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액션 대신 묵직한 콤비 연계로 바뀐 이스 10 체험기
2023.08.19 15:00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이스 시리즈는 명작이라 불리는 7편부터 공격 속성을 가진 동료와 함께 전투를 펼치는 시스템이 완성됐다. 파티 멤버는 각자 할당된 스킬을 적에게 활용하며 전투했고, 플레이어는 캐릭터 하나를 직접 조작해 적과 싸웠다. 이런 시스템은 동료와 함께 싸운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동료 스킬을 외우거나 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다소 귀찮은 점도 있었다.
그런데 오는 9월 28일 출시되는 시리즈 신작 이스 10 노딕스(Ys 10 Nordics 이하 이스 10)에서는 이런 시스템이 사라졌다.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멤버는 단 둘이고, 전투는 싱글과 콤비 모드로 나뉘며, 콤비 모드에서는 두 명을 동시에 조작해 공격한다. 원래도 멤버와 함께 적을 공격했었는데, 동시에 조작한다는 차이를 알기 어려웠다. 기존에 잘 만들어진 시스템을 포기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 9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Wall&Wall 행사장에서 이스 10 출시를 기념해 체험 행사가 열렸다. 과연 새로운 전투 시스템은 전보다 매력적이고 재미있을지, 게임메카가 체험해봤다.
빠르고 가벼운 싱글 모드, 느리지만 묵직한 콤비 모드
이스 10에서는 파티 멤버가 아돌과 카쟈 둘로 고정되는 대신, 전투가 싱글, 콤비 모드로 나뉜다. 싱글 모드에서는 전작과 같이 빠르고 경쾌하게 공격한다. 아돌과 카쟈 둘 중 하나를 골라 전투하고, 각자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은 콤비 모드에 비해 발동이 빠르고, 마나 소모가 적다.
콤비 모드에서는 아돌과 카쟈가 동시에 공격한다. 공격 속도는 싱글 모드보다 약간 느리며, 버튼 한번에 2회 공격한다. 콤비 모드는 방어 버튼을 누르면 활성되는데, 방어 하고 있다면 콤비 모드, 달리거나 회피하면 싱글 모드인 셈이다. 방어하는 동안은 이동 속도가 느려지고, 공격하는 동안 이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싱글 모드와 비교해 전투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
방어 버튼으로 모드가 바뀌기 때문에, 조작이 어렵거나 손이 꼬이는 경우가 적었다. 빠르게 이동하고 싶으면 방어 버튼에서 손을 떼고 달리기 버튼을 누르면 되고, 갑작스러운 공격을 방어하고 싶다면 전처럼 방어 버튼을 누르면 된다. 또 콤비 스킬은 묵직한 타격감을 보여줬고 좋고 연출도 화려했다.
콤비 모드를 활용한 전투는 특히 재미있었지만, 콤비 모드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싱글 모드가 밋밋하게 느껴지거나 소홀해졌다는 느낌도 있다. 성능도 상위 호환처럼 보였는데, 싱글 모드 스킬과 콤비 모드 일반공격 대미지가 같았다. 콤비와 싱글 모드가 소비 마나를 공유하기 때문에, 싱글 모드로 여러 번 공격하기 보다 콤비 모드를 활용하게 됐다.
적이 조금만 강하면 콤비 모드로 위기를 타파할 수 있었고, 모드 전환도 간편해서 싱글 모드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됐다. 디렉터 인터뷰에서는 파티 멤버가 여럿이면 사용되지 않는 캐릭터가 생겨 아쉽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싱글 모드가 버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연에서는 콤비 모드가 지원됐지만, 싱글 모드만 사용하는 구간도 있다고 하니 괜한 걱정일수도 있다.
변화된 방어와 회피 시스템
이스 7부터 이어진 저스트 가드와 회피 시스템이 약간 변경됐다. 전에는 저스트 회피를 하면 적이 느려지고 저스트 가드를 하면 적에게 주는 모든 대미지가 치명타가 됐다. 이제는 회피, 가드 직후 카운터 공격으로 추가 대미지를 입히거나, 완벽한 타이밍에 회피하면 강력한 특수 피니시 공격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가드로 방어할 수 없는 스피드 어택, 회피 불가능한 파워 어택이 생겼다. 스피드 어택은 파란색으로 표시되는데, 가드를 뚫고 피해를 주며 플레이어를 넘어뜨렸다. 파워 어택은 빨간색으로 표시되며, 매우 큰 대미지를 줬다.
