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전통 콘텐츠 담긴 길드워 2 신규 확장팩, 서구권서 호평
2022.03.28 16:0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엔씨소프트는 2002년에 북미 게임사 아레나넷을 인수하고 이를 통해 북미, 유럽 시장에 MMORPG 길드워 시리즈를 선보여왔다. 2012년 8월에는 길드워 2를 출시했고, 10년간 각기 다른 특징을 앞세운 확장팩을 출시하며 서비스를 이어왔다. 그리고 지난 2월 28일(현지 기준)에 세 번째 확장팩 ‘엔드 오브 드래곤즈’를 선보였다.
이번 확장팩 핵심 콘텐츠는 신규 맵 4종이 포함된 새로운 대륙 ‘칸타(Cantha)’다. 칸타 대륙은 전작 길드워의 두 번째 챕터 ‘깨어진 동맹’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길드워 2에는 그로부터 200년이 흐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칸타 대륙에서 유저들은 신비로운 힘을 지닌 ‘엘더 드래곤’이 등장하는 스토리를 진행하며 전작에 관련된 비밀을 찾아내고, 새로운 여정을 이어나간다.
그런데 칸타 대륙을 곳곳을 살펴보면 풍경이 낯설지 않다. 기와를 얹은 건물부터 잔잔한 호수에 배를 띄워놓고 낚시를 즐기는 모습 등에서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여기에 OST 역시 ‘동서양의 만남’에 초점을 맞춰 서양 오케스트라에 한국 전통 국악을 접목시켰다. 장구, 북, 꽹과리, 징과 같은 타악기는 물론 대금, 태평소, 단소, 피리와 같은 관악기, 갸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등 현악기가 고루 등장한다. 아울러 편경, 편종과 같은 한국 궁중음악에서 활용되는 악기도 사용됐다.
엔씨소프트가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게임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일찍이 2012년에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오리엔탈 판타지를 선보인 바 있으며, 현재 제작 중인 신작 프로젝트E 역시 지난 17일에 공개된 영상에서 한국을 연상시키는 건축물과 의상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북미 개발사 아레나넷도 길드워 2 신규 확장팩을 통해 한국적인 매력을 더한 대륙을 선보인 것이다.
한국 전통문화는 기존에는 서양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았으나,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킹덤' 등이 흥행하며 세계 각지에서 한국 전통 콘텐츠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길드워 2 신규 확장팩에 대한 해외 평가도 낯설다는 반응보다는 긍정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드워 2: 엔드 오브 드래곤즈는 28일 기준 해외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전문가 평점 83점을 기록 중이다. 북미 최대 게임 전문지로 손꼽히는 MMORPG.com은 “엔드 오브 드래곤즈는 지난 확장팩(가시의 심장, 패스 오브 파이어)의 장점을 모두 담고 있다. 지난 10년 간 이어온 길드워 2 시리즈의 완벽한 정점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대된다”라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아레나넷은 지난 22일(현지 기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3년 간 길드워 2 이용자(액티브 유저)는 두 배 증가했고, 엔드 오브 드래곤즈가 이전 확장팩보다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작년 한 해 길드워 2 매출은 737억 원으로 전년보다 21% 상승했고, 길드워 2를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 북미법인 엔씨웨스트는 작년에 영업이익 24억 원을 기록하며 2015년 후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작년에 리니지W 성과에도 전년보다 매출이 4% 감소하며 정체기에 빠진 엔씨소프트는 서구권 공략을 핵심 과제로 앞세웠다. 서양 진출 교두보 역할을 맡아줄 엔씨웨스트가 길드워 2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작년에 실적개선을 이뤘다는 점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엔씨소프트 글로벌 진출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