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선수가 음바페와 동급? EA FC 24 선수 등급 논란 지속
2023.07.28 16:51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피파' 이름을 떼고 새롭게 시작하는 EA 스포츠 FC 24 혼성 팀 구성과 선수 능력치 설정을 두고 게이머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핵심 콘텐츠인 얼티밋 팀에서 남녀 혼성팀 구성이 가능한데, 얼티밋 팀 히어로 남성 선수와 여성 선수 등급이 비등하다. 이 부분이 현실축구를 지향해온 기존 게임성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EA 스포츠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FC 24 얼티밋 팀 히어로 선수 명단을 5명씩 공개하고 있다. 1일차에는 웨슬리 스네이더(세리에 A/네덜란드), 잔루카 비알리(세리에 A/이탈리아), 빅상트 리자라쥐(분데스리가/프랑스), 카를로스 테베즈(프리미어 리그/아르헨티나), 알랙스 스콧(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영국)이 공개됐다. 이들의 등급은 순서대로 91,91,90,90,88이다.
이어서 2일차에는 나딘 케슬러(프라우엔-분데스리가/독일), 루도빅 지울리(라리가/프랑스), 토마스 로시츠키(분데스리가/체코), 은완코 카누(에레디비지에/나이지리아), 욘 아르네 리세(프리미어 리그/노르웨이)다. 에레디비지에는 네덜란드 프로 축구 1부 리그이며, 프라우엔-분데스리가는 독일 여자축구 1부 리그다. 이들의 등급은 순서대로 90, 88, 88, 87, 87이다.
마지막 3일차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분데스리가/불가리아), 소니아 봄파스토르(프랑스 1부 리그/프랑스), 야리 리트마넨(에레디비지에/핀란드), 후이 코스타(세리에 A/포르투갈), 파울로 푸트레(리가 포르투갈/포르투갈)이다. 이 중 여성 선수는 소니아 붐파스토르이며, 등급은 순서대로 88, 89, 89, 89, 89다.
앞서 이야기한 선수 중 여성 선수는 알랙스 스콧, 나딘 케슬러, 소니아 붐파스토르까지 3명이며 능력치는 각각 88, 90, 89다. 이는 함께 소개된 월드클래스급 남성 레전드 선수들에 준하거나 높다.
물론 얼티밋 팀 히어로는 전설적인 축구 선수를 기념하는 의미를 담은 카드로, 만화 속 슈퍼 히어로를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판타지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번 타이틀에는 앞서 밝힌대로 얼티밋 팀에서 남성과 여성 혼성팀이 가능하며, 피파 23 표지모델을 맡았던 남녀 선수인 킬리안 음바페와 서맨사 커의 FC 24 능력치가 91로 동일하다.
두 선수 모두 각 리그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대표적인 인물이지만, 남성 프로 축구씬에서도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되는 음바페에 비해 객관적으로 실제 능력치와 경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서맨사 커가 한 게임에서 같은 오버롤 능력치를 가지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EA 스포츠 가레스 리더(Gareth Reeder) 수석 프로듀서는 지난 19일에 게재된 해외 매체 게임스레이더(gamesradar)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성과 여성 간 등급, 특성, 애니메이션 등이 차이가 없다"라며 "이 모든 것은 (얼티밋 팀에서) 동일하게 작동한다. 남녀 선수 등급은 그들이 현실 세계에서 경쟁하는 각 대회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EA 존 쉐퍼드(John Shepherd) 수석 프로듀서는 19일 게재된 IGN과의 인터뷰를 통해 얼티밋 팀은 판타지 모드이며, 국적·리그·소속팀이 다른 판타지 팀을 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 설명했다. 아울러 현실 팀을 플레이하고 싶다면 킥 오프 등 다른 플레이 모드가 있다고 언급했다.
현실축구의 시뮬레이션화를 모토로 한 기존 시리즈를 즐겨온 팬 입장에서는, 남성과 여성 선수 능력치가 비등하다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현실 축구에서는 극복할 수 없는 신체적 능력치 한계를 반영해 남성과 여성 리그를 분리해 운영 중이다. 얼티밋 팀에도 남성과 여성이 분리된다면 여성 선수 합류를 반대할 이유가 없으나, 혼성 팀 구성이 가능하기에 여성 선수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남성 축구선수들이 더 낮은 능력치를 받게 되는 등 현실축구의 방향성이 흐려진다는 지적이다. 양쪽이 통합되며 게임 핵심 과금상품인 카드팩에서도 원하는 선수를 뽑기 어려워지리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