기본 회피, 방어는 전작보다 더 쉬워졌다. 스피드, 파워 어택 모두 회피와 방어키를 누르고만 있어도 저절로 회피하고 방어한다. 다만 피니시 무브 때문인지, 적 공격을 완벽한 타이밍에 방어하고 피하는 저스트 가드와 회피 타이밍 전보다 더 빡빡하게 느껴졌다. 전작에서는 저스트 가드 만으로도 보스를 쉽게 클리어 할 수 있었는데, 이스 10에서는 상황에 따라 방어와 회피를 적절하게 사용해야 했다.
성장 시스템 릴리스 라인으로 스킬을 배우고 능력치도 올린다
과거 이스 시리즈는 레벨업과 스킬 숙련도, 장비 교체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켰다. 이번 작품에서는 레벨업을 하면 획득한 마나 포인트로 릴리스 라인을 해방해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캐릭터를 레벨업 하거나 섬을 탐험하다 보면 마나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는데, 이것을 이용해 릴리스 라인에 마나 스폿을 해방할 수 있다. 빈 마나 스폿에는 마나 시드라는 아이템을 적용해 능력치를 높이고 패시브 스킬을 얻을 수 있다. 마나 시드는 제작하거나 탐험 도중 획득할 수 있다.
스킬 숙련도 시스템도 발전했는데, 몇몇 스킬 숙련도를 높이면 새로운 스킬을 얻을 수도 있다. 스킬이 봉인된 마나 스폿을 해방하면 획득 할 수 있으며, 콤비 스킬은 레벨을 올리면 저절로 습득할 수 있다.
체험판이었기 때문에 성장 시스템은 일부만 파악할 수 있었다. 전작보다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캐릭터 수가 준 만큼, 성장 요소가 더 체계적으로 변한 느낌이었다. 다만 다소 내용이 복잡했고, 튜토리얼 부분에서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치밀한 패턴과 높은 난이도를 보여준 보스전
전작과 비교하면 보스전 난이도가 올라갔고 박진감도 넘쳤다. 이스 시리즈를 플레이하며 보스 패턴을 분석한 적이 손에 꼽는데, 이번 체험에선 보스 공격력이 높고 회복수단이 한정되어 있어 패턴을 파악해야 했다. 또 보스를 처치하고 나면 기존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처형 연출도 볼 수 있었다.
총 세 번의 보스전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첫 번째 보스는 지오만델로 튜토리얼 중간 보스였다. 회피, 가드, 마나 버스트, 스피트와 파워 어택 등 소개된 모든 전투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제작됐다. 그래서 체력이 낮은 초반부 보스지만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두 번째 보스는 이지로 기본적으로 높은 체력과 내구치라는 갑옷 때문에 난이도가 높았다. 보스가 스피드, 파워 어택을 자주 활용했는데, 피니시 무브로 내구치를 크게 깎을 수 있었지만 실수하면 강력한 피해를 입었다. 또 싱글 모드로는 대미지를 거의 줄 수 없고 내구치를 회복하는 패턴도 있어서, 콤비 모드 활용법을 익혀야만 클리어할 수 있었다..
마지막 보스 마그나 디가는 시연회 특성 때문에 장기전을 치뤘다. 플레이어 대미지는 약한 반면 보스는 공격력과 공격 범위가 넓어서,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는 패턴을 파악해야 했다. 대신 이전 보스 보다 다양한 콤비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고, 특히 듀어라이트 버스트 스킬은 마치 필살기 처럼 연출이 화려했다.
난이도가 높아 시연하는 동안 즐거웠지만, 과연 이스 시리즈 초심자도 적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다만 체험 현장에선 소모품 사용이 제한되고, 성장할 시간도 없어 더 어렵게 느꼈을 수도 있다.
전작에서 계승된 다채로운 마나 이동
전작 ‘이스 9: 몬스트럼 녹스’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특수 이동이 호평을 받았다. 디렉터는 이를 언급하며, 전작에 등장했던 이동 관련 스킬들을 마나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체험에서는 마나 스레드라는 이동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전작에 등장한 크림슨 라인과 비슷한데, 특정 위치에 실을 걸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처음에 퀘스트 장소로 이동할 방법이 없어서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마나 스레드를 사용해야 했다. 마나 스레드는 전투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전작과 마찬가지로 적에게 빠르게 접근하는데 사용한다.
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마나 라이드라는 보드를 탈 수 있다. 바람을 타고 높이 점프하고 멀리 날거나, 물 위를 건널 수 있다. 적에게 들이받으면 속도에 따라 연속 피해를 주기도 한다. 개발진이 10대가 스케이트 타는 모습에서 착안했다고 소개했는데, 아돌과 카쟈가 10대라는 점과 바다라는 배경이 마나 라이드와 잘 어울렸다.
이스 10은 오는 9월 28일 PC, PS5, PS4,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되며, 한국어를 공식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