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게임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 할 하드코어 슈팅 'LLL'
2023.11.16 10:0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쓰론 앤 리버티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는 소위 '리니지 류'로 불리는 기존작과 다른 게임을 선보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스타 2023을 통해서도 그 방향성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시연 버전으로 출품한 신작 3종은 MMORPG가 아닌 장르며, 그 중에도 SF 슈팅 신작 LLL은 예상하지 못한 하드코어한 슈팅 플레이로 색다른 느낌을 전해줬다. 아직 가다듬을 부분이 많이 있었으나 미래 전장을 플레이 측면에서도 현실감 있게 구현하겠다는 방향성은 신선하게 느껴졌다.
LLL은 작년 11월 플레이 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파괴된 서울, 10세기 비잔티움, 23세기 미래가 한데 섞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여러 임무에 출전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다룬다. 이번 지스타 시연에서는 적에게 둘러싸인 서울의 오크시티에서 작전서를 회수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토르센과 이리네라는 고유한 이름과 성격, 현재 상태 등이 설정된 주인공 캐릭터를 컨트롤하며 오픈월드에서 펼쳐지는 전투와 임무 등을 수행해 봤다.
LLL은 작년 11월 플레이 영상을 통해 처음 공개된 바 있다. 파괴된 서울, 10세기 비잔티움, 23세기 미래가 한데 섞인 세계관을 기반으로 여러 임무에 출전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다룬다. 이번 지스타 시연에서는 적에게 둘러싸인 서울의 오크시티에서 작전서를 회수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토르센과 이리네라는 고유한 이름과 성격, 현재 상태 등이 설정된 주인공 캐릭터를 컨트롤하며 오픈월드에서 펼쳐지는 전투와 임무 등을 수행해 봤다.
권총도 반동에 밀려난다, 현실성을 강조한 전투
기자는 두 캐릭터 중 휴직 상태였던 남성 캐릭터 토르센을 플레이했다. 임무에 대한 설명과 함께 쉬고 있는 사람을 굳이 불러들였어야 했느냐는 반응과 컷신 등에서 인물의 성격을 자연스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LLL에는 일종의 메인 스토리라 할 수 있는 ‘에픽 미션’이 있는데, 시연 버전에서 흐름을 토대로 보면 중요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전달에도 비중을 두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임무를 받으면 공중에 있던 방주에서 모듈을 타고 서울로 급강하해 바로 전투를 시작한다. 총을 들고 전투에 돌입하면 적을 조준하는 과정에서 초반에는 다소 당혹스러울 수 있다. 일반적인 슈팅 게임보다 총기 반동이 사실적으로 구현되어 가장 가벼운 총기라 할 수 있는 권총도 사격 후 조준창이 반동에 흔들리며 생각보다 헤드샷을 적중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두꺼운 중장갑을 입은 적은 탄환을 7mm 이상을 사용해야 장갑을 뚫고 피해를 입힐 수 있다거나, 저격총이라도 거리가 멀어질수록 적중이 어려운 탄도학 등이 현실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전투 중엔 적의 체력도 표시되지 않고 대미지 수치도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에 시연 버전 기준으로는 필드에 등장하는 적 밀도가 상당히 높고, 거대한 로봇인 파워로더는 고유한 약점을 파괴해야 기동을 멈출 수 있다. 머리나 가슴 쪽이 약점이라는 보편적인 규칙은 있으나 처음 대면하면 어디가 약점인지 짐작하기 어려워 전투를 통해 스스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소 하드코어하더라도 사실적인 슈팅을 보여주겠다는 뚜렷한 방향성이 플레이 전반에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서 파훼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필드는 기본적으로 여러 게이머가 함께 활동하는 방식이다. 도시 전체를 마치 거대한 던전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필드에 접속한 유저들이 미션을 수행해 진척도를 일정 이상 쌓으면 헬기가 등장하거나 거대로봇이 출현하는 월드 이벤트가 발생하는 식이다. 아울러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LLL은 PvP도 지원하기에 여러 유저가 상황에 맞춰 경쟁과 협동을 토대로 임무를 풀어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연 버전에서는 막아뒀으나, 던전처럼 적이 몰려오는 구역 외에도 한숨 돌리며 쉴 수 있는 일종의 안전지대와 여러 지역을 탐험하며 활용할 수 있는 탑승장비도 게임에 등장한다. 특히 이동 측면에서 낙하 대미지는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작 중이기에, 공중에서 기습하거나 높은 곳을 확보해 시야에서 이점을 가져가며 적들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낙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빌드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기대해볼 수 있다
또 하나 살펴볼 부분은 슈팅 전투에 변수를 더해줄 여러 장비다. 먼저 살펴볼 부분은 특수 장비라 할 수 있는 택티컬 기어다. 시연 기준으로는 2개까지 기용할 수 있으며, 전투에 도움을 줄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기자가 사용한 것은 공격을 막아주는 방벽과 10발을 나눠서 쏠 수 있는 유도미사일이었고, 이 외에도 높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는 유황불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슈트 자체도 기동력을 강조한 경량형, 화력과 방어력이 높은 중량형, CC기 여러 개여 보유한 진압용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며, 장비에 부착해 체력 회복력을 높이거나 부스터 속도 등을 높일 수 있는 파츠도 등장한다. 아울러 앞서 이야기했듯이 적이 착용한 장갑에 적정한 탄환을 골라야 하며, 플레이를 통해 탄환을 수급하거나 새로운 총기를 주워서 쓰는 것도 가능하다. 즉, 전투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전략적인 선택지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오크시티처럼 적 다수를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모든 것이 결합되며 본인 취향에 맞거나 특정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조합을 고안해내는 빌드를 구축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파밍과 슈팅을 동시에 하는 루트슈터는 현재도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하고 있으나, 앞서 설명한 LLL 특유의 현실적인 슈팅 감각이 더해지고 플레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료 상품을 배제한다면, 어려운 전장을 맨몸으로 헤쳐나간다는 고유한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전장, 출시 때까지 유지되길
다만 시연 버전 기준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이 다소 많이 눈에 보였다. 우선 앞서 이야기한 반동 부분은 현실성을 추구한다는 개발 방향은 좋지만 통상적인 슈팅 게임에 비해 다소 과하게 적용되어 있어 답답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전반적인 이동 속도도 다소 느린 편인데 지스타 기간에 수렴한 유저 의견을 토대로 적정한 선을 찾아나가는 것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중에서 필드로 낙하할 때 심한 지연이 발생하는 등 최적화 역시 손볼 필요가 있었다.
그럼에도 LLL은 플레이를 통해 해결법을 찾아나간다는 사실적인 슈팅 게임이라는 방향성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방향성을 흐릴만한 BM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담보한다면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시도를 기대해볼 만하다. 과연 LLL이 엔씨소프트 게임에 대한 선입견을 깰만한 작품으로 완성될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