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든 링 DLC 핵심 인물 ‘미켈라’는 누구인가?
2024.06.13 12:07 게임메카 김형종 기자
‘엘든 링(Elden Ring) 첫 확장팩 ‘황금 나무의 그림자(Shadow of the Erdtree)‘가 오는 21일 나옵니다. 주요 등장 인물은 미켈라, 핵심 보스는 메스메르죠. 그런데 미켈라나 메스메르는 누구일까요? 엘든 링은 프롬 소프트웨어 전작 다크소울 시리즈만큼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스토리 설명이 불친절한 편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처음 등장한 메스메르 뿐만 아니라 ‘미켈라가 누군데?’라며 의문을 표하는 분들도 보입니다.
사실 게임 내에서 미켈라를 직접 만나볼 수는 없습니다. 장비와 아이템 설명, 스토리에 따르면 그는 라다곤과 마리카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중 오빠로, ‘무구한 황금’이라는 이명을 지녔고 성장하지 않는 결함을 지녔습니다. 그런 그가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림자의 땅으로 갔을까요? 게임메카는 엘든 링 세계관의 탄생부터 미켈라의 실종, 그리고 플레이어 등장 전까지를 간략하게 요약했습니다.
엘든 링 세계의 시작과 황금률의 지배
미켈라, 라다곤 등 후대의 신들을 논하기 전에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엘든 링의 배경이 되는 틈새의 땅은 본래 용왕과 그의 반려 여신이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여신이 사라지고, 용왕 역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와 동시에 고룡과 짐승으로 대표됐던 초기 문명이 몰락하게 됩니다.
틈새의 땅 밖 외부에는 ‘거대한 의지’라는 외부의 신이자 초월적 존재가 있었습니다. 거대한 의지는 안개 너머 숨겨진 거대한 대륙, 용왕과 여신이 떠나 지배자가 없었던 ‘틈새의 땅’을 발견하게 됩니다. 거대한 의지는 틈새의 땅 너머에서 온 신성한 ‘마리카’를 대리인으로 삼아 거대한 세계수 ‘황금 나무’를 대지에 세웁니다. 마리카는 거대한 의지의 명을 받아 여신이 되어 군대를 양성해 틈새의 땅 토착 세력을 규합하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의지의 질서, 혹은 법칙의 이름은 ‘황금률’이라 칭합니다. 황금 나무는 황금률의 교리를 따르는 이들을 축복하며, 이 은총을 받은 이는 늙지도 죽지도 않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도 황금 나무로 영혼이 흡수되어 다시 태어납니다. 사실상 불멸인 셈입니다.
틈새의 땅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 중 하나였던 ‘밤빛 눈의 여왕’이 마리카의 군대와 의붓동생 ‘말리케스’에 패배해 죽음의 룬(운명의 죽음)을 빼앗기자, 바야흐로 황금 나무가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급부상합니다. 영원의 여왕 마리카는 왕조를 이루기 위해 당대 가장 강력한 전사 ‘첫 왕 고드프리’와 혼인하고 수많은 자식들을 낳습니다. 여기에는 ‘황금의 고드윈’, 흉조 ‘모르고트’와 ‘모그’가 있으며, 먼 후손에 ‘황금의 고드릭’도 존재합니다. 마리카와 왕의 자식, 그리고 그 후손을 ‘데미갓’이라 부르며, 이들은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무력을 자랑합니다.
고드프리의 추방과 수많은 데미갓의 탄생
틈새의 땅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황금률 세력의 수도 로데일 지방에서는 ‘라다곤’이라는 적발의 전사가 출현합니다. 그는 강력한 무력을 바탕으로 황금률에 반대하는 이들을 토벌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황금률이 아닌 ‘달의 규율’을 섬기는 ‘카리아 왕가’와 ‘만월의 여왕 레날라’를 두 차례 침공하지만, 정복에는 실패합니다. 라다곤은 전쟁에 대한 속죄와 화친를 위해 레날라와 혼인하고, 둘은 ‘법무관 라이커드’, ‘장군 라단’, ‘달의 왕녀 라니’를 낳게 됩니다.
