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블아로 다진 내실, 넥슨게임즈 신작으로 비상 준비
2025.12.23 17:31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25년도 어느덧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 개발사로 자리 잡은 넥슨게임즈는 올해 신규 타이틀 출시는 없었으나, 기존 타이틀 중심으로 대내외적인 활동을 이어가며 내실을 탄탄하게 다졌다. 국내 PC온라인 FPS를 책임진 서든어택, 서브컬처 테마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로 삼은 블루 아카이브, PC와 콘솔로 글로벌 시장을 노린 퍼스트 디센던트가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넥슨게임즈는 여러 방면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타이틀 다수를 준비하며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2025년 연말이 다가오는 이 시점, 넥슨게임즈의 올해 주요 성과를 돌아보고, 신규 타이틀을 바탕으로 향후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누적 이용자 수 3,000만 명, 20주년 맞이한 서든어택
우선 서든어택은 올해 20주년을 맞이해 대형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시선을 끌었다. 우선 올해 6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의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오징어 게임 속 공간을 오마주한 ‘미로 계단’ 전장과 컬래버레이션 캐릭터가 주를 이뤘다. 여기에 20주년 기념 업데이트로 신규 무기와 함께 조준 실력 향상을 노린 훈련용 신규 콘텐츠 ‘에임스쿨’을 공개했다.
출시 20년 차를 맞이한 서든어택은 누적 이용자 수 3,000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대표 FPS로 여전히 최상위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주요 업데이트 외에도 신규 캐릭터와 무기 등으로 ‘서든패스’에, 추가 경험치 혜택을 더한 ‘콤보패스’를 출시하며 배틀패스 중심 서비스 전략에 더욱더 힘을 실었다. 여기에 기존 인기 맵 복각, 무기 밸런스 조정, 이지 안티치트 적용을 통한 불법 프로그램 대응 강화 등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쌓기도 했다. 20년간 서비스된 게임이기에, 새로운 것을 더하는 것만큼 기초를 탄탄히 다져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단일 게임을 넘어 대표 IP로, 블루 아카이브
국내 서브컬처 대표작으로 자리한 블루 아카이브는 올해 1월에도 일본에서 4주년 업데이트 직후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하며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지난 7월에는 스팀에 PC 버전을 출시하며 플랫폼을 크게 확장했다. 스팀 버전 ‘블루 아카이브’는 12월 23일 기준 리뷰 수 1만 8,700개 이상에 ‘매우 긍정적(92% 긍정적)’을 기록 중이다. PC에서도 즐기기 편하고, 화질도 만족스럽다고 평가됐다. 아울러 출시 당시에는 없었던 메인 스토리 한국어 더빙을 추가하며 국내 게이머에게 새로운 즐길 거리를 제공했다.
단일 게임을 넘어 IP로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썼다. 지난 8월에는 용산에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를 테마로 한 식음료와 상품을 판매하는 상설 카페를 열었고, 11월에는 이틀에 걸쳐 대규모 오프라인 유저 행사 ‘4주년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여기에 팔도와의 시바세키 라멘, 무신사 팝업 스토어, 바이시클 카드, 롯데시네마 오케스트라 영화 개봉 등 타사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이어가며 게임 외적으로도 접점을 넓혀왔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월드 오브 워쉽 등 다른 게임에 컬래버레이션으로도 종종 등장할 정도로 블루 아카이브는 대표 IP로서의 면모를 굳히고 있다.
