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만한 기대작, 독일 게임스컴에 모두 모였다
2024.08.16 17:21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세계 3대 게임쇼였던 E3가 사라진 후 게임스컴은 점점 더 세를 불리고 있다. 기존에도 규모 면에서는 E3를 압도했으나, 이제는 E3가 담당했던 ‘기대작 첫 공개’ 역할마저 게임스컴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하다. 따라서 게임스컴 입장에서 올해는 규모, 주목도, 이슈 측면에서 글로벌 세계 최대 게임쇼에 올라설 수 있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이 부분에서 올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경우 종합 게임쇼로서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게임스컴은 역대 최대 규모 참가사를 기록했다. 올해 게임스컴은 8월 21일부터 25일(독일 현지 기준) 독일 쾰른 메세에서 열린다. 게임스컴 2024에는 총 64개국에서 참가사 1,400곳 이상이 출전하며, 참가사 수는 작년보다 15% 증가했다. Xbox ∙테이크투∙유비소프트 등으로 대표되는 북미∙유럽 대표 게임사는 물론, 캡콤 등 일본 게임사, 텐센트를 위시한 중국 게임사도 총출동한다.
한국 게임사 역시 빠지지 않았다.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하이브IM 등 다수가 준비 중인 신작을 들고 게임스컴 현장에 모인다. 국내 게임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와중, 글로벌 시장 진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선택한 한국 게임사가 현장에서 눈도장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글로벌에 눈도장, 게임스컴 출전하는 국산 신작
기존에도 게임스컴에 참가하는 국내 게임사가 있었지만 올해는 유독 참가 행렬이 두드러진다. 게임 전문지 기자들 사이에서 ‘지스타 수준’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다. 우선 국내 주요 참가사는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3곳으로 압축된다. 세 게임사 모두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규 타이틀을 시연 버전으로 출품해 현지 시장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선 넥슨은 내년 PC∙콘솔 출시를 예고한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출품한다. 게임스컴 전야 행사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고, 21일부터는 게임스컴 현장에 단독 부스를 꾸리고 시연 버전을 선보인다. 다중우주를 기반으로 한 던전앤파이터의 IP 확장을 알림과 동시에 원작에서 펠 로스 대장군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카잔의 또 다른 여정을 풀어낼 계획이다.
이어서 크래프톤은 대표작인 배틀그라운드와 함께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한 인조이와 다크앤다커 모바일 2종을 게임스컴 현장에 선보인다.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경우 기존에 여러 번 테스트를 거쳤기에 게임스컴을 통해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한 번 더 완성도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인조이는 작년 지스타에서 기대 이상의 게임성을 선보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고, 게임스컴에서는 개발이 진척된 만큼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펄어비스는 작년에는 영상만 공개되어 아쉬움을 샀던 붉은사막을 드디어 시연 버전으로 출품한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으로 개발 중인 PC∙콘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게임이다. 검은사막 이후 장기간 신규 타이틀이 없었던 펄어비스에 새로운 힘을 실어줄 만한 재미를 갖췄는지를 올해 게임스컴을 통해 최초로 확인해볼 수 있다. 붉은사막 입장에서는 무게 있는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이 외에도 국내 게임사 다수가 게임스컴에 출전한다. 우선 하이브IM은 B2B관에 단독부스로 출전해 던전 스토커즈를 선보인다. 아울러 나이트 크로우 개발사인 매드엔진도 게임스컴 2024 경기도관(B2B)에 참여하여 미드나잇워커스를 출품한다. 두 게임 모두 PvE와 PvP를 병행하며 던전을 공략하는 익스트랙션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데, 크래프톤의 다크앤다커 모바일까지 더하면 이 분야 국내 신작 흐름을 게임스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어서 카카오게임즈 개발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도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섹션13, 갓 세이브 버밍엄까지 신작 3종을 게임스컴 현장에 전시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게임스컴 한국공동관에 스코넥 등 국내 중소 게임사 13곳이 참여한다. 올해 게임스컴에서 운영되는 국가공동관은 37개국∙48개 규모다. 이 역시 작년(26개국/33개)보다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 규모다.
Xbox∙캡콤∙텐센트 등, 동서양 주요 게임사 총출동
한국 게임사 외에도 글로벌에 내노라하는 주요 게임사 다수가 게임스컴 현장에서 유저들과 만난다. 규모 면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Xbox다. Xbox는 게임스컴 현장에 대형 부스를 꾸리고, 베데스다와 블리자드를 포함한 자사 게임 15종과 서드파티 타이틀 15종을 선보인다. 여기에 자체 인디게임 지원 프로젝트 ID@Xbox 타이틀도 선보인다.
퍼스트 파티 중 주요 출전작은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 리톨드, 어바우드, 인디아나 존스 앤드 더 그레이트 서클, 스타필드 확장팩 ‘섀터드 스페이스’, 디아블로 4 확장팩 ‘증오의 그릇’ 등으로 압축된다. 이 중 어바우드, 인디아나 존스, 스타필드는 시연 버전 없이 프레젠테이션으로 새 정보를 전한다. 이어서 서드파티 주요 참가작으로는 전쟁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 개발된 우크라이나 GSC 게임즈의 스토커 2: 하츠 오브 체르노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유비소프트가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와 스타워즈 아웃로를 출품하며, THQ 노르딕은 8월 초 쇼케이스에서 발표했던 고딕 리메이크와 타이탄 퀘스트 2를 게임스컴 현장에 시연 버전으로 전시한다. 정보가 공개될수록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는 워해머 40,000K: 스페이스 마린 2과 아쉽게도 내년으로 발매가 연기됐으나 게임스컴에서 첫 시연 버전을 선보이는 킹덤 컴: 딜리버런스 2, 게이머들의 여가시간을 위협하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 7, 디아블로 4 대항마로 조명되고 있는 패스 오브 엑자일 2도 놓치면 아쉬운 주요 출품작이다.
