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오스' 프로모션 영상
MMORPG ‘에오스’는 지난 2011년 5월 한게임 EX에서 처음 공개됐다. 그리고 1년 뒤 첫 테스트로 신고식을 치뤘다. ‘힐러 없는’ MMORPG, 초심으로 돌아가는 MMORPG 등 기존 게임과의 차별화를 꾀함과 동시에 온라인게임 본연의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테스트가 진행됐다.
2주에 걸쳐 진행된 테스트는 10대부터 50대까지 2만 2천여 명의 다양한 연령층이 고루 즐겼다. 기대 이상의 호응이 있었지만, 초반 지역의 평범함과 모든 직업이 딜러라는 점은 개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반응도 뒤따랐다. 그리고 9개월이 흐른 지난 3일 에오스는 9월 11일 공개 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발표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첫 테스트 이후 약 270일 동안 에오스 개발진이 사력을 다해 완전체로 다듬은 ‘에오스’. 과연 어떻게 달라졌고, 무엇이 생겨났는지 개발사 엔비어스 김준성 대표와 안진용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특히, 인터뷰 중 그간 준비해온 ‘에오스’는 ‘와우’의 칼림도어와 동부대륙을 합한 규모의 세계라며, 공개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 안진용 기획팀장(좌)과 김준성 대표(우)
- 에오스의 탄생 그리고 첫 테스트의 아쉬움
애지중지 만든 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보이기 전 느끼는 감정은 어느 개발자나 비슷하다. 마지막 테스트부터 공개 서비스까지 휴식 없는 일정을 코 앞에 둔 김 대표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는 “시원 섭섭한 게 있는 것 같다. 목표했던 것 보다 더 많이 만든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어 아쉽다. 그래고 부끄럽지 않게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자신하기에 오픈을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며 기대 반 걱정 반의 표정으로 말했다.
김 대표는 군대 전역 후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울티마 온라인’으로 MMORPG의 진짜 재미를 맛보았고, 그 후 이 길로 들어선 케이스다. 온라인게임 특히, MMORPG라면 베테랑 유저라 자부하는 그였기에 직접 ‘울티마 온라인’ 같은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 게임 업계에 뛰어 들었다. 넥슨 캐주얼온라인 개발팀을 시작으로 넥슨 모바일 사업개발실 실장까지 역임한 후 개발사 엔비어스를 설립하고 ‘에오스’를 개발하기 시작한 까닭이 그것이다.
▲ 1차 비공개 테스트 이후 전달 받은 피드백은 개발자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상과 열정이 현실에 고스란히 반영된다면 그 보다 좋을 것이 없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소개팅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 유저와 처음으로 대면한 1차 비공개 테스트 당시 초반 지역의 개성이 약한 탓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또, 힐러 없는 직업 구성을 강조했지만 결국 딜러들로 구성된 직업들 사이에서 각각의 역할과 특징이 미약한 모습을 보여줘 아쉬움을 남겼다. 김 대표는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못내 아쉬웠던지 “초반지역이 평범하다는 피드백을 받고 해당 부분을 전부 새로 바꿨다. 또 첫 테스트에서 50레벨이 최고 레벨이었는데, 이번 공개 서비스는 60레벨까지 상향됐다. 무엇보다 직업 간 특징을 살리기 위해 특성 선택의 폭을 넓혔다”며 변화된 ‘에오스’를 강조했다.
- 첫 테스트 후 270일간의 에오스 완성도 끌어올리기
그럼 ‘에오스’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김 대표가 설명하는 핵심 요소를 들어봤다. 우선 그는 ‘에오스’가 저사양에서도 직관적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가령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세밀함보다는 큰 변화에 주안점 둬 한 눈에 달라지는 모습을 알아챌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고 레벨이 50에서 60으로 상승됐고, 도달 시간도 길지 않다. 이용자의 플레이 패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예상보다 짧은 도달 시간으로 설계된 것은 ‘에오스’가 어디까지나 ‘만렙 이후 즐기는 게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레벨 업의 과정이 단순히 퀘스트와 사냥의 반복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김 대표는 레벨 업 과정을 통해 최고 레벨 콘텐츠를 더 쉽게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튜토리얼 형태의 솔로 던전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성장 구간에서 총 5종의 솔로 던전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이 솔로 던전을 통해 최고 레벨에서 갈 수 있는 파티 던전의 공략법을 연습하게 된다. 특히,솔로 던전에서 체험할 수 있는 보스 패턴과 던전 공략법은 다양한데 가령 보스의 광역 기술을 피하거나 특정 장치를 조작하여 던전을 공략해 나가는 식이다. 이뿐만 아니라 안진용 기획팀장은 1,500여 개의 퀘스트도 준비되어 있다고 김 대표의 설명을 거들었다.
