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세계관 공유하는 엔씨 신작 'TL'과 '프로젝트E'
2022.03.17 13:33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지난 2월 14일, 엔씨소프트는 자사 신규 IP 5종을 소개하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기존에 리니지 기반 게임으로 알려진 ‘TL’도 포함되어 있어 의문을 자아냈는데, 이후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L은 더 리니지가 아니라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라는 새로운 IP’라는 새로운 사실이 발표됐다.
그리고, 17일 TL과 프로젝트E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과 신규 영상이 공개됐다. 프로젝트E는 티저 영상 공개 당시 TL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고 언급됐던 또 다른 신작으로, 같은 행성 내 다른 지역을 그린다. TL이 서양 판타지풍 대륙이라면, 프로젝트E는 동양풍 대륙으로 지리적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두 문화권이다.
TL 무대는 엔씨소프트에서 새롭게 구축한 ‘노브크레아 월드’에 있는 '솔리시움'이라는 서양풍 대륙이다. 프로젝트E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무대는 또 다른 대륙인 ‘라이작’으로, 동양풍 문화권이다. 요약하자면 노브크레아 월드라는 거대한 행성에 동양(라이작)과 서양(솔리지움)이라는 두 개 대륙이 따로따로 있는 셈이다. 17일 공개된 영상에서 프로젝트E는 한국을 연상시키는 의복 등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는데, 한국 외에도 동양의 여러 매력을 지닌 세계를 보여줄 것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TL과 프로젝트E는 같은 행성에 있는 대륙을 기반으로 한 만큼 중력, 생태적 특징, 마법 같은 판타지적인 기원도 동일하다. 다만 위치적으로 떨어져 있기에 각기 독자적인 문명과 역사를 지녔다. 서사적으로도 두 게임은 연결되어 있으나, 같은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대표적인 것이 ‘신의 봉인’이다. 고대 신의 전쟁 당시 마력석 실라베스의 별에 신을 봉인하려다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봉인석이 산산이 부서져 행성 곳곳에 흩어졌다. 이 사건이 TL에서는 마력석을 차지하려는 전쟁의 시발점이 되고, 프로젝트E에서는 하늘에서 내려온 실락성(실라베스의 별)이 지형과 식생에 영향을 미치며 대륙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같은 세계관을 두 가지 게임이 공유하며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탄탄한 설정이 필요하다. 두 게임 모두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핵심으로 앞세우기에, 소위 이야기하는 ‘설정오류’가 발생하면 몰입도가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TL이 리니지에서 독립해 새로운 세계관으로 구축되던 초기부터 큰 축을 세심하게 설정했고, 먼 창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요 사건을 꼼꼼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행성 지도 역시 공간과 시간, 기후 등을 고려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동물로 변신하여 육해공을 탐험할 수 있는 TL
두 게임 중 먼저 출시되는 것은 TL이다. TL은 PC와 콘솔 타이틀로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출격하는 만큼 게임에 대한 정보도 더 자세히 공개됐다. 게임 내에는 인간, 엘프, 오크 등 여러 종족이 등장한다. 인간은 자신들에게 마법을 알려준 엘프와 전쟁을 벌였고, 오크는 여러 부족을 통합하기 위해 맞대결을 벌였다.
제작진이 앞세운 TL의 핵심 콘텐츠는 두 가지다. TL 안종옥 PD는 이에 대해 “첫 번째는 개연성 있고 탄탄한 체계를 갖춘 세계관이다. 게임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플레이어가 더 몰입할 수 있고, 애정을 가지며 플레이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살아가는 세계가 탄탄해야 한다”라며 “그래서 스토리에 많이 신경 썼고, 스토리와 세계관을 플레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콘솔게임이나 어드벤처 장르에 등장하는 연출 기법을 활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실감나는 세계를 구축한다는 방향성은 필드에도 이어졌다. 필드 곳곳을 탐험하는 것이 가능하며, 육상, 수상, 공중에 특화된 동물로 변신해서 이동할 수 있다. 안 PD는 “TL에서는 모든 공간을 심리스하게 연결하고, 플레이어가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 공간을 잘 활용하도록 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서는 순간이동을 줄이고 속도감 있게 필드를 넘나들 수 있는 이동방식이 필요한데 그 해답을 동물에서 찾았다”라며 “각 동물들의 이동 기술을 잘 활용해야 탐험이 가능한 지역도 있고, 동물로 변신해 다른 플레이어를 태우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낮과 밤, 비와 바람과 같은 환경 요소도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활을 쏠 때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사거리에 영향을 미치고, 비가 올 때 라이트닝 마법을 쓰면 단일 스킬이 여러 적에게 동시에 피해를 입히는 광역 스킬로 변하는 식이다. 반대로 플레이어가 일식이나 비바람을 일으키며 게임 내 환경을 원하는 형태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두 번째는 도전 콘텐츠다. 안 PD는 “기존 엔씨 게임은 경쟁에 집중한 콘텐츠가 많았고, 특정 계층과 지역에서는 강한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그러나 경쟁을 통해 정점에 도달하는 것보다 잘 구성된 도전과제를 극복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플레이어가 훨씬 더 많다”라며 “그래서 TL에는 이러한 도전 콘텐츠를 다수 배치하려 했다. 특히 보스를 공략할 때 여러 플레이어가 각 보스의 특징과 기술을 잘 파악하고, 각자의 능력을 활용해 협동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 게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공성전’도 있다. TL에서 공성전은 플레이어 다수가 지형 지물과 주변 환경을 활용해 전략적인 전투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하수구를 통해 성에 잠입하거나, 거대한 골렘으로 활용해 성벽을 파괴하는 등 다채로운 공략이 가능하다. 안 PD는 “공성전에서는 성에 잡임할 수 있는 여러 경로가 있는데, 그 중에는 성의 지하 하수구를 통과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곳은 비가 오면 물이 차서 지나갈 지 못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젝트E의 경우 TL보다 좀 더 늦게 출시될 예정이기에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