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대표작 5대 악겜이라 칭한 하태경 의원, 공정위에 조사 요구
2021.03.16 12:3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하태경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엔씨, 넥슨,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5개 게임에 대한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5개 게임은 엔씨소프트 리니지, 넥슨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넷마블 모두의 마블이며, 하 의원은 이들을 '5대 악덕 게임'이라 칭했다.
하태경 의원은 16일 공정위에 국내 5개 게임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하 의원은 메이플스토리 등의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에 대한 다수의 제보를 받아 관련 문제를 자체 조사했고, 그 결과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보냈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 등 관계 규정에 따라 법을 위반한 게임사에 적법한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공공기관이다. 실제로 공정위는 2018년에 넥슨, 넷마블, 넥스트플로어(현 라인게임즈) 3개 게임사에 아이템 획득 확률을 허위로 알렸다며 과징금 등을 부과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1등 없는 로또'라며 비난을 받은 메이플스토리 큐브 논란과 유사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개 사례를 추가로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메이플스토리 큐브 논란은 장비에 능력치를 붙이는 과정에서 능력치 3개 중 최대 2개만 같은 종류로 붙일 수 있기에 유저들이 선호하는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대미지', '몬스터 방어율 무시'가 3개 연속으로 나오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점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유저 입장에서는 넥슨이 이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이로 인해 확률이 0%인 셈인 '보보보', '방방방'을 띄우기 위해 큐브에 많은 돈을 들였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번애 하태경 의원이 이러한 큐브 논란과 비슷하다고 꼬집은 것은 마비노기 세공 시스템/자이언트 종족 아이템과 리니지 숙련도 시스템까지 3종이다.
첫 번째로 지적한 부분은 마비노기 세공이다. 세공은 아이템을 강화하면 추가 능력을 부여해주는 것인데, 최상위 능력을 얻으려면 많은 돈을 투자해 뽑기를 해야 한다. 하 의원은 한 게이머가 아이템 별로 각각 1,000회 넘게 실험을 한 결과 9개 중 7개 아이템이 최상위급 능력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꼬집은 부분은 마비노기 자이언트 종족에서 불거진 제로 확률 논란이다. 자이언트 전용 아이템 '기간틱 노블레스 건틀렛'에 대해 최고 등급인 1랭크에서는 추가확률이 전혀 붙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 운영진이 자체 조사한 결과 관련 데이터가 누락 돼 추가능력을 얻을 수 없었다고 밝히며 문제가 불거졌다. 이 문제는 2017년 3월부터 시작해 2019년까지 2년 간 유지됐다.
마지막으로 리니지 숙련도 시스템을 문제로 꼽았다. 숙련도는 아이템을 계속 사용하면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아이템 능력이 좋아지는 요소다. 이 때 더 좋은 능력을 얻으려면 많은 돈을 들여서 뽑기를 해야 한다. 이에 한 게이머가 600회에 걸쳐 숙련도 시스템을 실험한 결과, 특정 능력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아서 획득 확률이 0%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위에 소개된 사례는 뽑기 과정에서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의 돈이 들어간다고 전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모든 확률 정보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제로 확률을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고,, 확률 조작 의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확률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드는 행위도 고발했다. 특정 아이템 확률 정보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그림 파일 형태로 제공하거나. 링크를 홈페이지 최하단에 작은 글씨로 배치해 확률 정보를 쉽게 확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다. 하 의원실은 이러한 21개 소비자 권익 침해 행위를 유형별로 정리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하며 하태경 의원실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와 3대 게임사(넥슨코리아, 엔씨소프트, 넷마블)에 자료 제출 협조를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이 취합되지 않아 이번 조사에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후 제출된 3대 게임사 답변을 바탕으로 보완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며, GSOK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태경 의원은 "국회도 게임업계가 법을 위반하면 확률적으로 처벌하고, 그 확률은 공개하지 않도록 법을 통과시킨다면 과연 환영해줄지 의문이다"라며 "그동안 산업 보호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숨어 소비자를 우롱한 대가를 한꺼번에 치러야 한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