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입력 키보드 기능 사용한 카스 2 선수, 몰수패
2024.09.05 18:15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키보드, 마우스 등에 게임 플레이에 유용한 기능이 지원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7월에 추가된 레이저의 스냅탭 모드도 그 중 하나다. 키를 여러 개 눌러도 마지막에 입력한 키 입력이 반영되는 것이다. WASD 이동을 예로 들면 원래는 A키에서 손을 떼고 D키를 눌러야 하며, 그 과정에서 캐릭터가 잠시 멈추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스냅탭을 쓰면 A키에서 손을 떼지 않고 D키를 눌러도 입력되기에 캐릭터를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런데 게임사에서 이러한 레이저 스냅탭 모드 사용을 금지시키고, 이 기능을 실수로 경기에 사용한 선수가 몰수패한 일이 발생했다. 그 현장은 지난 3일(현지 기준) 열린 카운터 스트라이크 2 대회인 ESL 프로 리그 시즌 20이다. 경기에 출전한 히로익(HEROIC)과 NIP 간 경기였다. 경기 중 레이저 스냅탭 모드가 감지되어 히로익의 이전 승리는 취소됐고, 맵 선택권은 상대인 NIP에 주어졌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NIP가 2 대 1로 승리했다.
이에 대해 히로익 소속 선수인 르네 ‘테세스’ 매드슨(Rene ‘TeSeS’ Madsen)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해명했다. 그는 4일 본인 트위터를 통해 “부끄럽고 아마추어적인 일이다. 밸브에서 이를 금지했을 때 모드를 꺼버렸고, 게임 중에도 알아채지 못했다. 당연히 의도적으로 한 것도 아니다. 나는 선수들을 실망시켰고, 큰 충격을 받았다.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밸브가 카운터 스트라이크 2에서 레이저 스냅탭을 금지시킨 시점은 지난 8월 20일(현지 기준)이다. 그간 밸브는 키보드 매크로 등을 허용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스냅탭 모드를 포함한 자동 입력 기능을 갖춘 키보드를 사용할 경우 매치에 참가하기 전에 이 기능을 비활성화해야 한다. 자동 입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유저는 매치에서 추방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밸브는 “캐릭터 컨트롤 능력과 반응 속도를 높이는 것은 플레이어가 카운터 스트라이크에 능숙해지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다. 그런데 최근 일부 하드웨어에서 제공하는 기능으로 인해 수동과 자동 입력 간 경계가 모호해지며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허용 또는 금지되는 경계를 확실히 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AI 기술이 발달하며 키보드나 마우스 등 게임 주변기기에 플레이를 도와주는 기능이 내장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키보드 자동 입력 기능은 보편적으로 자리잡았으며, 지난 1월에는 MSI가 캐릭터 체력 상태 등을 인식해 표시해주거나 미니맵을 확인해 적이 다가오면 알려주는 AI 보조 기능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비가 늘어나며 공정한 실력 대결을 핵심으로 한 게임사에서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