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담배보다 유해하고 마약같은 게임?"
2013.05.03 17:54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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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에 발의된 법안 하나가 지난 한 주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특히 이 법은 게임을 술과 먀악,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유발물질로 간주하고 있죠. 올해 1월에 발의된 손인춘 게임규제법에 이어 강력한 규제가 새로이 발의되며 현재 게임업계는 소위 멘탈 붕괴를 겪고 있습니다.
손인춘 게임규제법이 이슈화된 당시 지스타 보이콧을 선언한 위메이드의 남궁훈 대표는 이번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의 소신을 밝혔습니다. 남궁 대표는 “귀에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며 공부하던 여러분의 모습을 이해 못하시던 부모님의 모습과 닮아 있지는 않으신지”라며 “음악 못 듣게만 하는 부모님보다 이어폰 한쪽 같이 들으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부모님이 더 멋지지 않을까요?”라고 밝혔습니다. 무조건 막는 것보다 자식의 게임 생활에 대해 이해하며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게임의 부작용을 막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는 것이죠.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이번 이슈에 매우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법안이 발의된 30일에 보도된 기사에는 약 90개의 덧글이 올라왔는데요,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부족에서 도출된 규제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토로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우선 박건우 님은 “자 우리는 자원 없는 땅에서 미래로 가는 길을 방금 받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분명한 이유 없이 게임을 사회악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를 꼬집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게임메카 크리슈나가 님은 “게임중독은 다른 여러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공부시키기로 인한 하나의 나쁜 결과물 중 하나일 뿐, 다른 것들의 원인이 아닙니다. 눈감고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도대체 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이 많으며, 왜 자살률이 높으며, 왜 나쁜 길로 접어드는지”라고 지적했죠.
게임 이외에 건전하게 즐길만한 여가가 부족한 현실을 짚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게임메카 푸른달의 타쿠 님은 “학생들이 게임중독에 빠지는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여가문화의 부족에서 온다고 생각하지 않나? 성인이 된 지금도 우리나라에는 학생들이 즐길만한 여가문화가 게임밖에 없구만. 그런 상황도 만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마약이라니 이건 진짜 억지가 아닌가”라며 특히 한국 청소년들의 놀거리가 지극히 부족함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법안에 대해 업계와 게이머들이 말하는 바는 게임이 완전무결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과도한 이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며,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잘못된 편견과 오해로 인해 게임이 유해산업으로 낙인 찍히며, 이에 대한 규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화부 유진룡 장관은 지난 2일 게임업계 대표들과의 회동 자리에서 신의진 의원이 대표발의 한 법안에 대해 “게임산업의 이해가 부족한 것에서 비롯된 법안이지만 이러한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라며 게임업계 스스로가 산업에 대한 인식부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즉, 내부는 물론 외부와도 적극 소통하며 게임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규제 완화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게임업계 역시 과거의 조용한 이미지를 벗고 게임에 대해 안 좋은 시선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도 당당히 나서 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있습니다. 본인이 열정을 바쳐온 게임이 유해산업으로 취급되는 것이 싫다면 왜 싫은가를 어필하기 전, 어떤 부분을 잘못 알고 있는가를 바로잡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