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전의 참맛은 ‘컨커러스 블레이드’에 있었다
2022.06.03 18:12 게임메카 류효훈 기자
흔히 국내 게이머들에게 공성전하면 떠오는 게임을 물어보면, 보통 ‘리니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 말고는 ‘마운트 앤 블레이드’나 ‘진삼국무쌍’ 시리즈와 같이 솔로 플레이 위주 공성전 게임이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과 역할을 수행하며 공성전을 즐기는 ‘모드하우’나 ‘쉬벌리’같은 게임도 등장했다. 넥슨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HP’도 이와 비슷한 게임이다.
이 가운데, 중세시대의 공성전을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게임이 최근 눈에 띈다. 바로 부밍 게임즈가 제작해 스팀에서 부분유료화로 서비스 중인 ‘컨커러스 블레이드’다. 이 게임은 15 대 15로 진행되는 공성전이 주 콘텐츠이며, 플레이어는 여러 병사를 지휘해 다른 유저와 맞대결하게 된다. 패키지가 아닌 부분유료화 요금제로 금액적 진입장벽이 낮아 가볍게 ‘찍먹’하기도 좋다.
다채로운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방대한 스케일의 공성전
모드하우·쉬벌리·프로젝트 HP 등은 자신의 캐릭터만 조작해 공성전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전투가 힘들다. 컨커러스 블레이드는 장군과 부대를 모두 조작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플레이어는 장군 1인으로 나섬과 동시에 30여 명의 부대를 컨트롤해야 한다. 플레이어 수는 최대 15 대 15대로 진행되는 전투지만, 총 유닛 수를 따지면 1,000여 명에 다다를 정도로 엄청난 규모와 스케일을 자랑한다. 여기에 부대를 조정하면서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 달라지는 전략은 이 게임이 가진 매력 중 하나다.
먼저, 장군으로 참여하는 플레이어는 주어진 12개의 무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어떤 무기를 고르냐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관우가 들었던 청룡언월도와 같은 관도를 들어 수비하는 상대방의 진형을 파괴할 수 있고, 단궁이나 화총을 선택하면 원거리로 전투를 지원하게 된다.
이후에는 자신의 부대 타입을 세팅해야 한다. 근접, 원거리, 기마, 기사단, 등갑 등 다양한 종류의 부대를 배치할 수 있다. 관도를 들고 근접 전투에 특화된 부대와 함께 전투에 나서면 플레이어 혼자 적진에서 진형을 무너트린 뒤 부대를 통솔해 거점을 장악하거나, 부대를 앞에 세워두고 단궁이나 화승총으로 뒤에서 공격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또한, 전투 도중 피해를 입은 부대를 회복하거나 떨어진 화살이나 총알을 충전하는 보급소에서 소환했던 부대를 다른 부대로 대체할 수 있다. 진입할 때는 근거리 부대로 함께 돌격한 후 성내에서는 원거리 부대로 바꿔 야금야금 거점을 점령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게 된다. 장군으로만 나서면 다소 단조로울 수 있는 일반적인 공성전 게임이 될 뻔 했으나, 부대 시스템이 더해져 다른 게임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전투 스타일이 탄생했다.
장군으로는 무쌍을, 부대로는 전술을
무기와 부대를 정했다면 15 대 15로 진행되는 공성전에 참여하게 된다. 맵은 크게 2가지 테마로 나뉜다. 동양풍 성 6개와 서양풍 성 10개가 존재한다. 여기에 환경적 요소도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 비가 오면 화약을 사용하는 병사들의 재장전 시간이 늘어나거나, 구름이 많으면 원거리 병종의 공격 정확도가 약간 감소하는 등의 영향이 있다.
공성 측일 경우, 플레이어는 부대를 이끌고 대형 공성병기를 활용해 성 내로 진입해서 거점을 점령해야 한다. 충차를 이용해 성문으로 정면돌파 하거나, 사다리나 공성차를 이용해 성벽을 뚫어낼 수 있다. 반대로 수성 측일 경우, 자신의 부대와 설치된 대포 등을 활용해 성벽이나 성문을 지켜 다른 적들이 못 들어오게 방어해야 한다.
얼핏 장군과 30여 명의 부대까지 통솔해 전투를 진행하라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직접 해보면, 생각보다 쉽다. 3인칭 시점으로 장군을 조작해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스킬이나 궁극기가 시전되고, 언제든지 부대의 전술을 바꾸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병사 하나하나는 그리 센편이 아니라, 장군으로 플레이 하다 보면 장비나 관우처럼 무쌍도 찍을 수 있다.
가령, 성벽으로 가장 먼저 올라가 스킬과 궁극기로 상대 병사를 물리친 뒤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거나, 숨었다가 부대의 돌격 스킬로 같이 돌진해 아군과 함께 앞 뒤로 덮치거나, 피가 없는 상황에서는 ‘F1’이나 ‘F2’로 미리 설정된 부대 진형 배치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는 등 다양한 전투의 재미가 있다.
여기에 장군과 부대를 취향에 맞게 성장시킬 수 있는 RPG적 요소도 더해졌다. 장군의 스킬과 장비 등을 더욱 강화시키거나, 통솔하는 부대의 세부 스탯과 특성을 이속을 빠르게 하거나, 방어를 키우는 등 원하는 방향으로 키우면 된다. 여기에 자신의 캐릭터에 조선시대 장군의 붉은 갑옷이나 십자군의 갑옷 등 스킨을 입히거나, 동서양 유명한 군대들을 고용하는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공성전이 끝나면 매판 마다 상대 플레이어와 병사를 어느 만큼 물리쳤는지, 얼마나 공성에 기여했는지, 어느 경로로 침투했는지 등 정보도 공개된다. 이를 참고해 자신의 플레이에 대해 스스로 피드백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맵에서 어떤 무기, 스킬, 전략으로 어떻게 공성할 지 수성할 지 정하면서 매판마다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친구와 함께 전쟁 신화 한 편 만들어 보자
게임 자체만 놓고 본다면, 다양한 재미가 느껴진다. 캐릭터가 보여주는 액션부터 군사를 조종하는 전략에 성장할 수 있는 RPG적 요소까지 여러 부분에서 즐길 거리가 존재한다. 물론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병종, 성장, 스킬트리 등을 파악해야 하고,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인지 간혹 핑이 높아 렉이 걸리는 등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운영진도 이를 인지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 중인 듯 하니 안심해도 괜찮다.
공성전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먼저, 광활한 필드에서 점령지를 두고 8 대 8 규모로 전투하는 필드전이 있다. 여기에 머물고 있는 성을 벗어나 월드맵으로 나가면 도적단이나 반란군 소탕과 거점 약탈 같은 PvE나 상대 플레이어의 마차에 있는 자원을 약탈할 수 있는 PvP도 준비되어 있다.
충분한 성장을 거친 뒤 가문에 들어가면 이 게임의 엔드 콘텐츠라 할 수 있는 영토전에 참여할 수 있다. 영토전은 말 그대로 월드맵에서 가문이 뭉친 연맹끼리 영토를 쟁탈하는 콘텐츠다. 스케일이 큰 영토전으로 넘어가면, 일본, 대만,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들을 상대로 전쟁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처럼 컨커러스 블레이드는 성을 점령하는 유저간 공성전으로 입문해 나중에는 땅을 점령하는 나라간 영토전까지 점점 스케일이 커져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중세 전쟁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친구와 함께 공성전과 영토전에 참여해 자신만의 대서사시를 써내려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