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콘솔 문 열리나, 선택적 셧다운제 개선안 공식 발표
2021.08.25 12:06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정부가 청소년의 심야게임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고, 청소년과 가족이 게임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게임시간 선택제(선택적 셧다운제)'로 제도를 일원화한다. 제도 개선을 통해 해외 사업자가 유연하게 제도를 이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민원창구가 게임사 개별에서 '게임문화재단'으로 통합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제로 열린 제 15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관게부처(문체부, 여가부, 교육부)가 합동으로 마련한 '셧다운제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알려진 대로 강제적 셧다운제는 폐지된다. 그리고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및 부모 등이 요청하면 원하는 게임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게임시간 선택제'로 제도가 전환된다. 게임시간 선택제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메카와의 통화를 통해 해외 사업자 역시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녀 게임 이용을 부모가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면 제도를 이행한 범위에 포함된다는 것.
즉, 글로벌적으로 시간 관리 등 자녀 관리 기능과 결제 등 자녀 게임 이용내역 등을 부모에게 제공하는 해외 콘솔 플랫폼(소니, MS, 닌텐도) 및 구글, 애플 등 모바일 플랫폼 업체도 국내에 맞춘 별도 시스템 없이 제도를 이행할 수 있다. 문체부 게임과 관계자는 "게임시간 선택제 취지가 ‘가정 내 자율적인 게임 이용관리’이기에 해외 업체에서 자녀 관리기능을 제공한다면 제도를 이행하는 사례에 포함된다"라고 설명했다.
제도를 유연하게 시행할 수 있다면 국내에서 불거진 마인크래프트 청소년 유저 차단과 같은 사례도 발생하지 않게 된다. 해외 업체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에 제공하는 자체 시스템으로 제도를 이행할 수 있다면, 국내에만 온라인 서비스를 청소년 이용불가로 제공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글로벌 서비스를 그대로 국내에 제공해서 제도를 이행할 수 있다면 해외 사업자에 일종의 장벽으로 통했던 본인인증 및 성인인증과 관련 개인정보 관리 부담도 경감된다.
두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민원창구가 '게임문화재단'으로 통합된다. 기존에는 게임 시간 조정을 원하는 이용자 혹은 부모가 게임별로 신청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신청 창구가 게임문화재단으로 합쳐진다. 아울러 이용자가 제기한 민원을 게임사에 전달하는 것도 재단이 통합창구로 대행한다. 이용자와 게임사 모두 '민원처리'가 통합되는 셈이다.
게임문화재단은 2008년에 설립된 문체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게임과몰입 예방센터 운영 등을 맡고 있다. 문체부는 '게임시간 선택제' 내실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민원창구 통합을 제시했고,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강제적 셧다운제보다 덜 알려진 게임시간 선택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게임업계, 게임 유튜버와 협업해 관련 안내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학교와 부모 대상으로 ‘청소년 게임이용 관리법’ 알린다
이 외에도 청소년 게임 과몰입 예방 및 관련 교육 등 사후관리도 진행한다. 청소년, 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건전한 게임 이용에 대해 알리는 '게임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하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게임 과몰입'을 포함해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 게임이용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게임위 및 게임산업협회와 협력해 청소년이 많이 즐기는 게임에 대한 정보를 담은 동영상을 제공하고, 구글, 애플 등 해외 사업자가 제공하는 '자녀 보호 기능'을 안내하는 게임이용지도서를 교육청과 함께 보급한다.
아울러 게임위를 통해 연령등급에 맞지 않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 사행성, 선정성 등으로 청소년이 시청하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게임 광고 제한 등을 추진한다. 이 외에도 게임을 활용한 교육(게이미피케이션) 지원, 게임 과몰입 청소년에 대한 상담 및 치유 지원 강화, 게임 대신 즐길 수 있는 청소년 문화예술 활동 지원 등을 병행한다.
문체부 황희 장관은 “청소년에게 게임은 주요한 여가생활이자 사회와 소통하는 매개체이다. 게임 과몰입 예방제도가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청소년들이 게임을 건강하고 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여가부 정영애 장관은 “청소년 보호 정책은 매체 이용 환경 변화에 대응해 실효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라며, “이번 개선 방안이 궁극적으로 입법까지 이어지도록 적극적으로 국회 논의를 지원하는 한편, 온라인에서의 청소년 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관계부처 협조체계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청소년이 스스로 결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라며 “청소년이 이러한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의 매체(미디어)와 게임이용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건전한 게임환경 조성과 청소년의 다양한 여가활동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정부의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그동안 실효 부족, 청소년 권리 침해, 산업 경쟁력 약화 등 수많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대한민국 게임산업을 옥좨왔다”라며 “협회와 회원사는 국내 대표 ‘갈라파고스’ 규제인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환영하며, 관련 법안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업계는 앞으로 게임 내 자녀보호 기능 시스템 등을 널리 알리고 선제적으로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