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탐방] 4월, 분홍 커비꽃 핀 스위치와 아직 추운 플스
2022.04.01 10:00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기대작이 범람했던 2022년 1분기가 마무리 됐다. 게임 성지 중 하나인 용산역에는 곳곳에서 화사한 커비가 게이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엘든 링, 그란 투리스모 7, 고스트와이어: 도쿄 등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진영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타이틀의 현수막도 여기저기 보였다.
그러나 벽면을 채운 현수막 타이틀의 비중과는 달리 PS 매장은 지난 달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기대작들이 힘을 쓰고는 있어도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이 줄어든 것이 큰 이유로 보였다. “아무래도 그냥 집에서 다운로드를 하면 더 빨리 할 수 있긴 하니까요”라고 말한 매장 관계자의 목소리가 쓰게 다가온 이유는 탐방을 진행하며 더 깊게 알 수 있었다.
분홍빨강, 꽃처럼 화사한 닌텐도 진영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가 출시된 지 어언 두 달. 아르세우스의 판매량이 어느 정도 하향세를 찾아가는 와중에 30주년 기념작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가 출시됐다. 커비 시리즈의 첫 3D 게임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듯 닌텐도 진영 매대는 벌써부터 분홍빛을 띄고 있었다.
특히 아이파크몰 대원샵의 경우 별의 커비 팝업스토어를 추가해 더욱 활기를 띄고 있었다. 이와 함께, 별의 커비 뿐만 아니라 활동형 게임, 마리오 시리즈, 파티게임, 어드벤처 게임 등 네 종류로 타이틀을 분류해 추천 코너를 별도로 만들어 다른 타이틀의 판매도 유도하고 있었다. 가족이나 커플이 많이 찾는 아이파크몰의 특성에 맞춰 디스플레이와 홍보를 진행해 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 고객들도 매장을 지나치며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반면, 트라이앵글 스트래티지의 경우 마니아층의 구매가 조금 있었을 뿐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장르적으로는 아쉽지 않은 결과였기에 스위치를 통해 다음 세대의 SRPG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2022년에 들어서며 닌텐도 진영은 달마다 원활한 메인 타이틀 교체를 보여주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닌텐도 스위치 스포츠가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의 자리를 이어받아 상승세를 이끌 듯 보인다. 이 상황이 이어지면 오는 5월, 가족의 달 시즌에도 닌텐도 매장에는 활기가 돌 것으로 예측된다.
PS, 줄어든 발걸음을 접근성으로 상쇄할 수 있을까?
반면, 플레이스테이션 아직도 겨울 냉기가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그란 투리스모 7이 그나마 숨통을 틔웠고, 오는 7일 출시되는 ‘레고 스타워즈: 스카이워커 사가’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이 있기는 했지만 외에는 특별히 판매량을 보증할만한 타이틀이 없는 것이 큰 몫을 했다. 지난 25일 출시된 ‘고스트와이어: 도쿄’는 찾는 사람이 없진 않았지만 눈에 띄는 판매량을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것이 용산 ‘게임몰’ 관계자와 ‘PS 파트너샵 플러스 가산점’ 매장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모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인기를 끌더라도 이전만큼 매장에 활기가 돌지는 않는다고 한다. 최근 PS5 수급에 숨통이 틔었어도 여전히 보급률이 높지 않은 현 상태와, 직접 패키지를 구매하는 것보다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유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며 타이틀 구매 방문객이 감소하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참고로 방문 당일도 추첨을 통해 PS5를 수령하는 게이머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들이 콘솔을 수령하며 타이틀을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지난 달에 비해 그 수가 적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전문 스토어가 생기며 또다른 ‘플세권’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이번 신 매장은 매장 오픈을 기념해 본체의 디지털 버전을 수량 한정으로 판매하고 타이틀을 할인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 일렉트로마트 게임 코너에 위치한 매장은 오는 17일까지 타이틀과 주변기기를 할인하며 플레이스테이션의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접근성 향상이 오프라인 매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쉬운 4월, PS 매장의 5월은 괜찮을까?
닌텐도 진영의 경우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의 높은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중이고, 이를 ‘닌텐도 스포츠 스위치’가 이어 받는다면 이번 달 또한 아르세우스 만큼의 열기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안정된 상황을 보일 듯하다. 특히 패밀리 타이틀이 많은 닌텐도 스위치의 특성 상 닌텐도 스위치 스포츠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만회할 찬스는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다.
반면 PS 진영은 게임 매장 활성화를 위해 무언가 조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가정의 달 특수를 잡을 수 있을만한 패밀리 타이틀도 공백기인 시점에 오는 6월, 수백 가지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 ‘PS 플러스 스페셜/디럭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AAA급 게임 하나 가격 정도에 데스 스트랜딩, 갓 오브 워,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 등 유명 PS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고, PS1, PS2, PSP 세대의 클래식 게임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이로 인해 앞으로 게이머들은 1년에 AAA급 타이틀 하나 가격을 지불하는 것으로 PS가 제공하는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이 서비스가 Xbox 게임패스와 비슷한 방향성으로 나아간다면 앞으로 출시될 신작 또한 구독을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곳곳에서는 가뜩이나 다운로드 유저들의 증가로 찬 바람이 부는 매장이 얼어붙지 않을까 하는 깊은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전처럼 신작이 나올 때마다 줄 선 사람들이 매장을 감싸는 것까지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좋아하는 게임을 위해 직접 걸음을 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