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더해 퍼즐도 선명해진, 제로 월식의 가면 리마스터
2023.03.06 16:48 게임메카 김인호 기자
흔히 ‘령 제로’, ‘영 제로’ 등으로 불리는 호러 어드벤처 게임 제로 시리즈는, 2001년 당시 동일 장르에서 보기 힘들었던 미소녀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주목받았다.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일본풍 배경이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냈고, 여기에 사진기를 이용한다는 독특한 전투 시스템이 어우러지면서 제로 시리즈만의 개성을 만들어냈다.
이런 제로 시리즈는 3편까지 PS2로 발매되며 괜찮은 접근성을 자랑했지만, 4편의 해외판이 취소된 데다가 닌텐도 Wii 독점으로 발매되면서 진입장벽이 발생했다. 당시 Wii는 국가코드가 있어 해당 국가에서 정식 발매되지 않으면 실행이 불가능했고, 이로 인해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제로 ~월식의 가면~(이하 월식의 가면)’을 플레이해볼 수 없었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던 코에이 테크모는 그래픽을 중심으로 조작 및 편의성을 개선한 리마스터판을 오는 3월 9일 정식 발매할 예정이다. 플랫폼도 PS, Xbox, PC 등 다양하게 지원하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미지의 섬에 둘러싸인 비밀
월식의 가면은 전작들과 이어지지 않는 외전 스토리 작품으로, 10년 전 농월도라는 섬에서 벌어진 5명의 소녀 유괴사건의 진실을 다룬다. 주인공 미나즈키 루카와 아소 미사키, 츠키모리 마도카 3인은 사건의 당사자들로 이 때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다. 그러나 5명 중 나머지 2명의 친구가 잇따라 죽으면서 당시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문을 품게 되고, 결국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농월도로 향하게 된다.
이 농월도에는 기억을 점차 잃어가며 나중엔 환각을 보기도 하는 풍토병이 있다. 병명은 ‘월유병’으로, 치료를 위해 이 곳에 있는 병원과 요양소에서 많은 실험과 의식이 진행됐지만 실패하고 만다. 농월도에 들어선 주인공들은 월유병으로 인한 빙의와 혼령들을 마주하며 차츰 10년 전 사건의 전말을 깨닫게 된다.
게임에는 앞서 소개한 3명의 소녀 주인공 외에도 키리시마 쵸시로라는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3편에서 등장했던 남자 주인공이 스토리와 연계가 부족한 탓에 많은 비판이 나왔던 것에 비해, 4편의 키리시마 쵸시로는 게임에 잘 녹아들며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유일하게 성별이 다른 주인공인 만큼 사건의 진실에 깊이 연관돼있으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에게 감춰진 반전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기를 활용한 전투와 긴장감을 높이는 특수 시스템
제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사영기’라고 하는 사진기를 사용해 전투를 진행한다. 원령들이 적의를 드러낼 때 버튼을 눌러 촬영하면 공격이 가해지는 방식으로, 일정 대미지 이상을 누적시키면 원령을 봉인시킬 수 있다. 더불어 최대한 참았다가 정확한 타이밍에 촬영하면 더 큰 대미지가 들어가는 시스템의 존재 덕에 전투가 지루하지 않다.
특히, 2편부터 추가된 ‘페이탈 프레임’과 강화 렌즈는 이 같은 전투 재미를 더욱 극대화시킨다. 먼저 페이탈 프레임은 대전 격투 게임의 ‘저스트 프레임’과 유사한 기술이다. 특정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면 추가 공격이 나가는 시스템으로, 월식의 가면 개발자는 ‘페이탈 프레임을 배우기 전과 후의 전투 경험이 아예 다르다’라며 호평하기도 했다. 페이탈 프레임은 시리즈를 관통하는 중요 전투 시스템인 만큼 이번 리마스터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이어 강화렌즈는 사영기에 장착할 시 다양한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일정시간 동안 적에게 주는 피해를 증가시키거나, 4연속 자동 촬영이 가능해지는 등 10가지 넘는 종류가 있으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습득할 수 있다. 더불어 영석 조각으로 사영기를 개조하고 촬영 포인트로 소모품을 구매하는 요소들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선명해진 그래픽과 개선된 편의성
이번 리마스터는 그래픽을 최우선 과제로 둔 만큼 이 부분에서 확실한 향상이 이루어졌다. 2008년 발매된 원작과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그래픽이 선명해졌으며, 이로 인해 제로 시리즈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캐릭터 디자인도 보다 깔끔해졌다. 특히 이 그래픽 발전은 단순히 보는 즐거움 외에 게임 진행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퍼즐 요소를 풀기 위해 오브젝트를 확인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그 밖에 원작에서 많은 불만이 있었던 자잘한 버그들이 수정되었고, 진행이 쉽지 않았던 피아노 조작 부분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피아노 연주와 선율이 스토리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개발진은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몰입감을 중요하게 다뤘다고 밝힌 바 있다.
제로 ~월식의 가면~은 PS4, PS5, Xbox One, Xbox 시리즈 X/S, 닌텐도 스위치, PC로 즐길 수 있으며, 한국어는 정식 지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