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표지에 속았네, 일러스트 사기 게임 TOP 5
2021.04.08 18:04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일러스트를 그대로 플레이에 사용하는 비주얼노벨이나 수집형 게임을 제외한 대다수 게임은 게임 내 캐릭터와 일러스트 사이 갭이 존재한다. 보통은 미려한 일러스트에 비해 게임 내 모델링 품질이 떨어지는 편인데, 개발자들의 노고를 잘 알기에 게이머들도 어느 정도까지는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상상력을 동원해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그러나, 간혹 그 정도가 지나친 경우가 있다. 일러스트와 게임 내 캐릭터가 아예 다른 사람인 경우 말이다. 예를 들면 배달앱에서 생고기로 만든 두꺼운 돈까스 사진을 보고 주문했는데, 얇디 얇은 분쇄육 냉동 돈까스가 왔을 때 같다. 이런 경우엔 게이머들로부터 '일러스트 사기'라는 볼멘소리를 듣기 마련. 일러스트 사기 논란 게임들을 모아 봤다.
TOP 5. 소울워커 - 릴리, 슴부조작 사실입니까?
소울워커에 등장하는 릴리 블룸메르헨은 일러스트 사기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일러스트에서는 가슴 사이즈가 꽤 크게 그려지지만, 정작 게임 내에서는 아담한 몸매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바다내음 일러스트의 경우 그림과 현실의 괴리가 매우 크다. 이에 팬들은 ‘슴부조작’이라는 단어를 만들며 밈(meme)화 시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월 소울워커 4주년 퀴즈쇼에서 릴리가 이를 직접 해명했다. 일러스트 사기에 대해 추궁하자 릴리는 잠시 경멸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인간은 성장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머릿속에 박아두시길 바라죠, 이상!”이라고 쏘아붙였다. 뭐, 성장이라는 요소를 고려하면 나올 수도 있는 미래형 일러스트긴 한데, 정작 인게임 모델링이 성장하지 않는 것은 대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TOP 4. 몬스터 헌터 월드 - 접수원, 아트팀과 모델링팀이 싸웠나?
몬스터 헌터 시리즈에는 매번 주인공에게 의뢰를 주는 여성 접수원이 등장한다. 접수원은 보통 마을에 편안히 앉아 의뢰를 가져다주는 정도의 역할만 하지만, 원체 NPC와의 관계가 희박한 게임이다 보니 그녀가 건네는 시덥잖은 농담이나 ‘힘내세요!’ 같은 응원의 한 마디가 꽤나 큰 힘이 되기에 전통적으로 접수원들의 인기가 높다.
몬스터 헌터 월드에 등장한 접수원 ‘아이보’는 콘셉트 아트만 보면 굉장히 귀엽고 발랄한 호감형 아가씨다. 기존 접수원들과 달리 모험에 적극 동행하는 활달함이 잘 반영돼 플레이어의 진정한 파트너(아이보)가 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막상 게임 내 등장한 그녀는 일명 ‘불쾌한 골짜기’로 불리는 외모와 짜증을 유발하는 행적으로 수많은 안티를 양산해냈다. 실제로 게임 내 아이보를 먼저 접하고 뒤늦게 아트워크를 본 유저들은 ‘대체 이 아가씨가 어쩌다 이렇게!’, ‘모델링 팀과 일러스트 팀이 싸웠나?’ 같은 반응을 보이며 허탈해하고 있다.
TOP 3.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 아서스, 리치왕이 아니라 서리 드워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오스)은 기존 블리자드 게임에 등장한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영웅들은 원작 게임에서 저마다 멋들어진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히오스로 넘어오는 와중 어떤 일을 겪었는지 인체 비례가 조금 달라져 위화감이 생기는 경우가 잦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형, 더 좁히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캐릭터들이 이런 비례 변화로 인한 피해를 많이 봤다.
그 중 대표적인 캐릭터가 아서스다. 안 그래도 비율이 짧아졌는데 육중한 갑옷까지 더해지니 무슨 서리 드워프처럼 변해버렸다. 특히 아서스는 히오스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시네마틱 트레일러에서 리치왕 투구를 뒤집어쓴 멋진 모습으로 등장한 데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에서 8등신 모습까지 나온 터라 인게임 모델링으로 인한 배신감이 더 큰 상황이다. 모델링 리워크 요청이 계속 나오고는 있지만, 현재 히오스 상황을 봐선 그것도 요원할 듯 하다.
TOP 2. 토탈 워 삼국 - 손인과 정강, 남자 모델링에 가발 씌운 거 맞죠?
코에이 삼국지의 대체제라고까지 불렸던 토탈 워 삼국도 일러스트 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임이다. 코에이 삼국지의 경우 게임 내 인물 묘사에서 일러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고 인게임 캐릭터는 거들 뿐이었지만, 토탈 워: 삼국은 실제 전장을 연상시키는 전쟁 장면이 주요 콘텐츠기에 캐릭터 모델링이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 전체적인 모델링은 호평이다. 실제 삼국 시대 전장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 극사실이란 게 일부 미형 캐릭터들과 얽히면 그리 좋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 특히 여성의 경우 피해를 크게 입었는데, 예를 들어 손상향으로도 알려져 있는 손인과 제작진이 재창조한 도적 여왕 정강의 경우 일러스트는 전형적인 중국풍 미인도에 가깝다. 그러나 게임 내로 들어가면 우락부락한 남자 캐릭터에 가발만 대충 씌워 놓은 티가 팍팍 난다. 물론 이 쪽이 더 사실에 가까울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럴거면 일러스트라도 저렇게 그리지 말라고!
TOP 1. 니어 오토마타 - 2B, 착한 사기는 언제나 환영이야
니어 시리즈 중 가장 잘 알려진 게임이자 요코오 타로를 스타 개발자로 만든 작품, 니어 오토마타는 위의 게임들과는 정반대의 의미로 일러스트 사기를 쳤다. 실제로 니어 오토마타 표지나 일러스트를 보면 미소녀가 등장하긴 한다. 캐릭터 디자인도 꽤나 잘 뽑혔다. 그러나 구도나 분위기를 최대한 절제한 탓에 엄청난 매력이 느껴진다거나 눈을 확 사로잡을 정도는 아니다.
게임 내로 들어가면 캐릭터의 진가가 드러난다. 특히 세 주인공 중 요르하 2호 B형, 일명 '2B'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하다. 아트워크에서 보여진 매력이 100%를 넘어 10,000%에 가깝게 묘사된 데다, 하체를 강조하는 동작과 카메라 워크, 묘사력 등으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게임 속 본체를 영접한 후 아트워크를 보면, 제작진이 최대한 2B의 매력을 게임 밖으로 유출시키지 않으려 노력했구나 하는 감정까지 들 정도다. 아무튼, 이런 사기라면 언제든지 환영! 대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