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게임쇼인 지스타가 올해 메인 스폰서와 1차 참가사를 공개했습니다. 매년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 각축장이었던 지스타는 개최 전부터 '어느 업체들이 출전하는가'를 둘러싸고 우려 섞인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국내 게임쇼 구도 변화와 게임사들의 신작 공백 속에서 우려 섞인 의구심이 커진 상황. 그렇게 베일을 벗은 지스타 2026의 첫 번째 발표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양팔부터 척추까지 다 갈아끼우는 정도의 대변신이었죠.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메인 스폰서로 게임사가 아닌 뤼튼의 AI 캐릭터 챗 서비스 '크랙'이 선정되었다는 점과, 웹젠을 제외한 국내 주요 대형 게임사들의 참가가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게이머들은 꽤나 날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SNS에서는 "(메인 스폰서는)최소한 게임을 유통하거나 서비스하는 회사여야지…돈 더 얹었다고 막 다 받아주지 말고 대표성을 생각했으면", "작년에도 부실했는데 이러면 안 가지", "한국 모터쇼 참가 대기업들이 점점 줄어들고 규모도 축소되는 것과 겹쳐보인다. 이제 대규모 전시회 자체가 몰락하기 시작하는 수순인가?" 같은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게임쇼의 상징인 메인 스폰서를 비게임사가 맡고 한국 대표 게임사들이 불참한 모습은 지스타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전시회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이번 행보를 국내 대형 게임사 의존도를 낮추는 체질개선의 계기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실 이전부터 지스타는 국내 게임사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게임사들의 참여도가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는데요, 야심차게 내놓을 만한 신작 라인업이 뚜렷하지 않은 국내 게임사들 대신에 호요버스, 세가, 코에이테크모, 넷이즈-조커 스튜디오 등이 참전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세가나 호요버스 출전에 대해서는 큰 기대감을 갖는 의견도 상당수 눈에 띕니다. 메인 스폰서 역시 상징적 의미를 내려놓고 본다면 일반 관람객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간 지스타는 AGF나 플레이엑스포처럼 색깔이 뚜렷한 후발 주자들에게 주요 소재를 빼앗기며 위기감을 느껴왔습니다. 얼마 전 열린 중국 차이나조이가 게임사들의 자체 행사 및 빌리빌리 등에 추격당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쇼로 진화했듯, 지스타 역시 신작 공개에만 일희일비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종합 콘텐츠 행사로의 체질개선을 꿈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급격히 체질개선을 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진통이 예상되긴 합니다. 이 진통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지스타의 내리막은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과연 지스타는 글로벌 융합 게임쇼로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일단은 9월로 예정된 2차 발표도 기다려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