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오리진, 교역·전투·모험 다 바꾼다
2021.03.26 09:0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지난 1월,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첫 테스트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게임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어마어마했다. 사실상 시리즈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 2편의 리메이크에 가깝다는 점부터, 원작에 MMORPG를 더한다는 부분까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비공개 테스트가 끝난 이후 유저 반응은 호평과는 거리가 있었다. 원작을 현대적으로 잘 해석한 그래픽이나 BGM 등 전반적인 인상은 좋았지만, 게임의 핵심 콘텐츠들이 대부분 미완성 상태였기 때문이다. 물론 비공개 테스트 자체가 게임을 완성하기 전에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기 위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항구를 떠나 바다로 나서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유저들로부터 어떤 피드백이 있었고 개발진은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완성해 나갈지, 개발사 모티프의 이득규 대표와 라인게임즈 허성욱 사업실장을 만나 향후 개발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유저들이 제일 많이 즐긴 것은 교역
이번 대항해시대 1차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는 8,808명이다. 이번에 선택할 수 있었던 국가는 네덜란드와 포르투갈, 잉글랜드, 오스만, 에스파냐까지 총 5개 였으며, 고를 수 있는 제독은 카타리나 에란초, 조안 페레로, 알 베자스까지 총 세 명이었다. 각각 이번 게임의 핵심 요소인 전투와 모험 교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알 베자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둘의 선택률은 비슷했다.
국내 유저들은 교역과 전투, 모험 세 콘텐츠 중에서 교역과 전투를 주로 즐겼다. 특히 교역은 전체 테스터 중 70% 이상이 해당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플레이했을 만큼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순수하게 항해를 즐긴 유저도 많았다. 217개의 항구 중 193개의 항구가 발견되었으며, 아프리카 남단을 통해 동아시아를 통과, 북극으로 유럽에 귀환하는 유라시아 횡단 항로를 개척한 유저도 있었다.
다만, 게임내 경제 시스템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교역 수익률 자체가 높지 않아 대부분의 유저가 손해를 봤으며,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되는 데다가 변동 폭도 크다 보니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득규 PD는 "재화 밸런스와 관련해선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개발진 개입이 없이 어느 정도까지 자정작용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고자 경과를 지켜봤다"며 "결과적으로 3일에 걸쳐 조금씩 시스템이 안정화됐지만, 그 과정에서 추가로 다양한 단점과 문제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모험 파트는 제대로 구현이 안 되어 있어서 평가 자체가 불가능했다. 2,567개의 발견물 중에서 겨우 66종이 발견됐을 뿐이다. 원작에서 교역 못지않게 인기 있는 콘텐츠였던 만큼 테스터들의 아쉬움은 컸다. 이득규 PD는 "이번 테스트에선 부락이나 육상 탐험 자체가 아예 막혀 있었으며, 항구의 암시장이나 유령선과의 전투 등도 없었다"며 "다음 테스트에선 반드시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된 콘텐츠 선보이기 위해
이번 테스트에서 나온 피드백은 다음 테스트에 반영될 예정이다. 먼저 가장 큰 문제가 됐던 교역이 대폭 수정된다.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교역품의 트렌드를 일주일 단위로 요약해 정보를 제공하고 그 기조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중장거리 교역 시 물가 시세 변동과 상관없이 최소한의 이득을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요소도 만들 예정이다. UI와 UX도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수정된다.
전투도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 1차 테스트에선 사실상 기본적인 틀만 갖춰져 있는 상태였다 보니, 턴제 전투 외엔 별다른 특색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2차 테스트부터는 본격적으로 항해사의 특성과 배의 조합에 따라서 다양한 전략 전술이 펼쳐질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 더불어 플레이어가 직접 구상할 수 있는 편대 구성도 늘리고, 전투 중에 다른 유저나 NPC가 난입할 수 있는 독특한 요소도 구현한다.
정해진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것만 가능했던 모험도 2차 테스트에선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된다. 해상 발견을 비롯해 구역 탐사 등이 구현되고, 2,000여 종 발견물과 연출이 더해진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던 육지 탐험 콘텐츠는 테스트 단계와 출시 시점에는 들어가지 않으나,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전반적인 항해 속도가 향상되며, 수동조작을 통해 항해 속도를 더 올릴 수 있는 시스템도 포함된다. 항해하면서 낚시나 인양, 다른 선박과의 상호작용 등이 추가돼 항해가 더욱 지루하지 않게 변한다. 더불어 UI랑 UX가 대폭 변경되며, 폰트와 아이콘도 전반적으로 보기 좋게 상향된다.
다음 테스트는 멀티 플랫폼으로
2차 테스트는 멀티 플랫폼으로 진행된다. PC는 스팀, 모바일은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테스트를 즐길 수 있으며, 여름 중 진행이 예정돼 있다. 2차 테스트 결과에 따라 출시 시기도 결정된다.
이하는 모티프 이득규 대표와 진행한 질의응답이다.
Q. 이번 테스트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부정적 긍정적 반응 모두 있었는데, 모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1차 테스트 통해서 검증하고 싶었던 것은 동적 밸런싱, 서버 안정성, 클라이언트 안정성이다. 서버의 경우 네트워크 환경, 앱 환경이 전환 될 때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보고 싶었다. 언리얼 엔진을 이용하긴 하지만 엔진 수정도 많이 들어간 상태라서 라이브 환경에서 생기는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었다. 완성된 게임을 원했던 유저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덕분에 많은 문제점을 확인했기에 2차 때는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대항해시대 온라인도 역사에 기반했던 만큼 시작 국가로 에스파냐가 유리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도 스타트 국가에 따라서 난이도가 달라지는지?
스타트 상태는 무조건 동일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항구 수가 적은 국가에는 하위 국가 보너스 버프를 제공해 이를 맞출 생각이다. 물론 서비스 국가에 따라서 선호하는 국가가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는 상황을 봐가면서 조절할 예정이다.
Q. 이순신처럼 추후에 추가되는 제독에도 시나리오가 있는가?
이순신도 마찬가지고 모든 제독엔 시나리오가 있다. 시나리오를 플레이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 콘셉이다. 특정 제독으로 플레이해야만 얻을 수 있는 항해사나 캐릭터도 있다. 가령 류성룡 같은 경우는 이순신으로 플레이 해야만 얻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스토리 플레이를 어느 정도 강제하고 있다.
Q. 역사 기반 캐릭터는 어떤 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했는지?
역사 기반 인물들은 왜곡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만약'이란 가정이 섞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형태가 될 것이다. 가령, 실제 역사서 내에 공백기가 있다면 그 시기를 상상으로 채워 넣는 방향을 생각했다.
Q. 준비된 발견물이 굉장히 많다. 모험과 관련해서 오리진 만의 변화나 특징이 있다면?
이번 작품에선 모험만으로 물자를 얻고 이를 통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쉽게 말해 발견물을 찾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파밍이 가능한 셈이다. 가령, 금광을 발견했다면, 그게 발견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금광을 통해 광물을 파밍하고 판매할 수도 있다. 발견물을 많이 발견하면 랭킹에서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재화를 수급할 수도 있다.
모험 콘텐츠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항해 중에 물이나 바닷가에 떠 있는 것들을 위주로 상호작용을 하며 발견물을 찾고 관련 능력치를 올리면, 해안가에 있는 부락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부락은 육상 탐험의 입구 같은 개념이기 때문에 많은 부락을 발견하면 추후 더 많은 육상을 탐험하고 발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암시장에서 엑스칼리버를 발견한다든가, 유령선과의 전투를 통해서 독특한 발견물을 얻는 등 여러 가지 발견 방식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