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조작 하고 싶어지는 SF MMORPG, 아레스
2023.07.11 18:15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최근 PC와 모바일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MMORPG가 많아지고 있지만, 세간의 평가는 여전히 PC게임보다는 모바일게임에 가깝다. 자동사냥을 켜두기가 편하고 화려한 그래픽을 더 큰 화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정도를 제외하면 기반이 모바일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세 판타지, 최고에 올라서라는 멘트, 자동전투, 무한 강화라는 도식은 모바일게임 유저들에겐 익숙한 요소였으나, PC/콘솔 게이머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예정인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도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아레스는 핵심 콘텐츠인 세계관과 전투를 강조하며 시선을 환기시켰다. 주류와 다소 거리가 있는 SF 콘셉트에서 대중성을 끌어내면서, 기존 멀티플랫폼 MMORPG와 다른 전투 시스템으로 능동적인 플레이를 유도했다. 지난 10일 진행한 아레스 미디어 체험회는 이 차별점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차별성 있는 SF 세계관과 매력적인 비주얼
시연회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아레스의 커스터마이징은 게이지와 좌표 조정 형식을 적용해 처음 볼 때는 다소 난해했지만, 좌표로 위치를, 게이지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별다른 어려움 없이도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튜토리얼에서는 스토리 도입을 위한 소개와 대화 등으로 구성된 긴 컷신이 유발하는 지루함을 줄이도록 미니게임을 넣어 재미를 더했다. 도입부에서 느껴진 다소 도식화된 스토리는 조금 아쉬웠지만, 반복사냥과 밋밋한 대화로 끝맺는 튜토리얼이 아닌 것만으로도 흥미를 끌었다.
아레스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만큼, 맵은 행성 단위로 큰 차이가 있다. 각 행성은 극명하게 구분되는 스토리와 환경을 가지고 있어 스토리를 진행하거나 전투를 즐기며 보는 맛을 더한다. 각 행성은 몬스터 레벨에 차이가 있어 성장을 하다 보면 모든 지역을 자연스럽게 둘러보게 된다.
편의성 강화와 슈트 전환으로 한결 편해진 수동조작
지스타 버전에 비해 가장 크게 다가온 차이점은 역시 PC 조작법 개선이다. 키보드로만 구성된 조작에서 키보드/마우스 조작으로 변화하며 조금 더 액션 RPG에 가까운 손맛을 보여준다. 다소 어색했던 키배치에서 벗어난 조작법은 기존 PC게임에서 보던 방식과 비슷해 적응이 어렵지 않고, 커서 모드와 다이나믹 모드라는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해 유저 개인이 익숙한 카메라 조작법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끔 했다. 더해 액션게임 조작의 재미를 극대화하도록 게임패드도 지원한다. 패드 지원이 희귀한 사례는 아니지만, 아레스의 경우 그 활용도가 굉장히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투 역시 일부 모바일 MMORPG처럼 막연히 맞으면서 물약만 먹는 전투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쿨타임마다 최대 2회의 회피를 제공하고, 슈트의 특성에 따라 방어나 반격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게 디자인했다. 긴 물약 쿨타임과 방어를 사용해도 대미지가 경감되기만 할 뿐 무효화되지 않는 리스크로 판단과 조작의 중요성을 더욱 늘렸다. 대신, 슈트 체인지로 슈트를 바꿀 경우 쉴드를 재충전하고, 짧은 무적 시간과 버프를 제공해 조작과 함께 연계의 재미도 추가했다. 전투 중에는 탄도와 장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타이밍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자연스럽게 컨트롤을 활용하게 된다.
플레이어가 착용 가능한 슈트는 기동성이 핵심인 헌터, 강한 공격과 방패를 활용한 방어가 핵심인 워로드, 광범위한 마법 기술을 사용하는 워락, 건틀릿을 활용한 근접전과 포격이 특징인 엔지니어로 나누어진다. 적극적인 슈트 체인지와 상황에 맞춘 판단이 요구된다. 전투로 게이지를 모아 강력한 한 방을 선보이는 버스트 스킬은 덤이다.
아레스의 전투는 단순 전투력 싸움이 아니라 이 전투를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가 중요하다. 흔히 닥사라고 말하는 필드 사냥 중에도 자동과 수동일 때의 차이가 크다. 자동전투에서는 패턴에 맞춘 방어나 회피를 활용하지 않아 적의 공격을 그대로 맞기 때문이다. 이에 자동전투에도 단순히 강한 세팅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적의 공격 타입에 맞춘 슈트를 세팅하는 등 최대한 사냥에 공백이 없는 효율적인 세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즉, 아레스는 물약과 전투력보다도 수동 조작과 슈트 체인지, 회피와 후판정 시스템이 가져다 주는 이해도가 중요하다. 슈트 체인지의 짧은 무적시간으로 패턴을 막아내고, 앞서 쓰던 슈트의 버프를 적용 받는 스킬로 후속타를 넣는 방식의 연계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아레스 또한 유저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레이드 딜 기여도 제공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재화 및 재료의 복잡함, 가이드 필요할 것
레이드 외에도 아레스에는 10 대 10 PvP, 파티 레이드, ‘탑’ 콘텐츠로 알려진 모리아 기지 등 다양한 전투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정식 출시 이후로도 다양한 대규모 PvP 콘텐츠와 레이드 등을 추가할 전망이다. 즐길 거리가 많다는 것은 충분히 반길만한 일이지만, 재화 및 재료 운용의 편의성은 다소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아레스는 3종의 슈트와 여기에 부착되는 다양한 장비들을 강화하는 것이 기본 전제인데, 한 슈트에는 주무기, 보조무기, 목걸이, 팔찌 성물 3종(알파, 베타, 감마)를 장착해야 하며, 장비에 따라 옵션이 랜덤으로 부여되기도 한다. 캐릭터의 내실을 채울 도감 콘텐츠에 투자할 장비까지 고려한다면, 유저 개인이 관리해야 할 장비와 재화의 종류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같은 타입 장비의 일괄 강화를 제공하는 등 일부 편의 기능을 살펴볼 수 있었으나 이것이 실제 플레이에서 어떻게 작용할 지가 중요하다.
아레스에는 개발사의 노하우로 다져진 액션이 보장돼 있다. 중요한 것은 이제 이 액션을 누구나 손쉽게 만나볼 수 있는가다. 잘 만든 액션이라도 BM이나 난이도 등으로 아무나 즐길 수 없게 된다면 국내 게이머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에는 요원하다. 일단 지난 10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합리적인 BM 구조와 성장 과정에서 드는 피로감을 최소화한다고 밝힌 바 있기에, 아레스의 실제 재미를 손쉽게 체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아레스는 오는 7월 25일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