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 오브 엑자일 2, 음성까지 한국어 지원한다
2024.11.29 17:36 게임메카 이우민 기자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 이하 PoE)은 2013년 출시 이후, 디아블로와 더불어 핵앤슬래시 RPG의 양대산맥으로 여겨져 왔다. 출시일로만 따지만 디아블로가 PoE보다 한참 선배지만, PoE는 디아블로보다 한층 자유도 높은 아이템 빌드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그런 PoE가 오는 12월 7일 후속작으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두운 분위기와 빌드의 다양성 등 원작의 강점은 유지하고, 한 단계 발전된 그래픽과 액션성을 선보인다. 특히 많은 유저들이 단점으로 꼽았던 진입 장벽에 대해 신경 쓴 모습인데, 29일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간담회에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 조나단 로저스(Jonathan Rogers) 총괄 디렉터와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사업본부장이 자리했다.
이번 후속작의 핵심 키워드는 유저 편의성 강화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신규 유저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기본 시스템을 단순화했으며, WASD 조작과 회피 기능을 더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나아가 스킬과 보조 젬 등 일부 캐릭터 세팅에 추천 빌드가 제시되어 보다 편한 육성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방대한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앞서 해보기 버전에서는 총 50명의 보스를 만날 수 있으며, 캠페인은 25시간 분량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약 6개월 뒤 출시 예정인 정식 버전에서는 보스와 캠페인 분량 모두 두 배 가량 확대되어, 100가지 보스와 40~50시간 분량의 캠페인을 선보일 전망이다.
그 외에도 1편 출시 당시 지적 받은 미흡한 현지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후 업데이트를 거듭하며 쌓아온 현지화 노하우를 활용하여, PoE 2에서는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들일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주요 인물과 NPC 등 게임 내 음성 더빙을 제공한다. 김상구 사업본부장은 “1편에서는 원작 그대로의 느낌을 전달하고자 더빙을 제공할 생각을 못했는데, 이에 대해 스스로 자책했던 기억이 있다”며, “유저들이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한국형 PoE 빌드 웹사이트를 제작한다. 현재 해외 지역에 서비스 되고 있는 빌드 웹사이트 ‘PoE 닌자(PoE Ninja)’와 손잡을 예정이며, 협업이 어려울 경우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자체적으로 사이트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하 내용은 위에 담기지 않은 질의응답이다.
Q. 우선 한국에 온 소감을 부탁드린다.
조나단 디렉터: 한국에는 정말 많은 액션게임과 개발자분들이 계신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저희 게임도 이 곳에서 같이 겨뤄보고, 또 그 안에서 활성화시키고 싶은 꿈이 있다. 예전에 PoE 2를 처음 발표할 때부터 많은 한국 유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에 대해 보답해 드릴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고 한국 유저들이 게임을 충분히 즐기시기를 바란다
Q. 한국에서 핵앤슬래시의 인기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조나단 디렉터: 한국의 핵앤슬래시 게임이라면 ‘로스트아크’가 떠오른다. 한국 게임이지만 해외 출시를 도전했던 게임이고, 출시하자마자 스팀에서 100만 유저 수를 찍은 작품이다. 이를 보며 ‘한국에서 흥행하는 게임도 해외에서 같이 즐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동시에 ‘우리가 디자인하는 게임도 한국에서 재밌게 즐길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Q. 최근 디아블로 로드 퍼거슨 디렉터가 ‘디아블로 라이크’라는 말을 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조나단 디렉터: 패스 오브 엑자일은 디아블로 덕분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게임이고, 현재 개발 중에도 디아블로 2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디아블로가 있었기 때문에 패스 오브 엑자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디아블로에 비해 PoE 2가 가진 차별화된 매력이 있다면?
조나단 디렉터: 개인적으로 저희만큼 보스 디자인에 신경 쓴 게임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준비 중인 모든 보스가 특별하고, 반복되는 보스 패턴도 없다. 추가적으로 저희는 게임 내 어떤 시스템이든 깊이가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특히 방대한 장비와 스킬 빌드처럼, 다른 게임에서 불가능한 부분을 더 열어두고 모든 유저들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Q. 디아블로는 전작을 해보지 않으면 스토리 이해가 어렵다. PoE 2는 전작을 경험하지 않은 유저도 서사를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는가?
조나단 디렉터: 전작을 하지 않아도 PoE 2의 스토리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오히려 1편은 스토리텔링에서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데, PoE 2에서 이러한 부분을 더욱 보강해서 많은 분들이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Q.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한 주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
김상구 사업본부장: 전작에서 하지 못했던 캐주얼한 마케팅 수단을 활용할 예정이다. 가이드 영상 콘텐츠부터, 스트리머 이벤트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물론 기존 유저분들에게 저희 게임을 좀 더 진정성 있게 보여드릴 수 있는 방안도 따로 고민 중이다.
Q. PoE 2는 전작에 비해 액션성이 강조된 만큼 핵앤슬래시보다는 액션 RPG의 느낌이 강하다. 이러한 장르 변화에 대해 우려되는 점은 없는가?
조나단 디렉터: 개인적으로는 액션이 좀 더 강조되더라도 기존 핵앤슬래시 유저들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원버튼 플레이처럼 간편함을 원하는 핵앤슬래시 유저에게 거부감이 들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이를 고려해 1편도 계속 서비스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Q. 1편도 계속 서비스한다면, 유저들이 1편과 2편으로 분산될 위험도 있을 것 같다.
김상구 사업본부장: 현재 1편은 3개월 단위로 시즌이 돌아간다. 시즌 시작 후 한 달 반정도 되면 어느 정도 콘텐츠가 모두 소비되고 정체기에 들어가는데, 그 때 PoE 2에서 새로운 시즌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렇게 서로 업데이트 주기를 교차시킴으로써, 유저가 분산된다기보다 오히려 PoE 프랜차이즈에 더 애정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공개된 엔드게임 콘텐츠는 아틀라스처럼 1편에서 가져온 것들이 보인다. 그 외 2편에서 새로 만든 콘텐츠는 무엇인가?
조나단 디렉터: 앞서 해보기 버전의 시스템은 모두 1편에서 이어지는 후속작 느낌이라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1편을 했다면 익숙하면서도 조금씩 진화한 시스템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정식 출시 버전에는 2편만의 새로운 리그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Q. 전작은 스킬을 찍은 뒤 초기화가 어려웠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인가?
조나단 디렉터: 이번 작품에선 언제든 리셋해 스킬을 다시 찍을 수 있다. 초반엔 골드 소모량이 적어 쉽게 가능하고, 후반에도 금액은 높아지나 유저들이 부담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Q. 앞서 해보기로 출시하는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
조나단 디렉터: 경제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필요했다. 또한 모든 직업들의 전투나 시스템 밸런스도 앞서 해보기 출시를 통해 계속해서 조율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