 뜬 아이의 시야에 들어오거나, 보호자 등과 얘기를 나누다가 들키거나 하는 것은 엄금이다. 왔다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움직이는 것. 그것이 바로 킬러… 아니, 산타의 덕목이다.
여기서 우리의 히트맨, 코드네임 47 산타가 등장한다. 그는 절대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어둠과 어둠 사이를 건너 목표 지점에 도달한다. 감시가 삼엄할 경우 한 손에 든 ‘매우 좋은 대화 수단’을 적절히 활용하기도 한다. 히트맨 산타와 물리적 대화를 나누기 싫다면, 어른들도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하자.
TOP 1. 우는 아이 어딨느냐! 데바데 클라운 산타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누가 착한 앤지 나쁜 앤지~ 오늘밤에 다녀가신대’ 이 노랫말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산타는 늘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도망치고 도망쳐도 산타가 나를 따라오며 지켜본다는 것은 조금 무서울 수 있겠지만, 선물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성장통 같은 것이다.
이런 산타의 이면을 표현한 것이 바로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의 클라운 산타다. 클라운은 미국 전역을 떠돌며 십 수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따라다녔지만, 들킨 적은 단 한 번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추적 능력이 뛰어나다. 산타로서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아, 참고로 이 말은 ‘목격자까지 모두 죽이면 암살이다’와 궤를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