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선이 밝힌 로스트아크의 실패와 재성공 히스토리
2023.11.16 12:10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로스트아크 금강선 디렉터가 로스트아크 개발과 실패에 대해 '실패를 인정하되 너무 크게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강선 디렉터는 16일, 지스타 2023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G-CON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주제는 로스트아크 7년 개발 기간과 5년 서비스 기간 동안 겪었던 개발 비화와 로스트아크 성장기였다.
금 디렉터는 우선 게임 완성에 이르기까지 7년 간 여정을 소개했다. 금 디렉터는 2011년 처음 로스트아크를 만든 이유에 대해 “누군가의 인생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게임 초기 방향성은 “쿼터뷰 놀이의 블록버스터화” 였다. 쿼터뷰는 카메라 조작이 적고, 개발이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었다. 대신 몰입감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답답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개발을 시작한 지 3년 후, 이와 같은 단점이 개발진 사이에서 불만으로 제기됐다. 쿼터뷰 기반 게임에 카메라가 너무 다양하다거나, 방향성이 모호하다는 등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게임의 방향성은 금 디렉터 머릿속에 있었지만, 이것을 개발진 내부에 효율적으로 알려주지 못했기에 불안감을 느낀 것이다. 바야흐로 금 디렉터의 레임덕 위기였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금 디렉터는 승부수를 걸었다. 바로 개발 중인 게임을 지스타 2014에 출품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개발진의 흔들리는 동기부여를 바로잡고 리더십을 끌어올리기 위해, 결정 즉시 모든 개발을 전면 중단하고 트레일러를 만들어 공개했다. 그 결과 기대 이상의 호응을 받았고, 이는 자연스레 개발진의 동기부여로 이어졌다. 그 결과 개발 속도도 엄청나게 올라갔다.
로스트아크는 이후 2018년 공개 테스트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 한국에서 동시접속자 35만이라는 런칭 신기록을 세웠고 검색순위도 높았지만, 실제 지표는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기열 문제, 운영 미숙, 엔드 콘텐츠 부재 등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금강선 디렉터는 3개월 만에 실패를 인정했다. 그때부터 엔드 콘텐츠이자 게임을 대표할 콘텐츠 군단장 레이드 준비가 시작됐다. 금 디렉터는 “이 문제를 타계할 방법은 군단장 레이드뿐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금 디렉터는 당시 상황에 대해 “게임 개발을 하다 보면 실패하는 순간이 온다”며, "다만 중요한 것은, 실패를 너무 크게 받아들여서 너무 염세주의로 가지 않는 것이다"고 판단했다. 개발진이 성실하게 쌓아 올린 가치들은 분명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금 디렉터는 군단장 레이드 제작 시 게임을 모두 뜯어고친다는 선택 대신 기존 매력을 살리되 높은 난이도와 보는 맛을 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또한 각기 다른 특색과 키워드의 군단장을 준비했다. 군단장 연출도 넣고, 에스더 스킬도 쓰면서 캐릭터에 몰입하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탄생한 군단장 레이드에 힘입어 로스트아크는 부진을 극복했고, 하루에만 123만 명 유저가 즐기는 글로벌 게임이 됐다.
금 디렉터는 “윈스턴 처칠은 성공이라는 것은 열정을 잃지 않고 실패를 거듭해 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며, “실패했을 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