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저희도 공주입니다 TOP 5
2022.01.27 16:44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흔히 '공주 캐릭터'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이미지들이 있다. 나풀대는 치마, 머리에 쓴 왕관, 찰랑이는 머릿결, 우아한 말투 등이다. 물론 최근에는 전형적 이미지에서 탈피한 공주들도 많지만, 알게 모르게 고귀한 분위기를 풍긴다거나, 자신감 넘치는 말괄량이거나, 문무를 겸비한 기사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 공주의 전형적 이미지를 깨부순 게임 캐릭터들이 있다. 걸크러시가 아니라 '프린세스크러시'를 몸소 실천한 이들 말이다. 다만, 그게 조금 지나쳐서 공주를 넘어 악당이나 몬스터처럼 보이는 것이 문제일 뿐. 오늘은 게임 속 '공주크러시' 캐릭터들을 한 데 모아 보았다. 앞으로 이들을 보면 공격하지 말고 공주님이라고 깍듯히 예우해 주길 바란다.
TOP 5. 브루드링, 퀸의 반려딸이면 공주 맞죠?
브루드링은 스타크래프트 저그 종족의 퀸(여왕)이 사용하는 기술에서 태어나는 존재다. 생체형 유닛의 생체를 먹이 삼아 생성되는 벌레 같은 이들로, 스타크래프트 1 기준 약하기로는 시민 다음이다. 이들은 퀸이 던진 포자에서 태어나는데, 1기가 아니라 2기가 생성되는 걸 보면 암/수일 가능성이 높다. 즉 저 중 하나는 퀸의 아들인 왕자, 하나는 퀸의 딸인 공주라는 것.
응? 브루드링은 퀸의 자식이 아니라 그저 데리고 다니는 기생충에 불과하다고? 동물애호가들이 함께 사는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듯, 브루드링도 퀸의 사랑을 받고 큰 자식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저글링=강아지, 브루드링=고양이' 라는 공식도 있으니, 브루드링은 퀸의 자식이자 저그의 고양이 공주임이 틀림없다.
TOP 4. 니드런(♀), 뭔가 수가 매우 많지만 아무튼 공주!
비퀸, 달고퀸 등 포켓몬 이름엔 은근히 '퀸'이 자주 쓰인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포켓몬은 역시 니드퀸이다. 진화 전 형태인 니드런 시절부터 암/수가 분리되어 있는데, 이후 수컷은 니드리노-니드킹, 암컷은 니드리나-니드퀸으로 진화한다. 보통 니드런 시절에 번식을 하고, 무리를 지키기 위해 니드킹이나 니드퀸으로 진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니드퀸이 여왕이니 여왕의 돌봄을 받는 니드런(♀)은 자연스레 공주가 된다. 다만, 니드런의 경우 대다수 게임에서 개체수가 굉장히 많아서 이걸 다 왕자나 공주로 친다면 대체 왕가 계보가 어떻게 될런지 혼란스러울 지경이다. 오죽하면 개체수가 많기로 유명한 쥐 기반 포켓몬 꼬렛이나 레트라보다도 수가 많으니... 뭐, 가혹한 야생이니까 저 중에서 살아남는 소수만이 퀸/킹이 되는 시스템인가?
TOP 3. 저 우아한 자태를 보게! 둠 이터널 암흑'공주'
상남자 둠가이의 터프한 모험담을 다룬 둠 시리즈. 그 최신작인 둠 이터널에선 꽤나 큰 반전이 존재한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 지옥의 악마들을 뚫고 최종보스전에 돌입하면, 갑자기 연약하기 그지없는 '암흑공주'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생전 전투라곤 경험해 본 적 없는 듯한 그녀는 거칠기 짝이 없는 폭력맨 둠가이의 폭력을 피해다니다 결국 생명을 잃게 되는데, 너무나도 불쌍해서 눈물이 다 나온다.
뭐? 둠 이터널의 최종보스는 암흑'공주'가 아니라 지옥 군단을 이끄는 암흑'군주' 아니냐고? 에이, 그건 번역 과정이나 원작 텍스트 입력 과정에서 생긴 오타가 틀림없다. 설마 군주쯤 되는 캐릭터가 쪼잔하게 방패 뒤에 숨거나 슥슥 피해다니다 체력이나 회복하면서 시간이나 질질 끌다 둠가이에게 얻어맞고 리타이어 하나? 애초에 립스틱을 칠해 놓은 것 같은 붉은색 갑주나 기품이 철철 넘치는 사뿐사뿐 걸음걸이만 보더라도 군주가 아닌 공주임이 확실하다.
TOP 2. 근육공주, 혹시 북두의 권 출신 아니신지?
고전적인 공주들은 악당에 의해 성에 갇힌 채 왕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최근엔 왕자가 필요 없이 스스로 싸우는 능동적인 공주도 많아졌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납치된 왕자를 구하러 가는 근육질 공주는 드물다. 드물다는 말은 어딘가에 있긴 있다는 것. 바로 국산 게임인 '근육공주' 되시겠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공주들은 흡사 '북두의 권'에 나올 법한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한다. 심지어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는 주인공도 아닌 졸개나 악당 보스에 가까운 다크포스를 내뿜기도 한다. 공주 뿐 아니라 다른 등장인물이나 적도 비슷한 콘셉트인데, 하나 같이 옷이나 액세서리는 전형적인 중세 공주풍이라는 것이 함정. 가능하다면 사전지식 없이 아래 캐릭터 중에서 공주와 악당을 분류해 보는 것은 어떨까?
TOP 1.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대표하는 공주님, 테라드라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공주의 무덤'이라는 별명을 가진 게임이다. 그 이유인즉슨, 이 게임에 등장하는 공주들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죄다 몬스터에 가깝기 때문(실제 보스몹인 경우도 있음)이다. 게임 별로 구분하지 않았다면 이번 [순정남] TOP 5를 모두 와우 공주 캐릭터로 채울 수도 있을 정도다.
그 중 최고의 파격 공주를 꼽자면, 단연 테라드라스다. 그녀의 어머니는 4대 정령 군주인 테라제인인데, 테라제인 자체도 무섭게 생겼지만 테라드라스는 한 술 더 뜬다. 바위 같은 근육으로 뒤덮힌 네 개의 팔, 양쪽 관자놀이에 추가로 달려 있는 작은 얼굴들, 해골과 칼날로 이루어진 팔찌... 그야말로 무시무시함의 결정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편인 재타르에 대한 순정을 보여주는 등 순수한 면이 있으니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진 말자. 뭐, 우리가 아무리 호의적으로 다가가도 선공 보스몹이다 보니 어떻게든 쳐부수게 되어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