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제 2라운드 무엇을 준비했나? -중소 게임사편-
2021.02.02 10:51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작년 한 해 게임업계는 코로나19와의 1라운드를 치렀다. 매출과 수출 성장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며 양극화가 극대회된 시기였다. 그리고 현재 게임업계는 코로나19와의 2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피해가 발생했고, 작년에 발생한 피해를 원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올해 계획을 잡아야 한다. 만약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정부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생한 작년 한 해 중소 게임사와 대형 게임사가 입은 피해와 상황이 다르기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에 게임메카는 중소 게임사와 대형 게임사를 각각 대표하는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통해 업계가 코로나19 2라운드를 어떻게 준비했는가를 들어봤다.
1부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소 게임사가 코로나19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코로나19와 2라운드를 치르는 현재 어떤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는지, 문제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1. 중소 게임사는 코로나19 1라운드 때 어떤 피해를 입었나?
게임은 코로나19에도 산업 규모가 성장한 대표적인 분야로 손꼽히지만 모든 업체가 상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게임백서 2020에는 국내 게임 개발사 및 배급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영향을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 규모가 작은 게임사로 갈수록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힌 비율이 높아졌다.
670여 곳에 달하는 모바일게임 관련 업체가 소속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도 부익부 빈익빈이 그대로 노출된 시기였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 게임사의 경우 재택근무 효율을 사무실에 출퇴근하며 일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여러 시행착오가 발생했을 것이고, 이로 인한 피해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소 게임사 상황이 열악해진 것이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시장 자체가 인기 게임에 유저가 몰리는 환경이라 소규모 게임사에 불리하고, 정부가 만든 펀드 등 투자도 특정 팀에 집중되며 고르게 퍼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중소 게임사의 시장 경쟁력 악화와 투자 부족은 여전했고, 코로나19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2. 코로나19 2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
따라서 앞서 말한 두 가지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코로나가 없어진다고 해도 중소 게임사가 겪는 고충은 사라지지 않는다. 코로나19와의 2라운드를 치르는 현재 협회 차원에서 중소 게임사 지원과 투자 유치에 집중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우선 중소 게임사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서울산업진흥원과 진행하는 인디 게임사 발굴 사업인 인디게임 패스트트랙이다. 서울시에 소재한 인디 게임사를 발굴하고, 제작지원금 3,000만 원 및 마케팅 지원을 진행하는 것이다. 작년에도 5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업을 진행해 총 11개 게임사를 지원했다. 황성익 회장은 “반응도 좋고, 만족도도 높고, 여러 성과가 도출돼서 앞으로도 지속해서 서울산업진흥원과 협의해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바일게임협회가 지원하는 두 가지 인디게임 전시회도 좀 더 확장한다. 특히 성남시와 함께 진행하는 인디크래프트는 작년에 온라인 개최에 대한 틀을 잡아놨기에 올해도 진행에 문제가 없다. 작년 인디크래프트에는 인디게임 167종이 출품됐고, 온라인 비즈매칭에 50개국 346개사가 참여해 미팅 170여 건이 진행됐다. 또한 온라인 게임쇼 및 트위치 생방송에는 약 2만 1,000명이 참여했다. 황성익 회장은 “코로나19 등 예상하지 못한 이슈에 대한 대응책을 실험하고, 준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사업 외에도 새로운 파트너를 통해 중소 게임사에 대한 민간 제작지원 사업을 늘릴 계획이라 전했다. 실제로 지난 13일에는 한국웹툰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웹툰과 연계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 VR 콘텐츠, 블록체인 콘텐츠 기회 창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어서 20일에는 중국 캐주얼게임 퍼블리셔 오하유와 손을 잡고 우수 게임 10종을 선정해 중국 및 글로벌 출시를 지원한다.
중소 게임사에 대한 투자 확대에도 힘을 쏟는다. 대표적인 것은 작년 9월부터 진행한 중소 게임사 투자유치 사업인 ‘게임링크’다. 모바일게임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매월 게임 10종 내외를 선정하고, 선정된 게임사를 국내외 퍼블리셔나 엔젤 투자자에게 연결해주는 것이다. 작년에는 총 33개 게임사를 선정했고, 올해는 지원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27일에는 콘텐츠 전문 투자사인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와 우수 중소 게임사 발굴 및 투자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황성익 회장은 “투자 연결을 위해서 적극적인 만남과 컨설팅이 필요할 것이다. 알려지기 어려운 참신한 게임을 알리는데 더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3. 코로나19 2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정부 지원은?
횡성익 회장은 정부 차원에서도 중소 게임사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중소 게임사와 인디 게임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차세대 제작지원만 바라보고 있다. 직접적인 인건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그렇다. 투자가 막히다 보니 직접 제작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소 게임사가 자사 게임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상설로 운영되는 가상 전시회와 대기업보다 취약한 환불대행업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조한 부분은 스팀, 콘솔, 블록체인 등 신규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다. 스팀과 콘솔에 대해서는 중소 게임사가 신흥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성익 회장은 “인디게임 행사를 하다 보면 스팀 게임 출시를 고려 중인 업체가 많이 있다. 이들을 위해 스팀 전용 지원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심의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황성익 회장은 “작년에 문체부가 블록체인 게임 활성화를 발표했고, 금융위원회에서도 게임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는 암호화폐가 아니라며 규제를 풀어준 상황이다”라며 “정작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미루고 있어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황 회장이 언급한 부분은 올해 정부 게임 제작지원에도 일부 반영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진행하는 게임 제작지원 사업은 작년보다 35% 늘어난 243억 원이 배정됐고, 지원하는 과제 수도 46개에서 68개로 늘었다. 여기에 신규 지원분야로 콘솔, 아케이드, 보드게임이 신설됐고,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게임 제작지원 부문도 새로 열렸다. 여기에 스타트업과 인디게임 육성을 겨냥한 신규 사업도 진행한다.
국내 게임산업은 분명히 성장 중이다. 콘진원이 지난 1월에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은 2019년보다 매출, 수출, 종사자 수가 모두 늘었다. 다만 이러한 과실이 업계 전체에 고루 퍼진 것은 아니다. 코로나로 더 깊어진 부익부 빈익빈을 해소하기 위해 나선 중소 게임업계와 중소 게임사 지원을 확대하는 정부 활동이 연말에 어떠한 결과를 맺을지 유심히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