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둔촌동의 오락실 가뭄을 끝낸 '둔촌 게임파크'
2021.06.25 18:13 게임메카 Ryunan
안녕하세요, 성지순례의 Ryunan입니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이 기나긴 코로나19의 끝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져보는 요즘입니다. 오늘 우리가 떠날 곳은 서울 강동구 둔촌동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 옛날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아케이드게임 전성기였던 시절 둔촌동에도 매우 큰 게임센터가 있었습니다. 당시 리듬게임 중 가장 잘 나갔던 EZ2DJ 시리즈의 인컴 테스트가 진행될 정도의 큰 게임센터였지요.
하지만 아케이드의 쇠퇴와 함께 해당 게임센터가 폐업하면서 이 일대는 게임센터가 한 군데도 존재하지 않는 불모지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둔촌동에 새 게임센터가 오픈했다는 이야기가 들려 오랜만에 이 곳을 찾았습니다. 오늘 찾아갈 게임센터는 과거 둔촌동 게임센터가 존재했던 곳 근방에 위치한 ‘둔촌 게임파크’ 입니다.
둔촌 게임파크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동네 게임센터로,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매장 앞 주차는 불가능하지만 자전거를 대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네요. 그리고 출입문 왼편에는 펀치 머신 한 대가 놓여져 있습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크레인 게임기 앞에 붙은 스마트폰 한 대가 보이는데, 여기서 QR체크를 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핸드폰 QR체크가 불가능할 경우 수기 명부 작성하는 용지가 있으니 거기에 명부 작성을 한 뒤 실내로 들어가면 됩니다. 이런 풍경도 하루빨리 없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출입구 바로 왼편에 경품 게임기와 두더지잡기 게임 한 대, 그리고 동전교환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동전교환기는 1만원권까지 교환 가능하며, 500원 동전 한 가지로만 교환 가능합니다. 교환기 바로 위에는 매장 영업시간 안내가 적혀 있네요.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영업하며, 밤샘 영업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출입문에서 바라본 매장 전경입니다. 매장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한 규모인데요, 특이한 것은 매장에 별도의 직원 상주공간이 없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게임센터는 지난 성지순례에서 찾아간 신대방 미미게임랜드와 마찬가지로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무인 운영 게임센터입니다. 기기 등에 문제가 생기거나 불편한 점이 있을 땐 매장 내 적혀 있는 연락처로 전화하면 됩니다.
그럼 어떤 게임들이 있는지 천천히 돌아보도록 하지요. 먼저 매장 왼편 외벽에는 농구 머신 두 대와 함께 펌프 잇 업 최신작 ‘펌프 잇 업 XX’가 가장 최신 기체인 LX기체로 한 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강동 지역 펌프 유저들이 자주 찾는 게임센터인 듯, 다른 게임보다 유달리 펌프 잇 업 쪽에 많은 편의시설들이 비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이즈 별 실내화, 선풍기, 바구니 등이 보이는데, 선풍기는 2인 플레이 시에도 각각 한 대씩 사용할 수 있게 비치됐습니다. 마니아 유저가 직접 붙여놓았는지, 펌프 잇 업 표기 난이도별 곡에 대한 분류표도 보입니다. 같은 난이도라 하더라도 체감상 쉬운 것, 어려운 것이 분류돼 있는데, 한창 연습 중인 마니아 유저들에겐 도움이 꽤 클 듯 합니다.
펌프 잇 업 오른편에는 이니셜D 버전8 1조와 함께 손으로 플레이하는 손펌프 ‘비트온’ 프라임2 한 대, 그리고 플라스틱 공을 발사하여 좀비를 쓰러뜨리는 체감형 슈팅 게임 ‘스냅 좀비’ 한 대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냅 좀비의 플레이 요금은 1,000원, 그리고 손펌프 비트온과 이니셜D 버전8은 1회 500원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매장 중앙에는 에어하키 한 대와 함께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스틱형 비디오게임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철권7 FR 1조, 그리고 전용 캐비닛이 아닌 일반 비디오 게임 캐비닛에 설치되어 있는 철권 6, 비행슈팅 게임인 1945가 한 대씩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출입문 반대쪽 벽에는 크레인 경품 게임 공간입니다. 다만 짱오락실 같은 대규모 체인 매장과 달리 이 곳은 경품 인형의 수가 아주 많지는 않네요. 가득가득 차 있는 느낌이 나지 않는 게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경품의 품질의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니 딱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긴 합니다.
매장 안쪽엔 상가 안으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출입문이 있는데요, 전원이 꺼진 구 태고의 달인 마지막 버전, 14대목 한 대가 쓸쓸히 놓여 있습니다. 어떤 연유로 꺼진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수리나 점검을 위해 일시적으로 꺼놓은 게 아닐까 추정됩니다.
매장 가장 안쪽, 에어하키와 등을 마주하면서 ‘기프트 박스’ 라는 각종 피규어와 인형, 드론 등의 경품이 놓여 있는 보관함이 있는데, 아마 크레인 게임 경품 보관용 캐비닛으로 추정됩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무인 게임센터라 꽤나 순식간에 둘러본 느낌입니다. 그래도 한동안 게임센터 불모지였던 둔촌동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느낌입니다. 비록 예전 큰 규모의 북적북적한 게임센터엔 비할 바가 아니지만, 근처 게이머들이 가볍게 한두 판 즐기고 갈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오래 남길 바랍니다. 비록 소규모 게임센터라 할지라도 동네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과 아예 없는 것의 차이는 생각 이상으로 크거든요. 그럼 이상으로 성지순례 둔촌 게임파크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둔촌 게임파크 근처 맛집 1. 전통 경양식 스타일 돈까스 전문점, 오박사돈까스
둔촌 게임파크와 아주 가까운 곳에 꽤 오랜 역사를 지닌 경양식 돈까스 전문점이 하나 있습니다. 빛 바랜 간판만 봐도 그 역사가 느껴지는 이 가게의 이름은 ‘오박사돈까스’로, 약 20여 년 전에 일본 NHK에 소개된 곳입니다.
이 곳의 주메뉴는 90년대 경양식 스타일 돈까스로, 소스에서는 직접 만든 새콤한 토마토 스파게티 풍미가 언뜻 느껴집니다. 커다란 돈까스와 속이 꽉 찬 함박 스테이크, 생선까스까지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정식이 인기메뉴입니다.
대표메뉴: 왕돈까스 8,000원, 정식 9,000원, 피자돈까스 9,500원
둔촌 게임파크 근처 맛집 2. 골목식당에 등장한 가성비 카레, 봄 플레이트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둔촌동 편에 등장한 카레집 ‘봄 플레이트’는 둔촌게임파크에서 약간 떨어진 길동사거리 근처에 위치해 있지만, 게임센터에서 얼마든지 도보로 이동 가능합니다. 골목식당 방영 당시 접객 문제와 음식의 퀄리티 문제로 큰 시행착오와 백종원 대표의 꾸중을 들으며 처음에는 빌런 역할을 했지만, 중간에 크게 개과천선(?)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지금은 음식 퀄리티도 훌륭해지고 단골도 많이 확보한 인기 가게로 재탄생했습니다.
이 곳의 대표메뉴는 돼지고기 카레로, 숟가락으로도 쉽게 잘릴 정도로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사이드로 계란, 새우튀김 등을 추가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대표메뉴: 돼지고기 카레 6,500원, 밀크카레 6,500원, 계란후라이/치즈토핑 500원. 새우튀김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