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와우치 시로 CLE 이사 "한국 게이머와 더 접하고 싶다"
2023.08.11 15:01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PS3 시절부터 콘솔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라면 카와우치 시로라는 이름을 잊지 못할 것이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IEK) 사장을 역임하며, 콘솔 불모지로 불린 한국에서 다양한 게임의 현지화를 비롯해 여러 타이틀 발매에 힘썼다. 특유의 콧수염과 인상 덕에 소니 측 관계자임에도 ‘마리오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PS4 국내 론칭 이벤트에서는 수많은 게이머들의 환호를 마주해 눈물을 쏟는 등 한때 '한국 게이머가 가장 사랑하는 일본인'으로 불리기도 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SIE 재팬 아시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한국을 떠난 카와우치 시로는 2021년부터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이하 CLE)에 합류해 이사 겸 한국 지부 팀장을 역임하고 있다. CLE는 주로 니혼 팔콤(이하 팔콤) 게임을 유통하며, 현재는 오는 9월 28일 출시되는 ‘이스10 노딕스(YS 10: Nordics 이하 이스 10)’ 발매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메카는 지난 8일, 일본 시나가와구 니시고탄다에 위치한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이하 CLE) 본사에서 이스 10 출시를 기념해 첸 웬웬 CLE 대표(이하 첸 대표) 와 카와우치 시로 CLE 이사(이하 카와우치 이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카와우치 이사의 근황과 이스10 한국어판 발매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Q. CLE는 한국에 상당히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최근 한국 콘솔 시장이 많이 성장했는데, 그 과정을 함께 한 카와우치 이사의 의견이 궁금하다.
카와우치 이사: CLE는 설립된 지 4년 된 회사고,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SIE) 출신이 대부분이다. 첸 대표는 SIE 현지화 담당자였고, 아시아 시장을 맡았다. 일본 게임을 아시아에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회사이고, 많은 전문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 이스 10을 소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지금까지 많은 회사를 거쳤는데, 지금 CLE라는 퍼블리셔에 있다. PS 말고 다른 플랫폼에도 게임을 많이 전파하고 싶다.
첸 대표: 카와우치 씨가 말씀하신 대로 SIE에선 아사아 로컬라이즈 담당자였다. 한국 아시아 마켓은 PS 위주였는데, 이제는 스팀, 닌텐도 같은 플랫폼도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저도 게임을 좋아하며, 유저분들에게 PS 말고도 게임을 어떻게 전달 전달할까 고민하다 회사를 만들었다. 이스 9 부터 이번에 출시될 이스 10까지 많은 유저들이 응원해주셨고, 매우 감사하다.
Q. 코로나 19이후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첸 대표: 코로나 19 이후에는 주로 온라인 행사를 진행했다. 코로나가 진정되었으니 오프라인 이벤트도 열 예정이다. 한국에는 지스타도 있으니, 적극적으로 한국 유저들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카와우치 씨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벤트로 같이 갈까 생각한다.
Q. 카와우치 이사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한국 팬들이 많은데, 최근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향후 한국 팬들과 만나는 자리도 마련될 수 있을까?
카와우치 이사: 다들 잘 아시듯 소니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한국에 이벤트 차 방문한 적이 있다. 다른 회사에서도 잠시 아시아 관련 사업을 한 적이 있다. 첸 대표와는 25년간 함께 일했는데, 회사를 설립한 것을 알게 됐고, 많은 일을 하고 계신 것이 걱정되어 이렇게 함께 하게 되었다. CLE 한국 지부도 창립 2년을 맞이한다. 팀장으로 한국에 2회 정도 갔고, 매달 가려고는 하는데 쉽지는 않다.
첸 대표: 제가 주변에 폐 끼치고 다니는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오신 것이라 생각한다. 카와우치 이사의 주요 업무는 나에게 제대로 일하라고 화내는 것이다.
Q. CLE 인원 구성과 궁극적인 기업 목표는 무엇인가?
첸 대표: 본사, 한국지사, 타이완지사 3곳에 정사원 42명이 있다. 도쿄에 29명, 한국에 13명이 재직 중이다. 팀구성은 현지화, QA, 비디오 마케팅, 마스터 진행 관리 패키지 팀 등이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CLE 콘텐츠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일 같다. 처음엔 한국 거점도 지사도 없었기에 한국에 일본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이 목표였고, 한국 팬 분들 덕분에 이를 이뤘다. 이후에는 CLE 만의 콘텐츠를 전하는 것이 목표다. 개인적 목표는 10년, 20년 후 카와우치 씨가 은퇴하기 전에 칭찬받는 것이다.
