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뱅가드, 콜드 워보단 모던 워페어에 가깝다
2021.09.08 02:30 게임메카 이재오 기자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이하 콜드 워)는 훌륭한 스토리를 갖춘 싱글 플레이와 역대 최고로 재밌는 좀비 모드에도 불구하고 멀티 플레이 구성이 나쁘다는 이유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작들보다 퇴보한 시스템과 사운드, 단조로운 맵 구성에 높은 색적 난이도 등 그동안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서 만날 수 있었던 단점을 모아 놓은 듯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3일에 체험해본 콜 오브 듀티: 뱅가드(이하 뱅가드) 멀티플레이는 콜드 워가 아닌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이하 모던 워페어)에 훨씬 더 가까웠다. 자유분방한 맵 구성과 UI를 비롯해 체력이나 미니맵 등 전반적인 요소가 다시 모던 워페어로 회귀한 듯했다. 물론 장전 모션이나 사운드 등 세부적인 요소에선 최신작답게 진보된 모습을 보여줬다.
사라진 체력 바와 돌아온 전술 달리기
콜 오브 듀티: 뱅가드는 세계 2차대전을 배경으로 특수부대의 탄생을 다루고 있다. 멀티플레이어선 특수부대원을 활용해 PvP를 벌이게 되며, 실존했던 서부전선과 동부전선 아프리카 전선 등을 그대로 옮긴 맵 20개를 즐길 수 있다. 이 중 16개는 데스 매치나, 확인 사살, 깃발 뺏기, 정찰 등 기존 콜 오브 듀티에서 볼 수 있었던 모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이런 익숙한 멀티플레이 모드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듯 이번 작품의 멀티플레이는 콜드 워보다는 모던 워페어에 가깝다. 일단 체력 바가 사라졌으며, 체력도 100으로 줄었다. 체력이 떨어지는 건 시야 주변이 흐려지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낮아진 체력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차는 방식으로 회귀했다. 다만, 콜드 워에 비해서 TTK(Time To Kill)가 확 줄었다고 체감하기는 힘들었다. 아무래도 세계 2차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맞게 총기 대미지가 줄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TTK는 콜드 워와 모던 워페어의 중간쯤으로 체감됐다.
더불어 전작에서 사라졌던 전술 달리기와 문 시스템, 총기 거치 등이 돌아왔다. 해당 시스템은 모던 워페어 당시 처음 등장했으나 게임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콜드 워에서 과감히 삭제됐던 모션들이다. 하지만, 많은 플레이어들이 이 동작들이 과거 시리즈와 현대 시리즈와의 중요한 차별점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이번 뱅가드를 통해 부활한 셈이다. 다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수중전이 없었기 때문에 콜드 워에 있었던 수영 모션이 계승됐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미니맵 시스템도 모던 워페어 때와 동일하게 바뀌었다. 콜드 워에서는 과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총소리가 들릴 경우 미니맵에 위치가 정확히 표시됐기 때문에 소음기 부착물이 필수적이었으며, 이 사실을 모르는 초보들은 아무것도 못 하고 갑작스레 나타나는 적에게 사살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뱅가드에선 팀원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적 위치가 미니맵에 뜨지 않으며, 소음기를 끼더라도 소리가 발생한 위치는 음파처럼 퍼진다. 플레이어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방향 표시기도 돌아왔다.
맵 구성도 콜 오브 듀티 전통의 3레인 방식 맵 디자인에서 좀 더 자유분방하게 바뀌었다. 3레인 방식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아예 2층을 따로 마련해 총 6레인으로 구성한다거나, 점령 모드를 즐길 수 있는 맵은 여러 건물과 입구를 설치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전투를 치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반적으로 게임의 템포는 유지하되, 대규모 전투를 상정해 놓고 다양한 루트를 추가적으로 마련한 느낌이었다.
관통 가능한 벽에는 일단 총알을 퍼부어라
뱅가드만의 특징도 적지 않았다. 일단 전투 중에 총알 관통이 가능한 얇은 벽 등은 대부분 직접 부수거나 뚫을 수 있다. 이는 문 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열고 닫을 수 있는 문들은 굳이 대부분 관통도 가능하며 직접 부수고 들어갈 수도 있다. ‘문 앞에 서 있으면 죽는다’는 특수전의 철칙이 어느 정도 지켜지는 셈이다. 플레이어 또한 승리를 위해선 이를 인지하고 일부러 열려있는 문을 닫고 다니는 등 전술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더불어 장전 모션과 사운드도 훨씬 더 사실적으로 변했다. 특히 장전 모션의 경우 총기나 탄창에 따라 장전 시간이 천차만별이며, 교본이라 봐도 좋을 만큼 구분 동작을 철저하게 지킨다. 사운드의 경우는 과거 총기인 만큼 우렁차지는 않지만, 훨씬 정교하고 깔끔해졌다.
한편, 새로운 무기나 총기 부착물을 획득하는데 필요한 레벨은 더욱 높아졌다. 기본적으로 광학장비와 소염, 소음기, 스톡, 손잡이, 탄창에 모든 부착물을 달기 위해선 무기 레벨이 10은 족히 넘어야 한다. 이마저도 쓸모있는 부착물을 장비하려면 60이 넘는 레벨이 필요하다. 아이템 해제 레벨도 전작들에 비해서 높은 편에 속한다. 사실 콜드 워에서도 부착물을 위한 필요 레벨이 높아서 비판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의아한 부분이다.
킬 스트릭 종류는 시대에 맞게 대폭 변형됐다. 첩보나 폭격 등은 여전하지만, 프레데터나 드론은 사라졌다. 대신 과거 시리즈에 가끔 등장했던 훈련견이 가장 좋은 킬 스트릭으로 등장하며, 절륜한 위력을 자랑한다. 전작처럼 스코어 스트릭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사용을 요구한다. 특수 능력으로는 적을 색적하거나 체력을 높여주는 방어구, 자폭이 가능한 미니 전차 등이 있다. 특전은 그 개수가 12개로 많이 줄어들었으나, 실제 출시 단계에서 훨씬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최종 결과물은 11월 5일에
종합해보자면 이번 작품 멀티플레이의 전반적인 콘셉트는 콜드 워 보다는 모던 워페어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모던 워페어의 멀티플레이는 초창기엔 조금 콜 오브 듀티스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전작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며, 반대로 콜드 워는 전작의 단점을 답습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는 많은 유저들이 이미 모던 워페어의 다채로운 시스템에 익숙해졌다는 증거이며, 이번 뱅가드 또한 그 시스템을 많이 차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테스트 단계인 만큼 실제 출시 단게에서는 모던 워페어가 아닌 아예 새로운 게임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챔피언스 힐 같은 모드에선 뱅가드 만의 시스템을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 부분은 11월 5일 정식 출시와 함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