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 출시 약 1년, 달라진 것 있을까?
2023.08.03 19:35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앱플레이어는 모바일 게임을 PC로 플레이하는 안드로이드 OS 에뮬레이터다. 매크로, 키 설정, 여러 게임 동시 구동 등이 가능해 리세마라(무료로 획득한 재화로 원하는 캐릭터 등을 얻을 때까지 리셋을 거듭하며 첫 뽑기를 돌리는 것)나 자동사냥 및 반복작업이 많은 모바일게임 플레이에 주로 쓰였다. 하지만 트로이의 목마 바이러스 발견 등 보안 이슈로 기존 에뮬레이터를 포기하고 대체재를 찾는 게이머도 늘어났다. 그때 눈길을 끈 것이 구글이 직접 서비스하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는 구글이 직접 개발한 앱플레이어로 작년 8월부터 국내에서 베타 버전으로 서비스 중이다. 서비스 초기에는 구글 공식이라는 안정성이 메리트지만, PC 최적화가 불안정하고 지원하는 게임이 적어 이내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약 1년이 지난 현재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는 과연 나아졌을까? 여러 게임을 해보며 직접 확인해봤다. 테스트에 사용한 PC 사양은 CPU AMD 라이젠 7 2700X(8코어), GPU 엔비디아 지포스 GTX 1660 Ti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해낸 최적화는 강점
가장 큰 변화는 지원하는 게임 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1년 전에는 30개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100개 이상이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였던 '할 게임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차차 해결되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많은 게임을 더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로 구동할 수 있는 게임은 물론, 게임사가 자체 PC 클라이언트를 지원하는 모바일게임도 추가되며 PC로도 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 게임을 모아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강화됐다.
요구사양은 큰 변화가 없었다. 여전히 SSD를 필수로 갖춰야 하며, C: 드라이브가 아닌 곳에 다운로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도 최적화에 있어서는 1년 전보다 안정성이 높아졌다. 첫 공개 당시에는 짧으면 20분, 길게는 1시간에 한 번 꼴로 종료되기도 했으나, 이번에는 1주 이상 플레이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강제종료되지 않았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퍼플처럼 게임사 자체 런처를 사용하는 게임과 구글 플레이 게임즈 베타 게임을 동시에 돌려도 튕기는 일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안전한 환경에서 PC로 모바일게임을 하고 싶다면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앞서 말한대로 안정성은 상당히 개선됐지만, 타 앱플레이어와 비교하면 부가기능은 부족하다. 특히 여러 종류 게임을 동시에 돌리거나 모바일 터치 기능을 키보드로 소화할 수 있게 돕는 가상 키 기능은 미비하다. 앱플레이어로 주로 이용하는 유저들이 폰이 아닌 PC로 게임을 하는 이유는 안정성이나 높은 사양으로 플레이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보다는 여러 게임을 동시에 플레이하며 보상이나 아이템 파밍 등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더 크다. 따라서 한 번에 게임 하나만 구동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앱플레이어 유저 수요에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구글 공식 프로그램인만큼 보안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최적화 등이 개선되며 안정성도 높아졌다. 아울러 앱플레이어 설치 및 인증 과정 역시 처음 해본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에, 이 부분이 부담스럽다면 구글 플레이 게임즈가 좀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즉, PC의 높은 사양과 큰 화면에서 리세마라나 파밍에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 쓰는 편의성 기능에 가깝다.
구글 플레이 게임즈와 기성 앱플레이어는 공존할 수 있다
테스트 버전 출시 당시 구글 플레이 게임즈에 기대된 부분 중 하나는 불안한 기존 앱플레이어를 대체할 수 있느냐였다. 1년 뒤 확인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다’다. 많은 게임을 편하게 돌리거나, 매크로 등을 사용해 자동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유저에게는 매력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즉, 구글 플레이 게임즈는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즐기세요”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보다 안전한 환경과 좀 더 높은 사양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에게 알맞다. 만약 본인이 즐기는 게임이 구글 플레이 게임즈를 지원한다면 한 번 사용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이후로도 지금과 같은 편의성 업데이트와 게임 추가를 이어나간다면 일상에서 편하게 쓸만한 앱플레이어가 되어주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