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블리자드 QA 정규직 전환, 다만 불씨는 남았다
2022.04.08 12:12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QA는 글로벌적으로 게임업계 종사자 중 가장 처우가 열악한 직종으로 손꼽힌다. 다른 직군에 비해 정규직 비율이 낮으며, 노동강도가 높음에도 급여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미국 대표 게임사로 손꼽히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역시 QA 직군 정규직 비중이 낮았고,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를 개발한 레이븐 소프트웨어 QA 직원이 처우 개선을 앞세워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했다.
이러한 와중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자사 QA 직원 1,100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시급도 최소 20달러(한화 약 2만 4,400원)를 인상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회사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사내복지 등도 지원된다.
블리자드 마이크 이바라 CEO는 7일(현지 기준) 직원들에게 송부한 사내 이메일을 통해 위 사실을 알렸다. 아울러 그는 “지난 6개월 간 QA팀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계약직과 정규직 역할에 대한 견해를 회의를 통해 여러 번 설명해왔다. 회사 구성원 모두는 QA가 최고의 플레이 경험을 보장하며 성공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QA 직원에서 레이븐 소프트웨이 소속은 제외되며 급여도 인상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엑티비전블리자드는 “전국노동관계법(National Labor Relations Act)에 따른 법적 의무로 인해 보상체계가 변경될 것이기에 레이븐 소프트웨어에는 급여 인상을 적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레이븐 소프트웨어는 미국 통신노조(Communications Workers of America) 지원을 토대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직원 중 78%가 노조 설립을 찬성했으나 사측은 노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노조 측은 노조 설립에 대한 공식적인 투표를 하기 전에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에 청원을 넣어 현재 위원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와중 액티비전블리자드 측이 레이븐 소프트웨어 소속을 제외한 QA 직원에 대해서만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통신노조 사라 스테펜스(Sara Steffens) 사무총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는 결국 노동자를 분열시키고, 노동조합 결성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액티비전블리자드 사측에 이 상황을 시정하고, 법으로 보장하는 단결권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액티비전블리자드 측은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를 통해 QA 정규직 전환은 작년부터 진행됐으며, 레이븐 소프트웨어 노조 결성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아울러 레이븐 소프트웨어 상황은 레이븐에 한정된 것이라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QA 직원에 대한 처우개선은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노조 설립을 가운데 둔 레이븐 소프트웨어 직원과의 갈등은 마무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