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환불 악용에 운 인디게임 개발자 '업계 떠난다' 선언
2021.08.30 14:46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구매 2주 안에, 2시간 미만으로 즐긴 게임은 무조건 환불해주는 스팀 정책을 악용하는 게이머들로 인한 폐해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게임메카는 앞서 2시간 내 짧은 게임을 출시한 개발자가 엔딩을 본 후 환불한 유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최근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7월 22일 스팀을 통해 출시된 공포 인디게임 '썸머 오브 58(Summer of 58)'이다. 이 게임은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는 공포 게임으로, 1958년 소련의 버려진 수용소 건물에서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일들을 다룬다.
이 게임은 짧고 굵은 공포를 위해 플레이타임을 짧게 설정했다. 설명에 따르면, 게임을 완료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90분이다. 이러한 요소가 호평을 받아 스팀 평가는 8월 30일 기준 '매우 긍정적(505개 리뷰 중 90%가 긍정적 평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짧은 플레이시간을 악용해 재빨리 엔딩을 본 후 환불하는 유저들이 잇따랐다. 이에 1인 개발사 에미카게임즈(Emika Games)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저는 무기한으로 게임업계를 떠납니다. 저희 게임은 플레이타임이 2시간에 채 못 미치는 게임입니다. 이를 이용해 아주 많은 수의 환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긍정적 리뷰를 남긴 사람들에게서도 말이죠. 그래서 새 게임을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히며 예정됐던 차기작 출시 역시 '가까운 미래'로 보류했다.
지난 4월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웹캠을 사용해 눈을 깜박이는 것만으로 즐기는 게임 '비포어 유어 아이즈'는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몇 개의 긍정적 리뷰 위에 '환불받았습니다' 라는 표시가 뜨며 논란을 샀다. 이에 개발자는 "짧은 게임은 더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짧은 게임들은 환불을 지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스팀 환불 정책을 비판했다.
스팀의 환불 정책은 미지의 게임을 진짜로 구매할 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판단할 수 있게 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AAA급 대작 게임부터 짧고 굵게 즐길 수 있는 인디게임에까지 '2주 2시간'이라는 정책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에는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