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빚어 온 '마계촌 온라인'이 14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발사 씨드나인 입장에서는 '알투비트'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자 처음 시도하는 RPG 장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넷마블 입장에서는 매년 '기대작'으로 점쳐진 게임이 드디어 공개되는 만큼 그 결과에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게임메카는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최종 준비에 나선 씨드나인 김건 대표, 황선우 실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씨드나인의 김건 대표(우)와 황선우 실장(좌)
- 오래 준비한 '마계촌 온라인'이 드디어 공개를 앞두고 있다. 현재 심정이 어떤가?
김건 대표: 실감이 안 난다. 6년이 걸렸는데, 중학교에 갓 입학한 이후 대입시험을 보는 그런 느낌이랄까. 대학 시절 생각도 많이 나고. 하루에 모든 결과가 나오지 않겠지만, 이제 평가받는 시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나면 확실한 느낌이 올 거 같다. 역시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황선우 실장: 사실 개발기간은 유저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게임의 완성도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공개 서비스 이전까지는 '좋은 게임 만들자'가 목표였는데, 지금은 '유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받아 오래가는 것'을 목표를 잡고 있다. 개발팀 역시 다시 '신작'을 만든다는 마음가짐으로 라이브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 현재 단계에서 캡콤 측도 격려를 많이 해줄 거 같다.
김건 대표: 만족하고 있다. '마계촌' 원작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간섭하는 부분도 없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파트너였다. 서로 기대가 큰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게임 타겟층이 고연령층이 아니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비롯한 규제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웃음).
- 서비스 시기가 많이 늦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김건 대표: 사실 2년 전 '지스타'에 출전할 당시 공개한 '마계촌 온라인'은 공개 서비스 버전이었고, 개발팀도 무척 고무돼 있었다. 그러나 유저 시연 결과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것에만 투자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2년간 '유저가 질리지 않게' 하는 데 투자를 더 했다고 보면 된다.
황선우 실장: 맞다. 당시와 지금의 게임 스펙을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차이다. 던전에서 스킬을 쓰며 싸우는 건 똑같지만 당시에는 그게 전부였다. 레벨업 외에 RPG 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다. 쉽게 말해 액션 게임이었다고 보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마계촌 온라인'을 온라인 RPG로 만드는 것이었고, RPG보다 액션을 만드는 게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전보다 유저들의 눈도 높아졌고 개발 과정 중에 다수의 게임이 사라지는 걸 목격해서 더욱 집중했다. 게임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액션성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이게 바로 게임에 더 투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 테스트 기간 동안 '마계촌 온라인'에 대한 유저 반응이 궁금하다. 긍정적/부정적 나누어서 설명해달라.
황선우 실장: 마지막 테스트 기준으로 하자면 그래픽은 호평을 받았다. 애니메이션 화풍으로 표현된 자연스러운 모션과 놀란 표정을 짓는 등 살아있는 듯한 유쾌한 캐릭터 등에서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그러나 액션과 조작감에 대해서는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직업간 밸런스 문제나 활동력(피로도)이 아쉽다는 의견이 있어서 공개 서비스 버전에 확실히 반영했다. 잘 만든 온라인게임이라 하더라도 유저들의 불만은 늘 존재한다. 우리는 유저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양적 팽창보다 질적 성장에 공을 들인 거 같다. 콘텐츠는 어떤 부분이 강화됐나.
황선우 실장: 다수 유저들의 취향을 고려해 순환 콘텐츠 쪽에 집중을 많이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타임어택으로 혼자 던전을 돌아 경쟁을 하는 콘텐츠 '돌파 모드'가 추가됐다. PvP는 과거 2D 대전 액션게임처럼 긴장감을 줄 수 있는 형태로 다듬었고, '진 마계 모드'라고 해서 한 대만 맞으면 게임이 끝나는 하드코어 콘텐츠도 추가했다. 공개 서비스 돌입 이후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순환 콘텐츠에 집중할 것이다. 파티 플레이에 특화된 '환 마계 모드'나 MMORPG의 레이드 같은 '마신계 모드'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 '진 마계 모드'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황선우 실장: '진 마계 모드'는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마계촌'의 추억을 기억하는 유저들을 위해 기획했다. '마계촌 온라인'에는 위급한 상황에 갑옷이 벗겨져 속옷이 드러나는 원작 고유의 시스템은 있는데, HP가 따로 존재해서 원작 만큼의 긴장감은 없다. 그러나 '진 마계 모드'에서는 HP가 없기 때문에 한 방만 맞으면 게임이 끝나는 하드코어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진 마계 모드'는 별도의 '목숨'이라 할 수 있는 '코인'을 소모하여 즐길 수 있다. 하드코어한데다 기록이 남기 때문에 점수를 통해 다른 유저와 경쟁도 할 수 있다.
- 파티 플레이 디자인이 궁금하다.
황선우 실장: RPG처럼 각 직업마다의 역할을 극도로 살린 건 아니다. 함께 협력하면 더 수월할 수는 있지만, 혼자 한다고 해서 절대 넘어가지 못하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대신 근접 캐릭터가 붙어서 공중에 띄우거나 상태 이상을 걸고, 컨저러나 아쳐가 대미지를 주는 등의 형태로 빠르게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는 있다. 향후에는 던전 레벨 디자인 적인 측면으로 접근해 파티 플레이를 만들 예정이다. 특정 캐릭터가 어디를 밟거나 지키고 다른 캐릭터가 문을 열는 등의 방식이다. 정식 서비스 이후에는 지금과 다른 방식의 던전을 추가할 생각이다.