카와우치 이사: 20년...? 죽기 전까지 일 해야 하나?
Q. CLE에서 퍼블리싱 하는 게임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또 이후 게임 유통 계획도 궁금하다.
첸 대표: 게임 선정 기준은 사업성도 따지지만, 평범하게 성공하는 타이틀보다 우리 회사가 성공시킬 수 있는 작품을 위주로 선정한다. 이러한 점에서 팔콤 게임은 모두 CLE가 맡아 유통했다.
카와우치 이사: 회사에서 주로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장기 계획도 진행하고 싶다. 신생 기업이 먼 미래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콘솔 시장이 특정 플랫폼 독점에서 멀티 플랫폼 출시로 바뀌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작업량이 증가하는 등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첸 대표: 플랫폼이 늘면 업무량이 다소 늘어난다. 개발 부분에서 40~50%까지 추가 업무가 발생한다. 현지화 팀이 고생하는데, 튜토리얼에서 조작 방식이 바뀌고, 이에 캐릭터 말투도 변화해 프로그래밍 보수가 많다. 간혹 플랫폼 전용 용어를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힘들지만 특히 팔콤 게이머 요구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는 중이다.
Q. 작년에 ‘여의 궤적’ 팝업스토어가 열렸었는데, 이스 10 발매 기념 팝업스토어도 있나? 또 이스 10은 일본과 한국에 동시 발매되는데 다음 작품도 그럴 계획인가?
첸 대표: 작년 팝업스토어는 프로모션 위주였고, 예상을 넘어서는 호응을 얻었다. 우린 현지에 없었지만, 참여하신 분들 표정이 밝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번에는 동시 발매에 최대한 집중하고 싶어서 팝업스토어 같은 것은 기획하지 못했다. 물론 작년 호응에 힘입어 팝업 스토어 등도 준비할 생각은 있다.여의 궤적 1때는 엔진 때문에 한국어 버전 발매에 6개월이 걸렸고, 다음 작품은 1개월로 단축했다. 이스 10도 동시 발매 얘기를 꺼냈을 때 (카와우치 이사에게) 혼이 많이 났다. 사실 닌텐도 스위치까지 동시 발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현지화와 QA 팀에서 유저 분들이 원하면 노력해 보자며 의견을 모았다. 많이 플레이 해주시면 앞으로도 (동시 발매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카와우치 이사: 처음 동시 발매 이야기가 나왔을 때 반대를 한 건 아니고 불가능하다 했을 뿐이다. 여러 기기로 출시하는데 일본어 개발 소스는 부족했고, 불가능 요소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현지화, QA, 마케팅, 모두 고생했다고 전하고 싶다.
Q. 이스 10은 일본에서 Cero C 등급(12세)를 받았는데, 한국에서는 등급이 청소년 이용 불가와 12세로 나뉘어져 있다. 무슨 차이인가?
카와우치 이사: 한국에 등급분류 신청했을 때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지적 받은 요소를 수정해 다시 심사를 받아 12세 등급을 받았고, PS에서는 일본 원본 그대로인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 무료 DLC를 추가하고 무료 DLC 서비스가 없는 닌텐도 스위치는 패키지는 18세, 다운로드는 12세로 조절했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첸 대표: 짧지만 긴 4년이 지났고, 많은 성원에 감사한다. SIE 때는 한국 유저와 소통하기 힘들었는데, CLE 한국 지사를 설립하니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어 공부가 되고 자극도 받는다. 한국 유저와 많이 접해가고 싶다.
카와우치 이사: 한국은 매우 열정적이지만 빨리 식기도 한다. 일부 새 하드웨어를 낼 때 규제와 제약 때문에 늦게 출시되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면 다들 뜨거운 영혼으로 호응해 주셨을 것이다. PS4는 일본보다도 출시가 빨랐고 반응도 매우 뜨거웠다. 그것이 진짜 한국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한국은 첫 번째로 타이틀을 발매해야 하는 나라고, 소니 내부에서도 중요 마켓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나이는 많지만, 한국 여러분과 더 접하고 함께 하고 싶다. 앞으로도 뜨거운 호응 해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