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ㅊㅊ] 창세기전도 제발... 올해 '성공적 리메이크' 5선
2023.11.27 17:27 게임메카 김인호 기자
※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리메이크는 게임사 입장에서 참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원작의 팬과 명성 덕분에 판매량이 보장되죠. 그러나 무조건 흥행하는 것은 또 아닙니다. 보통 리메이크되는 게임은 ‘명작’ 소리를 듣는 경우가 많은 만큼, 기준도 그에 맞춰 높기 때문이죠. 이에 원작을 넘기보다 비슷한 수준으로만 나와줘도 성공했다는 소리가 나오곤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11월과 12월에도 환세취호전, 창세기전 등 과거 이름을 날렸던 게임들이 리메이크되어 돌아오는데요. 이번 [겜ㅊㅊ]에서는 이런 게임들이 잘 출시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올해 성공적으로 리메이크된 게임은 뭐가 있었는지 한번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시스템 쇼크 (System Shock)
시스템 쇼크는 1994년 출시된 이머시브 심 장르 선구자격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우주 정거장의 인공지능 ‘쇼단’을 해킹한 후 탈출해야 하는 임무를 맡죠. 이 과정에서 쇼단의 불쾌한 기계음, 정거장의 어두운 디자인이 시스템 쇼크만의 분위기를 만드는데요. 미로처럼 뒤틀린 협소한 정거장 속에서 사이보그, 돌연변이 등을 마주할 때는 상당한 공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몰입도 높은 스토리도 명작 평가를 받는 주 요인으로 꼽히고요.
이런 시스템 쇼크가 지난 5월 31일 리메이크되어 돌아왔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중단되거나 엔진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기 때문에 완성도에 대한 우려도 있었죠. 그러나 원작의 연출을 시대에 맞춰 구현한 것에 더해 불편한 시스템들을 잘 개선해 성공적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원작 팬들이 호평했던 특유의 맵 구조도 그대로 살렸고요. 시스템 쇼크는 27일 기준 스팀에서 5,320개 리뷰와 함께 ‘매우 긍정적(92%)’ 평가를 기록 중입니다.
2. 슈퍼 마리오 RPG (Super Mario RPG)
1996년 처음 등장한 슈퍼 마리오 RPG는 그야말로 혁신이었습니다. 상하좌우로 점프하는 것 밖에 할 수 없던 마리오를 새로운 월드로 끌어낸 것에 더해, 레벨업 시스템 같은 요소를 엮어 RPG 장르로 선보였죠. 팬들은 마리오 캐릭터로 장비를 맞추고, 레벨을 올리고, 능력치를 선택해가며 보스를 잡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특히 피치 공주를 구하는 내용에서 벗어나 킹스미스 군단을 물리친다는 오리지널 스토리도 매력적인 부분이었죠.
지난 11월 17일 출시된 슈퍼 마리오 RPG 리메이크는 이런 원작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재현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시스템, 다양한 탐색 거리, 유쾌한 만담 등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개발했죠. 배경음악과 그래픽도 원작의 추억을 가진 팬들이 만족할 만한 완성도로 선보였고요. 물론 합체 스킬 같은 신규 시스템도 추가해 신선함도 더했습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한 팬들은 입문 유저와 올드 유저 가리지 않고 즐길 만한 게임이라고 평가했죠.
3. 마리의 아틀리에 ~잘부르그의 연금술사~ (Atelier Marie: The Alchemist of Salburg)
마리의 아틀리에 ~잘부르그의 연금술사~는 1997년 발매된 아틀리에 시리즈 첫 작품입니다. 플레이어는 왕립 마술학교 열등생 마리가 되어 연금술을 배우며 다양한 일상을 즐길 수 있죠. 당시 연금술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마리의 매력적인 디자인이 호평받으며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요.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아틀리에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첫 작품의 의미가 더욱 깊다고 할 수 있죠.
개발진도 이를 알기 때문에 올해 ‘마리의 아틀리에 ~잘부르그의 연금술사~ 리메이크’를 선보였습니다. 시리즈 최초 리메이크작으로, 그래픽을 비롯해 3D 모델 추가와 UI 개선, 도감 기능 등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죠. 여기에 졸업 기한을 없앤 ‘무기한 모드’, 주요 캐릭터와 소통하는 ‘교류 이벤트’, 길잡이 역할의 ‘잉그리드 선생님의 과제’를 도입해 콘텐츠적으로도 원작과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원작 팬들은 마리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는 평가를 내렸죠.
4. 바이오하자드 4 (BIOHAZARD 4)
호러 액션게임계 명작으로 손꼽히는 바이오하자드, 그 중에서도 2005년 출시된 4편은 액션 부분을 강화하는 시도로 팬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던 상황을 타파해 지금의 인기를 만드는데 많은 기여를 했죠. 실제로 4편은 시리즈 내에서도 판매량 순위권을 다툴 정도로 성공한 작품인데요. 공포 분위기에서 펼쳐지는 주인공 레온 S. 케네디의 화려한 액션에 수많은 팬들이 열광했었습니다.
이런 바이오하자드 4가 지난 3월 리메이크되어 돌아왔습니다. RE:엔진 특유의 유려한 그래픽, 탄약 제한을 활용한 긴장감 넘치는 전투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호평이 터져나오며 단숨에 올해의 게임 후보로 떠올랐죠. 3편 리메이크에서 아쉬웠던 플레이타임 또한 초회차 기준 평균 20시간에 육박하는 분량을 자랑하고요. 이미 누적 판매량 540만 장을 넘긴 상황인데, 과연 1년 뒤에는 얼마나 더 팔렸을지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5. 데드 스페이스 (Dead Space)
2008년 서바이벌 호러 장르 신작 데드 스페이스가 출시됐습니다. 우주선 이시무라 호에서 괴생명체를 맞닥뜨리며 발생하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으로, 액션과 공포가 적절히 결합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인기를 끌었죠. 우주선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네크로모프와의 전투가 상당한 몰입감을 자랑하거든요. 덕분에 누적 판매량은 200만 장을 넘겼고, 서양판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올해 1월 출시된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이런 원작의 강점은 유지한 채, 진보된 그래픽과 새로운 요소 추가로 호평받았습니다. 적들의 위치를 무작위로 배치해 다회차 플레이의 지루함을 덜어냈고, 탄약 관련 밸런스를 조정해 전투의 긴장감을 높였죠. 이외에도 탐험 요소를 강화한 세미 오픈월드 시스템, 맵 이동을 돕는 표시 방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화를 꾀했습니다. 이에 27일 기준 스팀에서도 2만 8,253개 리뷰와 함께 ‘매우 긍정적(91%)’ 평가를 기록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