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드 엑스퍼트, '짬뽕 게임' 느낌 벗고 개성 드러났다
2023.03.21 00:00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베일드 엑스퍼트는 프로젝트 D로 소개됐던 당시 여러 게임의 익숙한 면을 종합했다는 평을 받아 재미는 있지만 색다른 점이 없다는 아쉬운 평을 들어왔다. 알고 있는 맛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군데군데 드러나는 몇몇 게임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차별점을 찾기도 힘들다는 평이 중론이었다.
이에 베일드 엑스퍼트라는 새 이름과 함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보강을 이어나갔다. 지난 6월 진행한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아군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미니맵의 전략적 기능 추가와 직관적인 UI 개선으로 편의성 중심의 개선을 보여줬고, 이번 테스트에서는 신규 콘텐츠 중심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을 예고했다. 개인전, 팀 데스매치 등 여러 신규 모드가 추가됐으며, 밀밭, 코리아 타운 등 다양한 콘셉트와 지형을 가진 맵도 추가됐다. 그렇다면, 한 차례 더 개선된 베일드 엑스퍼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달라진 만듦새와 쾌적해진 움직임
베일드 엑스퍼트는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서 싸우는 PC 슈팅 게임으로, 고유한 개성과 특성을 지닌 요원이 되어 지형지물, 물품 구매 시스템을 이용하며 다른 유저와 겨루는 TPS 장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신규 캐릭터 리타가 추가돼 총 열 명의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이 중 기자가 플레이한 캐릭터는 영식이다. 시야를 밝히는 것에 특화된 지원형 캐릭터다.
우선 영식을 지원형이라고는 칭했으나, 무기 구매 통해 언제든 전략적인 역할 변화가 가능하다. 캐릭터가 가진 특성은 다른 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퍽’과 비슷한 역할에 그치게끔 밸런스가 잡혀져 있다. 즉, 무기를 활용한 전략과 전술은 모든 캐릭터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영식의 기본무기처럼 사용되는 스캔보우 또한 상점에서 언제든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시야 확보를 용이하게 만드는 도구로 탄환은 적지만 착탄지점에서 일정 범위 이상을 밝혀 아군에게 큰 도움을 주는 장비다. 범위도 좁지 않은 편이고, 원하는 곳으로 차징해 발사만 하면 착탄 후 즉시 작동하기에 공격에 미숙한 유저들이 주변을 지원하고 상대를 몰아넣는 일에 유용하다.
이번 테스트에서 튜토리얼보다도 눈에 담긴 것은 상점 시스템이다. 지난 비공개 테스트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일반전에서 팀 업그레이드가 세 종류에서 하나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차별화 포인트를 더욱 많은 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점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업그레이드를 충실히 진행하기만 해도 아군의 장전 속도를 늘리고 탄 확보를 도우며 가젯 소지량을 늘려주는 등, 생존과 교전에 크게 도움이 되는 유틸성이 강화돼, KDA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보조가 가능하다.
또 눈에 띄는 점은 파쿠르 모션의 간략화다. 이동이나 회피 장전 등 이동과 전투에서의 허비 시간을 줄여 더욱 쾌적한 전투가 가능해졌다. 이는 특히 시가전이 주가 되는 팀 데스매치에서 빛을 발했다. 매칭 시스템에도 변화를 줘,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군을 채택해 매칭을 진행할 수 있게끔 하는 편의기능 등도 만나볼 수 있었다.
새로운 모드, 새로운 맵, 새로운 전략
개선된 시스템과 기본 구성을 살펴봤으니 이제 신규 콘텐츠를 살펴보자. 새롭게 추가된 모드 팀 데스매치의 경우에는 리젠되는 상대 팀을 최대한 많이 쓰러트려 먼저 목표 점수를 달성하면 되는 모드다. 이 모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 것은 바로 주변 차량을 활용하는 법이었다. 베일드 엑스퍼트에 존재하는 차량이나 폭발물은 일정 대미지를 입으면 폭발하는데, 이를 활용해 차량 뒤에 숨어 있는 적을 기절시키거나, 기절한 적을 마무리할 수도 있어 환경 활용의 재미를 살렸다. 또, 매 라운드마다 자기장의 범위가 달라져 동일한 맵도 매번 다르게 활용을 해야한다는 점이 흥미를 더했다.
8인이 골드를 두고 벌이는 개인전, 쇼다운 모드는 배틀로얄에서 최후의 난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알맞은 모드처럼 다가왔다. 이는 자신이 처치한 상대의 코인을 습득해 최후의 1인이 되는 모드인데, 모드 특성에 맞춰 아이템을 앞에 두고 적을 유인해 처리하거나, 좁혀들어오는 자기장을 잘 확인해 양각으로 적을 처리하는 등 기존 배틀로얄 게임에서 활용하던 전술을 즉시 사용할 수 있어 익숙한 재미를 느꼈다. 파밍은 탐색이 아니라 코인을 통해 장비를 구매하는 방향인 만큼, 랜덤 요소는 줄고 전투 진입 시간은 빨라져 교전의 맛을 느끼기 좋았다.
그래도 베일드 엑스퍼트의 진가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은 팀 단위 폭파 미션이었다. 앞선 모드가 점수가 우선시 되거나 생존이 우선시 돼 캐릭터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경우가 다소 적었다면, 폭파 미션에서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전략적이고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폭파 미션 플레이 맵인 코리아 타운 또한 이전에 들었던 맵 밸런스의 아쉬운 점을 잘 보강한 모습으로 출시돼 어느 하나가 무작정 불리한 상황만 벌어지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오리지널리티, 피드백을 통해 잡을 수 있기를
정리하다면, 현 단계에서 베일드 엑스퍼트는 프로젝트 D에서 들었던 ‘짬뽕게임’이라는 단점을 상당히 희석시키고 개성을 정립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볼 수 있다. 빠른 TTK와 넓지 않은 맵으로 매 판이 짧고 빠르며, 팀 게임으로서 높을 수도 있는 진입장벽은 AI 매칭 도입 등을 통해 충분히 연습한 후 게임에 뛰어들 수 있게도 준비했다.
다만 완전히 ‘좋아졌다’고 희망적인 전망을 하기에는 조금 불안하다. 전반적으로 입문자에게도 친절한 시스템이 확보되기는 했지만, TPS라는 장르의 특성을 극복하고 많은 유저를 모을 만큼의 재미나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여전히 희미하기 때문이다. 더해 연승을 이어나가는 팀으로부터 역전의 수단이 부족하다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요소다. 물론 파밍이나 아이템 약탈 등이 가능하기는 하나, 근본적인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키카드를 하나쯤 채비해두면 좋을 듯하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오는 30일, 스팀에서 다시 한번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단초를 쌓은 만큼, 적극적인 유저 피드백을 수렴하고 서버 안정성이라는 기틀을 잘 다진다면 독특함이라는 메리트는 없어도 아는 맛을 가진 세련된 TPS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