- 역할 구분이 확실하지 않다면, 각 캐릭터마다의 전직은 어떤 의미가 있나?
황선우 실장: 개성을 강조했다고 보면 된다. 이 캐릭터는 이렇게 즐기고 저 캐릭터는 저렇게 즐기고. 정확히 말하자면 조작에 대한 개성을 살렸다. 유저들은 각자 액션에 대한 로망이 다른데, 이걸 만족시켜주고 싶었다. 각 캐릭터 디자인은 PvP 에서 개성이 확실히 살아나기 때문에 또 다른 재미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말 나온 김에 PvP 콘텐츠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황선우 실장: 1:1과 3:3 모드가 있다. 편의성을 위해 자동 매치 방식을 도입했고, 던전(스테이지)이 랜덤으로 선택된다. 각기 플레이 스타일이 다른데, 아쳐의 전직 클래스인 '트래퍼'는 은신과 함께 덫을 설치하는 스킬을 적극 활용해 상대를 견제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또 '기믹(트릭)'의 즐거움도 추가된다. PvP용 던전은 특정 공간에 캐릭터가 갇히기도 하는데 이 공간에서도 싸움이 발생할 수 있고, 화면 중앙에 날아다니는 상자(HP 회복)가 있어 이를 이용한 전략적 변화도 생긴다. 사이드 뷰의 긴장감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 플레이 조작 방식, 그리고 기믹의 즐거움. 이게 바로 '마계촌 온라인'의 PvP다.
▲ 마계촌의 PvP 스크린샷 (사진제공: 넷마블)
- 이번 공개 서비스에서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포인트를 세 가지로 압축한다면?
황선우 실장: 우선 액션이다. 사이드뷰 시점을 채택한 게임들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마계촌 온라인'은 '점프' 액션을 강조했다. 스킬도 점프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점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킬도 등급을 올리면 점프와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상하 높이가 있다는 게 액션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그래픽에서 느껴지는 '유쾌함'이다. 잔재미도 많다. 캐릭터가 마술로 할아버지나 아줌마가 된다거나, 깜짝 놀라는 표정 등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살렸다. '대마계촌'에서 등장한 황금 갑옷도 등장하는 등 볼거리는 많을 것이다.
세 번째는 PvP를 중심으로 한 순환 콘텐츠다. 앞서 설명했지만, '마계촌 온라인'의 PvP는 직업의 개성과 맞물려 대전 액션게임처럼 무척 재미있다. '개발자 스스로 재미있어야 게임이 진짜 재미있다'는 말이 있는데, 내부에서도 PvP 한번 하면 개발진 모두 미쳐서 한다(웃음). PvP는 전직만 하면 바로 즐길 수 있다.
- 과거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를 하며 '오락실 아저씨의 마음으로 서비스하겠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지금은 어떤가? 준비한대로 상용화 모델이 기획됐나?
황선우 실장: 기본적인 캐시 아이템이 들어갈 거다. 포인트는 코스튬이다. 아마 '리그오브레전드'의 스킨 같은 갖가지 코스튬이 등장할 것이다. 게임 자체가 유쾌한 그래픽을 지향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마계촌다운'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머리에 쓰는 동물 투구나 피터팬 코스튬 등 다양하다. 어떤 게 먼저 나올 지는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발표할 수 있을 거 같다.
- '마계촌 온라인'을 통해 씨드나인이 어떤 개발사로 평가받고 싶나.
김건 대표: 첫 작품 '알투비트'가 대중화된 장르가 아닌 게임이었기 때문에 매니악하고 성향이 특이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이런 장르는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건데, 사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걸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해외 IP를 가져와 게임을 만든 것은 대중적인 성공을 위해서다. 엔씨소프트처럼 '리니지' 같은 성공한 IP가 있어서 꾸준히 내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마계촌 온라인'을 시작으로 소수만 좋아하는 씨드나인이 아닌, 게임을 즐기는 사람 누구나 좋아하는 씨드나인이 되길 기대한다. 모바일 시장이 열린 만큼, 앞으로 장르나 플랫폼에 제한을 두거나 하지 않을 생각이다.
- 게임 자체가 유쾌하기 때문인지, 회사 분위기도 무척 즐거울 거 같다. 실제로는 어떤가?
김건 대표: 그동안 무척 유쾌하게 개발해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웃음)
- 해외 쪽은 준비하고 있나?
김건 대표: 물론이다. 국내 서비스 이후 멀지 않은 시기에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워낙 큰 시장이고 '알투비트'가 중국에서의 성과가 있었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후 일본 등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각오를 듣고 싶다.
김건 대표: 많은 팀이 모여 좋은 결과를 위해 즐겁게 일했다. 앞으로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황선우 실장: 내부에 개발진들도 하는 말이지만, 그간 게임을 개발하며 인력 변동이 거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동거동락하며 만든 게임이라 그만큼 애정이 많다. 개발자에게는 '마계촌 온라인'이 자신의 인생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유저들의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고,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