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런더시티, 나(29세) 오늘 비 내리는 상암벌을 달린다
2013.09.24 18:43 게임메카 강병규 기자
▲ 취재팀의 유일한 운동 유전자 강병규 기자 (29세)
나이키 최초의 ‘카카오 게임하기’ 타이틀 ‘런더시티’는 카카오에 많은 일반 러너게임이 아니라, 유저가 실제로 달리면서 즐기는 체감형 리얼 러너 게임이다. 사실 ‘런더시티’를 게임으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은 있을 것이다. ‘런더시티’의 기능 중 대부분은 나이키에서 출시한 러닝메이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나이키+ 러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더시티’를 플레이해보면 보드게임과 같은 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게임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런더시티’는 카카오 게임하기 최초의 체감형 게임이기에 직접 겪어볼 이유가 충분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는 했지만, 물방울 따위가 게임메카 취재팀의 유일한 운동유전자를 막을 수는 없었다. ‘런더시티’를 체험해 보고자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직접 향했다.
▲ 23일 출시된 나이키의 '런더시티' (사진출처: 구글 플레이)
▲ 직접 갈 필요는 없지만, 게임을 4D로 즐기기 위해 방문했다
▲ 훗, 내가 왔다 그리고 달린다
시작이 어렵다, 초반 점수: 30점
‘런더시티’를 즐기려면 일반 카카오톡 게임들보다 더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먼저 카카오 계정연동을 설정해야 하고, 전화번호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후 ‘나이키+ 러닝’ 앱을 또 설치해야 하고, ‘나이키+’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 특히 인증문자가 왔을 때 번호가 자동으로 입력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직접 써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 게임의 기본이 되는 '나이키+ 러닝'이 필수다
평소 ‘나이키+ 러닝’을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절차가 간단했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과정을 간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적어도 카카오톡과 연동해서 즐기는 게임이라면, 카카오톡만의 데이터로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었어야 했다.
게임의 목표는 오직 달리는 것, 플레이 점수: 80
게임을 하기 위한 준비와는 달리, 게임 진행방식은 간단하다. 플레이어는 저마다의 트랙코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상대 도시의 특정 트랙을 공격해 내 것으로 만들면 된다. 공격은 게임을 설치한 유저 중에서 무작위로 선택하거나 카카오톡이 등록된 친구를 대상으로 할 수 있으며, 공격 방법은 상대방의 트랙을 선택해 제한시간 동안 목표 거리를 실제로 달리면 된다. 예를 들어 약 ‘한 시간 내에 3Km 완주’라는 목표가 있다면, 유저는 그 거리를 목표로 가벼운 러닝을 즐기면 된다. 공격 상황에서는 ‘나이키+ 러닝’ 앱이 활성화되며, GPS를 이용해 실제 러닝코스를 추적한다.
하지만 게임이 단순히 달리기 하나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보드게임처럼 자신이 가진 트랙 에는 함정을 설치할 수 있는데, 함정이 심어진 트랙은 상대방이 공격하지 못한다. 그리고 상대에게 빼앗은 트랙이 자신의 구역에 추가되는 등 게임의 재미도 충실하다.
▲ 부담감을 안고 달리는 남자
▲ 러닝에 특화된 아이템들이 등장한다
공격 목표를 보면 홍대 거리나 상암월드컵경기장과 같은 지역 명소가 등장하는데, 실존하는 익숙한 지역들로 구성돼 있어 친근함을 준다. 또한, 각각 요구하는 주행 거리가 1Km부터 5Km까지 달라서 자신의 체력에 맞게 공격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친구의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빼앗기 위해 진짜로 그곳에서 러닝을 즐길 필요는 없다. 그냥 어느 곳에서든 주행거리만 채우면 되는 식이다.
▲ 처음에는 총 8개 트랙이 있지만
▲ 공격에 성공하면
▲ 자신이 가진 트랙에 추가된다
실제로 한 시간에 3Km 달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완주하는 데 걸린 시간은 23분으로 적당한 운동이 되는 양이었다. 공격에 소모되는 운동화는 30분 단위로 충전되는데, 평균 러닝 시간을 30분 정도로 보면 거의 무한으로 상대를 괴롭힐 수 있다. 체력만 된다면 말이다.
총점: 55점
처음 설치 과정이 복잡하기는 했지만, 카카오의 경쟁이라는 요소가 더해진 러닝은 운동 목표 설정이나 성취감을 높여줬다. 단순히 기록을 측정하는 보조 역할이 아니라 도전과제를 통한 보상을 주거나 상대 도시를 뺏어오는 등 게임의 즐거움을 녹였다.
▲ 하루 20분 투자로 건강과 재미를 모두 찾자
체력이 된다면 몇 시간이든 달리겠지만, 과연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싶다. 오랜만에 만난 건강한 게임이다.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 달렸다