게임업계 한 축을 이룬 일본 게임사도 빠지지 않는다. 선두에는 캡콤이 자리하고 있으며 주요 출품작은 몬스터 헌터 와일즈와 역전검사 1&2 미츠루기 셀렉션으로 압축된다. 이어서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는 리틀 나이트메어 3, 언노운 9 어웨이크닝,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를 전시하며, 세가는 메타포: 리판타지오와 함께 미공개 신작 공개를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아랑전설: 시티 오브 더 울브스를 앞세운 SNK, 팰월드로 주목도 높은 게임사로 떠오른 포켓페어 등이 게임스컴에서 유저들과 만난다.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게임사도 다수 출전한다. 우선 텐센트는 펀컴의 듄: 어웨이크닝, 샤크몹의 엑소본 등 산하 개발사 신작 6종을 현장에 선보이며, 글로벌 브랜드인 레벨 인피니트도 10종 이상의 신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다. 이어서 미공개 신작 2종 공개를 예고한 넷이즈, 원신 등 시장에 출시한 게임 3종을 앞세운 호요버스, 스팀 테스트에서 의외로 재미있다는 평가를 얻은 어메이징 시선 게임즈의 메카 브레이크 등이 게임스컴에 자리한다.
올해 게임스컴 주요 출품작 및 소식은 전야행사를 통해 한 번에 몰아볼 수 있다. 국내 기준으로 21일 새벽 3시부터 열리는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7,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6, 몬스터 헌터 와일즈, 듄: 어웨이크닝, 마블 라이벌즈, 킹덤 컴: 딜리버런스 2 등이 신규 정보 및 영상 공개를 예고했고, 게이머를 설레게 할 깜짝 소식이 발표될 가능성도 높다.
업계 관계자도 즐겁다, 데브컴 등 충실한 부대행사
게임스컴이 다른 종합 게임쇼와 비교했을 때 가지고 있는 두드러진 장점 중 하나는 B2B 대상 행사 구성이 충실하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게임스컴은 글로벌 업계 관계자가 한데 모여 비즈니스 미팅 등을 하는 B2B가 강점으로 손꼽혔고, 올해는 이 부분을 좀 더 특화하는 분위기다. 기존부터 병행해온 개발자 컨퍼런스인 데브컴도 건재하며, 유럽 주요 게임 컨퍼런스로 출범하는 게임스컴 콩그레스, 투자유치 프로그램인 ‘게임스컴 인베스티드 서클’ 등이 더해진다.
우선 데브컴은 18일부터 20일(독일 현지 기준)까지 쾰른 메세에 새로 문을 연 컨펙스 컨퍼런스 센터(Confex Conference Center)에서 열린다. 연사 250명 이상이 참여해 200개 이상 세션이 열리며, 인공지능∙멀티플레이∙VR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공유한다. 기조연설은 아웃터 와일드, 다잉 라이트 2 등에 참여한 슈퍼 이블 매가코프 켈시 비첨(Kelsey Beachum) 작가의 ‘더 나은 스토리 통합을 위한 사례(A Case for Better Story Intergration)와 라리안 스튜디오 제이슨 라티노(Jason Latino) 시네마틱 디렉터가 제작진 경험을 전하는 ‘걱정을 멈추고 곰을 껴안은 방법(Chaos Menu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Hug the Bear)이다.
앞서 이야기한 강연 외에도 18일부터 20일까지 부대행사가 열린다. 데브컴 인디 게임 어워드 2024 출품작 등 주요 인디게임을 살펴볼 수 있는 인디 엑스포 & 어워드, 업계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네트워킹 디너 등이 열린다. 데브컴에 참여하는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 즐길만한 사전 이벤트가 풍성하다.
이어서 8월 22일(현지 기준)에는 유럽 게임업계 대표 인사가 모이는 컨퍼런스인 게임스컴 콩그레스가 개최된다. 올해 주제는 ‘게임과 인공지능’, ‘게임과 민주주의(Games and democracy)’이며, 실사례를 토대로 게임산업이 교육∙문화∙비즈니스∙과학 등에 어떠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이 외에도 8월 24일과 25일(현지 기준) 열리는 게임스컴 시티 페스티벌, 23일 수상작이 발표되는 게임스컴 어워드 2024 등이 개최된다.
일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B2C에도 주요 참가사 부스 외에 각기 다른 테마를 토대로 한 공간이 열린다. 코스프레를 살펴볼 수 있는 코스프레 빌리지, e스포츠 경기 등이 열리는 이벤트 아레나, 인기 인플루언서를 만나볼 수 있는 소셜 에어리어 등이 있다. 아울러 고전게임이 모인 레트로 에어리어, 인디게임을 한데 모은 인디 에어리어, 가족이 함께 즐길만한 게임을 전시한 패밀리 & 프랜드 에어리어, 게임 상품이 집결하는 머천다이징 에어리어, 기존보다 확장된 규모로 열리는 카드 & 보드 게임 에어리어 등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