▲ 솔로 던전은 첫 테스트에서 공개된 바 있지만, 공개 서비스를 대비해 좀 더 다듬어 졌다
이런 과정으로 캐릭터 육성이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PVP 콘텐츠로 이어진다. ‘에오스’의 PVP는 크게 15:15의 통합 전장과 길드 전장 ‘발할라’로 구분된다. 먼저, 통합 전장이라는 명칭에서 눈치 챈 독자도 있겠지만, 이 전장은 서버 통합으로 매칭되어 열린다. 일종의 서버전이 되는 셈이다. 특히, 새벽 시간 대 인원 수 부족으로 전장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80%의 인원인 12명만 채워져도 바로 오픈 되도록 설계됐다. 이 전장은 10레벨 이상의 캐릭터로 직업 특성을 결정한 유저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입장 시 자동으로 일정 능력치 보상이 이루어져 저레벨이 고레벨에게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전장을 체험할 수 있다며 전체 유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PVP 콘텐츠 길드전 ‘발할라’는 ‘에오스’의 핵심 시스템이자 엔드 콘텐츠이다. 길드 간 전쟁 선포 – 포인트 획득 – 길드 전용 탈 것 – 길드 랭킹 경쟁 – 일정 주기로 상위 길드 특별 보상 방식으로 진행된다. 길드만이 참전할 수 있는 ‘발할라’는 최대 1천 명 이상 입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입장 기준은 전쟁 선포를 한 길드가 최소 3개 이상 되어야만 열린다. 이 길드전(발할라)이 중요한 이유는 ‘용맹의 정수’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용맹의 정수’는 ‘에오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으로 모든 제작 아이템 재료에 쓰이는 등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다. 김 대표는 ‘발할라’가 길드에 들어야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이지만, 꼭 한 번 참여해 보길 바란다고 강조할 만큼 ‘에오스’의 핵심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에오스'의 핵심 콘텐츠는 길드 간의 전쟁
- 온라인과 모바일의 조합까지, 남은 건 에오스의 성공
‘에오스’가 추구하는 플레이 영역은 온라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온라인과 100% 데이터 연동으로 전투와 사냥 이 외에 대부분의 콘텐츠를 모바일로 제공한다. 현재 공개 서비스와 동시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와 관련해 “우선 경매장과 창고, 우편이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실시간 채팅도 가능한) 커뮤니티 기능도 핵심이 된다. 게임 속 친구와 길드원과 채팅을 할 수 있다. 향후 전문기술 제작 기능을 추가하고, 모바일전용 미니게임을 제공해 별도의 보상도 계획하고 있다”며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전천후 게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각오다.
당장 내일(5일)부터 마지막 테스트가 시작되어 라이브 서비스 체제로 돌입하게 된 김 대표에게 게임의 본질인 재미 추구를 ‘에오스’의 어떤 부분에서 느낄 수 있는지 물었다. 그는 “4년 동안 (에오스가)독특하다는 말도 듣고 고리타분하다는 말도 들었다. 멋진 칼부림의 모습은 우리 게임에 해당되는 재미라고 생각지 않는다. (에오스는)꾸준히 노력하면서 도전하고 성공했을 때의 재미. 게임을 플레이 하는 과정에서 오는 재미라고 생각한다”며 MMORPG 본연의 모습을 강조했다.
▲ 에오스는 9월 5일 마지막 테스트를 시작으로 11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다
‘에오스’ 개발사 엔비어스의 현재 인원은 110명. 그 중 90여 명이 개발자로 자리하고 있다. 2009년 김준상 대표와 3인이 합심하여 설립했고, 4년에 걸쳐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유능한 개발자들이 합류하며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함께한 개발사 직원에게 한마디 요청했다.
어색해 하던 그는 “(여기까지 오는 데)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사실 개발자들에게 이게 왜 재미있는지 설득을 하고 이해를 시켜야만 프로젝트에 가담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 함께 하는 이들은 (보장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에오스에 대한 확신과 성공을 믿어 주고 참여해 끝까지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내줬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오픈 후 성공해서 그 믿음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그간 마음에 묻었던 말을 술술 털어놨다. 오로지 ‘온라인게임 본연의 재미 추구’란 일념으로 뭉친 이들의 창조물 ‘에오스’가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