이후 황금 나무를 불태울 수 있는 강력한 불꽃의 힘을 가진 거인들과 전쟁이 벌어집니다. 마리카의 부군인 첫 왕 고드프리는 직접 황금 나무의 군세를 이끌고 전쟁에 나서 승리를 쟁취하지만, 어쩐 일인지 황금률에게 버림받아 황금 나무의 축복을 잃게 됩니다. 그는 축복을 잃은 자, ‘빛 바랜자’가 되어 자신의 일족과 함께 틈새의 땅 밖으로 추방됩니다.
그렇게 남편을 잃자, 영원의 여왕 마리카는 갑작스럽게 만월의 여왕 레날라의 부군이었던 라다곤을 국서로 봉하고, 그와 결혼합니다. 라다곤은 이제 ‘황금률의 라다곤’으로 불리며 새로운 엘데의 왕으로 즉위합니다. 이후 둘은 ‘미켈라’와 ‘말레니아’ 쌍둥이를 낳았습니다. 라다곤이 왕이 됨에 따라 그의 자식인 라니, 라이커드, 라단 모두 데미갓으로 인정받게 됩니다. 그리고 미켈라, 말레니아, 라니 셋은 여신 마리카를 이을 수 있는 ‘반신’의 자격을 얻게 됩니다.
엘데의 왕의 자식이었지만, 미켈라와 말레니아는 모두 치명적인 결함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미켈라는 영원히 앳된 운명을 타고나 성장이 멈췄습니다. 말레니아는 왼팔을 제외한 사지가 결여됐고, 신체를 좀먹는 붉은 부패라는 질병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결함을 지녔던 두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며 매우 돈독한 관계를 쌓았습니다. 미켈라는 말레니아의 병을 억누르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고, 말레니아는 그런 오라비를 지키기 위해 뛰어난 검술을 획득해 ‘미켈라의 검’이라는 이명을 얻었습니다.
한 데미갓의 죽음과 ‘파쇄전쟁’의 시작
이렇게 많은 데미갓이 태어나고 평화로운 황금률의 시대가 이어졌지만, 황금 나무의 통치에 불만을 품은 자들도 많았습니다.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음이 없는 세계가 잘못됐기 때문에, 너무 강력한 데미갓을 견제하기 위해 등 각자의 이유를 품은 이들이 모여 음모를 꾸밉니다. 어느 어두운 밤, 암살자들이 죽음의 룬을 훔쳐 마리카의 장자, 황금의 고드윈을 살해합니다. 황금률과 은총에도 불구하고, 고드윈은 죽음의 룬이 가진 힘에 의해 목숨을 잃습니다.
장자를 잃은 여왕 마리카는 미쳐버렸고, 엘데의 왕 라다곤과 함께 세상을 등지고 사라져버립니다. 그 과정에서 황금률에 따라 세상을 유지하는 거대한 힘 ‘엘든 링’이 부서져 버립니다. 이 엘든 링의 파편인 ‘거대한 룬’은 데미갓에게 흘러갔습니다. 왕좌도 왕도 없는 상황, 누군가는 거대한 룬을 모아 엘든 링을 수복하고 세계의 혼란한 질서를 세워야 했습니다. 다만 각 데미갓이 추구하는 방향은 달랐습니다. 누군가는 질서를 과거로 되돌리자 했고, 누군가는 질서를 부정했으며, 누군가는 과거 질서에 자신의 철학을 첨가하고자 했습니다. 경쟁과 갈등은 커져만 갔고, 결국 형제자매 사이의 골육생쟁인 ‘파쇄전쟁’이 시작되고 맙니다.