니어: 오토마타와 베요네타로 외연 넓혔다, 퍼스트 디센던트
지난해 7월에 출시된 퍼스트 디센던트(The First Descendant)는 올해 대형 인기작과의 컬래버레이션과 대대적인 개선안을 담은 시즌 콘텐츠 업데이트로 외연을 키웠다. 우선 지난 8월에 ‘니어: 오토마타’와 손을 잡았고, 11월에는 ‘베요네타’ 협업 콘텐츠를 선보였다. 실제로 넥슨게임즈는 니어: 오토마타 컬래버레이션 성과가 반영된 3분기 실적에 대해 ‘퍼스트 디센던트’ 대규모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2분기보다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새로운 스토리, 캐릭터 등을 중심으로 한 시즌 업데이트에 맞춰 콘텐츠를 단단히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8월에 시작된 시즌 3에서는 광활함을 특징으로 앞세운 액시온 평야와 기존 ‘보이드 요격전’과는 다른 협력 플레이를 맛볼 수 있다고 평가된 필드 거신 ‘월크래셔’ 등이 중심을 이뤘다. 11월에 공개된 시즌 3 에피소드 2에서는 캐릭터 능력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선각자 모듈’로 파밍 재미 강화에 힘을 기울였다.
플랫폼부터 장르까지, 오각형 게임사 꿈꾸는 넥슨게임즈
라이브 서비스를 바탕으로 기존 성과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타이틀 흥행이 뒤따라야 한다. 넥슨게임즈는 내부적으로 신작 다수를 개발 중이며, 이를 위한 제작 인력을 보강하며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려왔다. 올해 3월 기준 넥슨게임즈 직원은 1,525명이었으나, 9월 기준으로 1,626명으로 약 6.62% 증가했고, 지금도 개발자를 적극 채용 중이다.
기존에도 넥슨게임즈는 던전앤파이터를 원작으로 삼은 PC∙콘솔∙모바일 신작 ‘던전앤파이터: 아라드'와 야생의 땅: 듀랑고’를 재해석한 MMORPG 신작 ‘프로젝트 DX’를 개발해왔다. 여기에 서브컬처 신작인 프로젝트 RX, 전우치를 소재로 삼은 ‘우치 더 웨이페어러’, 스팀으로 출시되는 서든어택 글로벌 버전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 등을 준비 중이다.
우선 프로젝트 RX는 넥슨게임즈가 작년에 신설한 서브컬처 전문 개발조직 ‘IO 본부’에서 준비 중인 차기작이다. IO 본부 RX스튜디오가 개발하는 PC∙모바일 서브컬처 게임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플레이어가 함께 살아가는 ‘이세계’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한 3D 그래픽, 캐릭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생활 콘텐츠,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특징으로 앞세웠다. 블루 아카이브 한국 및 글로벌 서비스를 총괄한 차민서 PD와 블루 아카이브 캐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담당했던 ‘유토카미즈(YutokaMizu)’ 아트 디렉터가 참여하고 있다.
이어서 우치 더 웨이페어러(Woochi the Wayfarer)는 넥슨게임즈 산하 로어볼트(LoreVault) 스튜디오에서 제작 중인 PC∙콘솔 액션 어드벤처 신작이다.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도사 ‘전우치’의 모험을 그린다. 언리얼 엔진 5로 조선 판타지 세계관을 구현할 예정이며,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한 오리지널 스토리를 선보인다. 이를 토대로 한국 전통 요괴와 도술을 자유롭게 부리는 ‘우치’의 액션을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서든어택 제로 포인트’는 스팀 출시를 토대로 서든어택의 글로벌 확장을 꾀하는 신작이라 볼 수 있다. 서든어택 핵심 플레이를 유지하되,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글로벌에 맞춘 신규 무기 구성을 선보이며, 올해 7월에 태국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국내의 경우 기존과 신규 그래픽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넥슨게임즈는 신규 타이틀을 선보이며 ‘크로스플레이’와 ‘매출 수익원의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러 타이틀을 개발 중이지만, 각기 다른 지점을 겨냥한 것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 RX는 블루 아카이브로 쌓은 서브컬처 노하우를 녹인 PC와 모바일 신작, 우치 더 웨이페어러는 글로벌적으로 관심이 높아진 한국 전통문화를 앞세운 PC와 콘솔 신규 타이틀이다. 국내의 장수 FPS인 서든어택은 스팀을 통해 서비스 영역 확대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넥슨게임즈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낸 신작 라인업을 구축한 ‘오각형 게임 개발사’를 목표로 삼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도전의 결실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