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과 올해 지스타 풍경 변화, 전격 비교
2024.11.17 10:00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지스타는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2004년까지 열렸던 대한민국게임대전을 잇는 국내 대표 게임쇼로 출범했고, 2008년까지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다가 2009년부터 부산 벡스코로 자리를 옮겨 장기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스타의 풀네임은 ‘게임 쇼 & 트레이드 올 라운드(Game Show & Trade All Round)’인데, B2C와 B2B를 아우르는 행사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렇다면 지스타는 이름에 걸맞은 게임쇼로 성장했을까? 지스타 20주년을 맞이하여 그 변천사를 당대 사진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PC온라인으로 시작해 점점 다양해진 전시 영역
우선 게임 전시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게임 전시는 시대 흐름에 맞춰 점점 영역이 확장된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지스타가 막 시작한 2000년대 중후반엔 PC온라인이 중심을 이뤘으나, 스마트폰 게임이 부각된 2010년대부터 모바일게임 전시가 늘어났고, 2010년대 중반부터는 기기를 배치한 시연대를 계단형으로 배치하는 형태로 모바일게임 전시가 틀을 잡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울러 2014년의 VR, 2019년에 등장한 갤럭시 폴드 시연 기기, 2018년에 부각된 서브컬처, 2020년 이후 등장하기 시작한 닌텐도 스위치 등 당대 신규 트렌드를 반영한 전시도 보였다. 이러한 부분은 출품작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2013년부터 부각된 e스포츠 대회나 2017년부터 등장한 게임 스트리머를 초청한 현장 행사 등 오프라인에서 할만한 즐길 거리도 유행에 맞춰 구성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한때 지스타에 출전했던 블리자드, 워게이밍, SIEK(전 SECK) 등 국내에서도 주목도가 높은 해외 게임사의 출전이 특정 시점부터 사실상 끊기다시피 한 점은 아쉬운 점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지스타 2024 역시 일부 중국 게임사나 플랫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제외하면 해외 게임사들의 B2C 출전이 많지 않았다.
‘걸스타’ 오명 떼고 게이머 중심 행사로 변화
2005년 개막 직후부터 지스타는 ‘걸스타’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200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로 접어든 이후에도 게임보다는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입은 부스모델에게 카메라가 집중되는 경향이 컸다. 부스모델은 초창기에는 인지도가 없었던 지스타의 초기 집객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으나, 게임 전시회로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에 주최 측에서는 부스모델을 포함해 공식 코스프레 모델에 대해서도 복장규정을 강화해 왔고, 외모나 복장보다는 친근한 이미지로 참여자들의 시연을 도와주는 것에 집중한 안내요원 비중도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노력 끝에 현재 지스타는 ‘걸스타’라는 오명을 떼어버렸다.
그 대신에 조명된 것이 게임 코스프레나 굿즈 판매처럼 시연과 공식 행사 외에 게이머들이 즐길만한 거리가 점점 늘어났다는 것이다. 먼저 코스프레는 주요 참가사가 공식 모델을 고용하여 선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나, 2018년부터 지스타 주최 측이 공식으로 여는 코스프레 어워즈가 시작되며 벡스코 주변에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한 참여자가 부쩍 늘었다. 작년에는 이들을 위한 탈의실, 라커룸을 운영해 좀 더 개선된 환경을 갖췄다.
이어서 굿즈 역시 2014년에는 건담베이스 부스가 지스타 현장에서 운영되기도 했고, 2015년에는 게임사 공식 상품과 함께 유저들이 만든 게임 굿즈가 출품되기 시작했다. 굿즈 열풍이 크게 확장된 시점은 소녀전선을 타고 주류로 부상하기 시작한 서브컬처 영역이었다. 특히 2022년 지스타의 호요버스 부스는 오픈 직후에 대기열이 길게 늘어선 모습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고, 작년에는 아예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이 열기기에 이르렀다.
점점 효율적이고, 안전해진 관람 환경
관람환경의 경우 해를 넘어올수록 개선된다는 점이 명확히 체감된다. 일산 시절은 물론 부산으로 넘어온 2009년만 해도 행사장 바로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이 빽빽하게 늘어섰으며, 매표소 앞에서 현장에서 표를 사기 위해 긴 대기열이 늘어섰다. 여기에 게임 쿠폰 등을 받기 위해 문이 열리자마자 질주하는 참가자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입장 과정이 혼란했던 만큼, 현장 방문객 인원 체크도 명확하게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대 중후반부터 야외광장 밖의 주차장을 대기장소로 활용하며 혼잡도를 줄여보려는 노력이 이어졌고. 2021년부터는 현장에서 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00% 온라인 예매로 전환하여 대기시간을 줄이고, 두 전시관으로 관람객을 분산하여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했다. 워낙 많은 사람이 한정된 공간에 몰리기에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전반적인 관람 환경이 이전보다 쾌적해진 것은 사실이다.
아울러 2012년에는 벡스코 제 2전시관이 마련되며 전시공간 자체가 커졌고, 2017년부터는 지스타 현장에 푸드트럭이 운영됐다. 특히 푸드트럭의 경우 벡스코 내 식당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대규모 인원이 간단히 끼니를 챙기며 행사를 즐길 수 있다는 이점을 제시했다.
관람객의 안전을 위한 장치도 보강됐다. 2022년부터는 현장 안내요원과 보안요원은 물론 부산 경찰까지 동원되어 사람들이 몰리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아울러 행사장 곳곳에 제세동기가 배치되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온라인 예약, 안전 관리, 제세동기 등은 2020년 이후 국내에 여러 사건이 발생하며 점점 더 보강된 부분이기도 하다. 온라인 예약은 코로나 이후인 2021년에 방역 확인을 겸한 오프라인 개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방책으로, 안전 보강과 제세동기 등은 2022년의 이태원 참사, 2023년의 칼부림 사태 등에 대한 대책으로 제시됐다. 다만 시대 흐름에 맞춰서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관람 환경으로 변화해 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번외, 셔틀버스 부활하면 안 되나?
이렇게 20년간 변화해 온 지스타의 변천사를 사진과 함께 살펴봤다. 현재 지스타는 결점이 없는 완벽한 게임쇼는 아니다. 게임스컴과 같은 해외 게임쇼와 비교하면 바이어 유치, 출품작 확보 등에서 아직 채워 넣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지난 20년을 찬찬히 짚어보면 ‘게임보다 부스모델이 메인’이라는 오명을 완전히 벗어나 ‘게이머가 즐길만한 게임쇼’로서 발전해 왔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작은 부분에서 돌아오면 좋을 것 같은, 그리운 존재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지스타 2019까지 운영됐던 셔틀버스다. 지스타가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부터 부산역과 벡스코, 해운대 주요 숙소와 벡스코 사이를 시간대에 맞춰 오가는 셔틀버스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 모두 유용하게 활용했는데 코로나가 지난 후 2021년부터 자취를 감춰 아쉬운 마음이 역력하다.
기자들이 근무하는 지스타 프레스룸 환경도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시대에 맞춰 유선 인터넷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2022년 이후부터 유선 랜이 자취를 감추고 와이파이만 지원한다. 단순 기사 전송 등에는 와이파이 역시 준수한 속도이긴 하나, 영상 다운로드나 업로드 등을 진행하다 보면 아무래도 연결 안정성과 속도 면에서 아직 불안하다는 의견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