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학점 정정 잘 해줄 것 같은 게임 속 교수님 TOP 5
2026.06.25 12:42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바야흐로 전국 대학생들의 종강 기간이 다가왔다. 종강이라는 즉슨, 기나긴 여름방학이 시작됐다는 것. 거기 방학 같은 거 없는 대학원생은 조용히 나가 있길 바란다. 아무튼 방학은 환영이지만, 그 전에 맞이해야 할 큰 공포가 있으니 이름하야 성적표. 즉 학점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시험도 그럭저럭 잘 쳤다고 생각했는데, 성적표에는 C나 D가 난무하는 광경이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수님께 눈물의 '학점 빌어먹기' 메일도 보내 보지만 씨도 안 먹히는 경우가 태반이다. 괘씸죄로 학점이 더 깎이지나 않으면 다행인 잔혹한 현실. 그러나 게임 속 세상의 교수님들은 조금 다르다. 찾아가서 말 몇 마디 잘하거나, 취향만 맞춰주면 금세 학점을 올려줄 것 같은 천사들이 가득하니까 말이다. 오늘은 내 주변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학점 잘 줄 것 같은 게임 속 교수님들을 모아봤다.
TOP 5. 레이튼 교수 시리즈-허셜 레이튼
영국 런던의 그레센헬러 대학에서 고고학을 가르치는 허셜 레이튼 교수는 명탐정이자 저명한 학자다. 실크 햇 아래 품은 교육적 열정과 학생에 대한 신뢰가 확고한 신사 중의 신사다. 그의 평가 체계는 극도로 인격주의적인데, 지식을 달달 외우는 것보다 일상의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논리적 유연성을 중시한다. 만약 성적 정정을 요구하며 연구실 문을 두드린다면, 그는 화를 내기는커녕 따뜻한 홍차를 대접하며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줄 것이다.
이때 학생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레이튼 교수가 슬쩍 제시하는 간단한 수수께끼에 성실하게 답하기만 해도 그는 학생의 가능성을 높이 사 기꺼이 학점을 상향 조정해 준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레이튼 교수 시리즈의 수수께끼는 초중반엔 말하는 감자 수준인 학부생도 풀 수 있을 정도로 쉽다. 후반부 고난도 퍼즐은 교수가 알아서 다 해결해 주니, 우리는 그저 기초적인 지식만 갖춘 채 숟가락만 얹으면 무난하게 A 플러스를 챙겨갈 수 있다.
TOP 4. 호그와트 레거시-미라벨 갈릭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약초학 담당 미라벨 갈릭 교수는 머글 태생 마녀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입학 당시 마법 세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 극심한 불안감과 외로움에 시달렸던 과거가 있기에, 학생들의 고통과 적응의 어려움에 지극히 공감하는 이타주의적 교육자다. 맨드레이크나 맹독성 텐타큘라를 다루는 온실 수업에서도 깐깐한 필기 성적보다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노력하는 태도를 훨씬 가치 있게 평가한다.
성적이 안 나와 온실로 찾아가 눈물 한 방울 훔치며 적응이 힘들다고 털어놓는 순간, 그녀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며 즉각 성적 정정 도장을 찍어줄 것이다. 애초에 게임을 플레이하는 우리 대부분은 뼛속까지 머글 태생인데다, 주인공 역시 머글 사회에서 15년을 굴러먹다 오지 않았는가. 완벽한 공감대를 형성해 교수님을 합법적으로 가스라이팅 할 시간은 차고 넘친다. 순수 혈통 부르짖는 거만한 녀석들을 C~D 깔개로 삼아, 우리는 달달한 A학점을 받아 가자.
TOP 3. 명일방주-에이야퍄들라
본명 아델 나이만인 명일방주의 에이야퍄들라는 젊은 나이에 비범한 학문적 성취를 거둔 천재 화산학자이자, 대단한 무골호인이다. 치명적인 광석병으로 인해 시력과 청력을 점차 상실해 가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한없이 맑고 온화한 성품을 유지한다. 그러한 그녀에게 학점이란 권위나 평가가 아니라 학생들이 연구를 지속하게 만드는 삶의 에너지다. 학생이 학업적 고충을 털어놓으면 도리어 자기가 세심하게 채점하지 못했다며 미안해 할 성품이니까.
비록 청력 보조 기구의 도움을 받아야 대화가 가능하지만, 진정성 있는 태도로 면담에 임하면 무조건적인 지지와 최고의 성적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면담 시 주의사항이 있다. 그녀가 단어나 문장을 되물으실 때는 기분이 상하지 않게 아주 크고 명확한 목소리로 적극적인 응답을 해줘야 한다. 시각과 청각이 좋지 않아 정답 선택지를 안정적으로 고르고 수정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지만, 무골호인이라고 해서 바보는 절대 아니라는 걸 명심하자. 그녀가 멍한 표정으로 바라볼 때는 곧바로 듣기 오해라고 해명하자.
TOP 2.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마누엘라 카자그란다
가르그 마크 사관학교에서 가창과 의학을 가르치는 마누엘라 교수는 전설적 가희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면과 달리, 지독한 사생활의 무질서에 시달리는 다면적 인물이다. 교무실과 침실을 온갖 쓰레기장으로 만들어 놓고 살며, 매일 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독주를 들이켜는 실연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의 학업 평가 기준은 점수 따위가 아니다. 철저하게 당일의 기분과 상대방과의 정서적 친밀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달렸다.
만약 학점을 고치고 싶다면 시험공부 대신 빗자루를 들고 그녀의 어질러진 방을 군말 없이 깨끗하게 청소해 주주자. 고단한 연애 잔혹사를 끈기있게 들어주며 와인 한 병을 슬쩍 내밀면, 마누엘라 교수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즉석에서 최고 성적으로 수정해줄 것이다. 특히 당신이 남성이라면 난이도는 식은 죽 먹기 수준으로 쉬워진다. 첫 만남부터 대놓고 유혹할 테니까. 이 지독한 남자 복 없음을 잘 이용하면 F학점을 A+로 고치는 건 시간 문제일지도?
TOP 1. 포켓몬스터 스칼렛 바이올렛-사구아로
아카데미의 가정과 교사 사구아로는 터질 듯한 근육과 위압적인 인상, 엄격한 군대식 말투 때문에 언뜻 보면 지옥에서 온 서바이벌 교관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체통을 지키기 위한 얄팍한 방어기제일 뿐, 실상은 분홍색 푸린 앞치마를 애용하고 귀여운 모바일 케이스를 탐내는 섬세한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특히 단 것에 사족을 못 쓰면서 매운 음식은 입에도 대지 못하는 초딩 입맛을 가졌는데, 강인함을 동경하는 학생들의 환상을 깨지 않기 위해 이를 철저히 비밀로 부친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의 A+ 성적정정을 위한 최고의 공략 포인트다. 전설의 식재료 '비전 달콤스파이스'나 직접 구운 달콤한 마카롱을 교무실 책상 밑으로 은밀하게 밀어 넣는 순간, 사구아로 교수의 평정심은 완전히 무너진다. 비밀 보장과 극상의 단맛이 주는 행복감 속에서, 그는 최고 학점은 물론 피크닉용 야돈 컵까지 덤으로 얹어줄 것이다. 수업 중에도 귀여운 걸 보고 눈을 반짝이는 온화한 성격이니, 귀여운 굿즈와 달콤한 조공만 바치면 이번 학기 평점 4.5는 따놓은 당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