전쟁 초기 일부 데미갓은 연합을 결성해 수도 로데일을 침공햅니다. 이때 꺼림직한 흉조라며 하수도에 버려졌던 고드프리의 아들 모르고트가 귀환해 수도를 방어하고 데미갓 연합을 막아냅니다. 데미갓 연합은 내부의 균열과 연이은 패배로 결국 와해됐고, 결국 로데일 측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후 장군 라단은 휘하 적사자군을 정비해 재차 로데일을 침공했고 모르고트의 턱 밑까지 도달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맙니다. 라단은 본거지 케일리드의 적사자성으로 귀환했고, 모르고트는 ‘축복의 왕’이라 불리며 칭송받게 됩니다.
기세가 오른 모르고트는 또 다른 데미갓 법무관 라이커드와 그의 본거지 화산관에 수도군을 이끌고 침공합니다. 하지만 이 화산관 공략전은 가장 처참한 전투로 막을 내리는데, 수많은 이들이 전사해 시체가 산을 쌓고 피가 강을 이뤘습니다. 무엇보다 데미갓 라이커드가 타락한 모독의 힘을 사용해 수도군을 처참하게 불태워버립니다. 모르고트는 참패했고, 결국 도읍 로데일로 복귀해 방어전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후 전쟁은 중반부를 향하게 됩니다. 데미갓 중 가장 강했던 장군 라단과 말레니아가 에오니아 늪지대에서 격돌합니다. 둘이 왜 갑작스런 전투를 시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말레니아의 경우 본거지인 대륙 최북단 에브레펠에서 최남단 케일리드까지 매우 긴 거리의 정벌에 나섰는데, 그 이유는 명확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에브레펠 원정군은 단 한번의 패배 없이 대륙 남단 케일리드 적사자성 코앞까지 진군했고, 적사자군과 격돌했습니다.
라단과 말레니아는 오랜 시간 결판을 내지 못했고, 결국 말레니아가 스스로를 갉아먹는 붉은 부패의 힘을 적극 사용해 간신히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길게 이어진 두 데미갓의 전쟁은 결국 양측 모두 궤멸적인 피해를 입고 끝났습니다. 말레니아는 기절해 부하의 등에 업혀 퇴각했고, 라단은 붉은 부패에 심각하게 중독되어 죽음이 예정됐습니다. 에오니아 늪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붉은 부패에 노출되고, 이후 적사자군은 이를 억누르기 위해 온 사방을 불태우는 정화 작업을 이어나갑니다.
쇠락한 틈새의 땅, 미켈라는 어디에?
그렇게 파쇄 전쟁은 일단락됩니다. 전쟁은 그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체 끝났고, 데미갓 모두가 온 힘을 사용한 탓에 틈새의 땅은 엄청나게 황폐해졌습니다. 수많은 인물들이 죽었고, 땅에는 온갖 질병과 화마가 뒤덮였으며, 성은 부서지고 쇠락했습니다. 데미갓들 역시 일부는 큰 부상을 입었고, 정신에 문제가 생기거나 타락한 이들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망가지고 쇠락한 틈새의 땅, 왕을 기다리는 예배당에, 한 빛바랜 자가 일어서며 엘든 링 본편이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미켈라는 어떻게 됐을까요? 말레니아가 원정을 떠난 뒤, 미켈라는 홀로 남아 에브레펠 성수 지역을 지킵니다. 그는 말레니아 몸 속에 존재하는 붉은 부패를 고칠 수 없었던 황금률에 실망해, 새로운 질서를 세울 준비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지 않아 스스로를 지킬 힘이 부족했던 미켈라는 말레니아가 전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모그’에게 납치되고 맙니다. 플레이어가 DLC 지역으로 가기 위해 모그와 싸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됩니다.
전부 읽기 힘든 분들을 위해 3줄로 요약해 드리자면...
미켈라는 여신 마리카와 엘데의 왕 라다곤의 자식입니다.
성장하지 않는 저주를 받았고, 쌍둥이 자매 말레니아를 위해 많은 연구를 합니다.
그러다 형제간 전쟁이 일어났고, 말레니아가 자리를 비운 사이 모그한테 납치됩니다. 콩가루 집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