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헤드샷을? 모바일 FPS ‘배틀코드’
2013.04.29 14:12 게임메카 강병규 기자
▲ 그리 코리아의 첫 FPS '배틀코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 그리 코리아)
국내 모바일게임 중 성공한 퍼즐게임을 말해보라면 ‘애니팡’이나 ‘캔디팡’과 같은 이름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러너게임은 ‘윈드러너’나 ‘템플런’, ‘쿠키런’이 바로 떠오른다. 그렇다면 FPS는? PC용 온라인 FPS의 이름이 언뜻 떠오르긴 하지만, 모바일로 생각하자니 떠오르는 게임이 없다.
모바일 FPS가 출시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단지 성공해서 유저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게임이 없을 뿐. 지금까지 많은 FPS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 도전을 해왔지만, 번번이 적응을 못하고 사라져갔다. 그런데 영원히 불모지로 남을 것 같은 모바일 FPS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다. 그리 코리아의 ‘배틀코드 온라인(이하 배틀코드)’이다
사실 ‘배틀코드’의 출시가 더 놀라웠던 점은 따로 있는데, 지난 9일에 출시했던 MORPG ‘로스트 인 스타즈'에 이은 또 하나의 도전이라는 것이다. 척박한 모바일 FPS 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를 듣고자, 그리 코리아에서 ‘배틀코드’ 개발을 담당하는 이기훈 기획팀장과 이정호 개발 PM을 만나보았다.
기능에서 오는 편리함과 경험으로 얻은 현실성을 살렸다
‘배틀코드’가 강조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즐기는 게임이다.
‘배틀코드’는 테러와 대테러 세력의 대립을 바탕으로, PvE와 PvP를 모두 즐길 수 있는 FPS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적들을 제거하고 최대한 오래 생존해야 하는 서바이벌 모드, 자신이 등록한 친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대전을 즐길 수 있는 소셜 플레이 모드, 유저들과 대전을 즐길 수 있는 팀 데스매치 모드 등이 있다. 외형에서 느껴지는 모습은 PC용 FPS와 견주어 손색이 없을 콘텐츠를 갖추었다.
▲ 이기훈 기획팀장(우)과 이정호 개발 PM(좌)
AI는 싱글 플레이도 멀티 플레이를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주도록 설계됐다. 이정호 개발 PM은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유저의 움직임에 더 빨리 반응한다거나, 더 정확한 공격을 가하는 차이가 있다. 또한, 경우에 따라 엄폐하거나 점프하는 등 다양한 액션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오토 타겟팅은 일정 범위에 들어온 적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기능으로, 터치스크린으로 이동 및 사격까지 따로 조절해야 했던 모바일 FPS의 조작을 쉽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오토 타겟팅은 오직 쉽게 조작하는 것만 강조했을까? 이정호 개발 PM은 “테스트를 거치며 얻은 피드백이 잘 반영됐다”며, “너무 쉽게 만들어서 플레이어 능력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게임을 지양하고, 조작과 타격의 재미도 함께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 '배틀코드' 소개영상 (영상제공: 그리 코리아)
오토 타겟팅은 제대로 조준이 되지 않으면 적은 대미지를 입히거나, 유저의 레벨에 따라 타겟이 잡히는 범위가 줄어드는 변별력을 가지고 있다. 쉬운 조작을 제공하는 한편, 유저의 능력이 반영되는 것도 잊지 않은 것이다. 물론 타겟을 자동으로 잡다보니 직접적으로 사격부위를 설정할 수는 없었는데, 이기훈 기획팀장은 “헤드샷이나 멀티킬 같은 요소는 출시 버전에서 구현할 예정이며, 아직 연출이 없어 확실하게 느껴지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게임제작 중 발생한 일화도 언급됐다. ‘배틀코드’의 해병대 출신 개발그룹장이 게임 제작에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총의 움직임과 조준점이 맞지 않아 어색한 것에 대해 지적하거나, 총기를 사용할 때의 반동과 같은 요소를 실제 몸짓을 통해 실감나게 설명했다고 한다.
오토 타겟팅에 대한 의견 충돌도 있었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오토 타겟팅이 있건 없건 좋은 기록을 냈지만,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해병대 출신 개발자의 입장은 그렇지 않았다. 쉽게 만들어야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기훈 기획팀장은 “유저 레벨이 오를수록 타겟팅 범위가 줄어드는 변별력을 부여한 것은 해병대 출신 그룹장과의 토론 중 나온 결과”라며, “이처럼 곳곳에 그의 아이디어가 녹아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FPS 시장은 지금이 적기다
‘배틀코드’가 가진 장점은 알겠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을 장담하긴 어려웠다. ‘스페셜포스’나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같이 유명한 IP를 가지고 시작한 게임들도 성공한 사례를 접하긴 힘들었고, 오히려 FPS를 버리고 다른 장르로 출시된 게임도 많았다. 하지만 그리 코리아에게는 유명 IP가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 듯했다.
이정호 개발 PM은 “일단 그리에서 출시하는 게임 중 유명 IP를 사용한 게임은 없다”며, “우리는 모바일 게임 자체로 유저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고자 했으며, 모바일 FPS라고 하면 ‘배틀코드’가 생각나게 하는 것이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 '배틀코드'의 스크린샷을 통해 대략적으로 게임을 알아볼 수 있다 (사진제공: 그리 코리아)
유명 IP가 없음에도 유저들의 만족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엔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 대한 예측도 더해져 있었다. 이기훈 기획팀장은 “게임시장도 싱글게임에서 멀티플레이로 옮겨오는 과도기가 있었으며,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런 변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와 맞물려 미드코어게임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있을 것이고,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게임 출시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궁극적인 목표도 들을 수 있었다. 이정호 개발 PM은 국내 모바일 기기의 빠른 변화를 언급하며 “기기의 변화만큼 이용자들의 욕구도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오래전부터 FPS를 준비해 왔다”며, “단기적으로 끝나는 게임이 아닌 장기적으로 유지해나가는 게임이 되는 것이 목표로, '이 게임은 재미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 척박한 모바일 FPS 시장에 그리 코리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장공략을 위한 차별화된 무기도 갖췄고, 추구하는 목표도 설정됐다. 남은 것은 성공적인 시작과 지속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죽지 않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니, “모바일 FPS=배틀코드”라는 표어가 생길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다.
‘배틀코드’는 29일과 30일 양일간 비공개 테스트에 돌입한다. 정식 서비스는 5월 초로 예정돼 있으며, 아직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